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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는 자세를 고쳐 앉았다.

"미즈 쿠어, 저희들은 현재ㅡ아니, 이미 몇 년째 어떤 남자를 쫓고 있습니다. 그 남자는 아직 젊은 나이지만, 당신 아버님 이상의 초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남자가 불법으로 소유하고 있는 게이트는ㅡ어디까지나 추정입니다만, 100개를 넘습니다."

재스민도 이 말에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재미있다는 듯이 미소를 짓는다.

"그건 개인 기록으로는 우주 최고겠군요. 확실히 엄청난 재능입니다."

"감탄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아시겠습니까? 그 게이트들은 전부 미신고 상태입니다."

"그럼 그 남자가 100개 이상의 게이트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죠?"

"죄송합니다만 그것은 수사상의 비밀이라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어쨌거나 중요한 것은 그 남자가 우리들이 모르는 우주를 백 군데 이상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게나 많은 게이트를 은닉하고 있다는 것만 해도 불법이지만, 더욱 큰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그 남자가 소유한 게이트 중에는 인류에게 있어서 엄청나게 귀중한 자원과 연결되는 것이 있습니다."

"실례입니다만,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비밀을 지켜주실 수 있겠습니까?"

"물론 약속드리지요."

"그럼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들은 그 남자가 어떤 암흑 브로커에게 23그램의 트리듐 결정을 팔았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재스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재스민의 회색 눈은 경악으로 커졌으며 동시에 강한 의문을 내비치고 있었다.

경부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고 더욱 열심히 말을 계속했다.

"과연 잘 알고 계시는군요. 그렇습니다. 23그램의 트리듐 결정입니다! 과학수사연구반에서도 실물을 볼 때까지 절대로 믿으려고 하지 않았지요. 그런 건 1킬로그램의 다이아몬드 덩어리나 마찬가지로, 존재할 리가 없는 물건입니다. 하지만 결정은 의심할 바 없는 진짜 천연물이었습니다. 과학수사반 반장은 그때 거의 졸도할 뻔하다가, 제정신을 차리자마자 혈안이 되어서 말하더군요. 이 정도의 물건이 혼자서 굴러다닐 리가 없다, 이것이 발견된 곳 근처에는 반드시 광맥이 있을 것이라고 말이죠. 입수 경로를 설명했더니, 무슨 짓을 해서라도 그 남자를 붙잡아야 한다고 절규하더군요. 저희들도 같은 의견입니다. 그 남자는 분명 천연 트리듐 결정이 존재하는 장소를 알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우주지도에는 없는 장소를ㅡ아마도 행성을 발견했으며너도 신고하지 않은 겁니다! 인류 전체에 큰 손해를 끼치는 대범죄입니다."

재스민은 조금 한숨을 쉬었다.

잠시 생각하다가 입을 연다.

"그 얘기가 정말이라면 그 채굴권은 꼭 저희 회사가 낙찰하고 싶군요. 하지만 정작 장소를 모르는 데다, 그 남자가 있는 곳도 모른다면 아무 소용이 없지 않습니까?"

"미즈 쿠어, 제가 이렇게 찾아뵌 것도 그 때문입니다. 정말 실례되는 질문입니다만, 당신은 그 광맥의 장소를ㅡ혹은 그 남자가 어디 있는지 알고 계시는 게 아닙니까?"

"경부님, 알고 있었다면 제일 먼저 캐내러 갔을 겁니다. 우선 제가 그 남자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다는 근거는 뭐죠?"

경부는 그제야 곤란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움찔움찔 깍지를 끼면서 헛기침을 한다.

"실은 문제의 그 남자는 본명, 연령, 국적, 모든 것이 전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한쪽 눈이 의안이라는 것과 켈리라는 애칭만이 알려져 있지요."

재스민은 이번에야말로 즐거운 듯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 거라면, 경부님. 켈리라는 이름의 남자와 결혼한, 공화우주에 존재하는 수많은 신혼 주부들에게도 협력을 요청하지 않으면 얘기가 안 되는데요."

"알고 있습니다. 이것이 어떤 의미로는 큰 실례가 된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쿠어의 회장입니다. 온 세상의 에너지를 지배하는 기업의 꼭대기에 서 있는 사람이죠. 그런 사람이 켈리라는 이름의, 그것도 '게이트 헌터'와 결혼했다면 저희들로서는 일단 확인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모쪼록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당신의 입장과 사정은 시민으로서 동정합니다. 하지만 어쩌시려는 거죠? 남편을 불러서 당신이 찾고 있는 사람인지 확인할까요?"

"아뇨, 그럴 것까지는 없습니다. 저는 그저, 그 켈리라는 남자가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알아주시기를 바라는 것뿐입니다."

"제가요?"

"예."

경부는 가만히 재스민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사냥개가 사냥감을 보는 듯한 눈초리였다.

지금 바로 결혼 상대의 과거를 다시 조사하는 게 낫다는 권고. 혹은 알고 있으면서 숨기면 당신도 같은 죄라고 압력을 넣고 있는 듯한 시선이었지만 그런 협박이 재스민에게 먹힐 리가 없다.

쿠어 재벌의 회장은 생긋 미소지었다.

"얘기는 잘 알겠습니다, 경부님. 혹시 그 남자를 발견하게 되면 시민의 의무로서 신속히 경찰에 통보하겠습니다."

경부가 돌아갔을 때, 선내 시계는 이미 밤이었다.

우주공간에서는 밤도 낮도 없지만 인간은 잠을 자야 하는 생물이다.

물론 승무원 전원이 한꺼번에 자는 일은 없다. 교대로 24시간 일하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밤에는 활기가 줄어들고 조용한 분위기가 된다.

그때 새로운 손님이 면담을 요구했다.

이번에는 연방우주군 장교였다.

직접 만나고 싶다고는 말하지 않고, 통신으로 대화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재스민은 일단 대답을 보류하고 이자드에게 야식을 부탁한 뒤 켈리의 방으로 향했다.

현재 '쿠어 킹덤'에는 선장실이 세 개 있다.

제일 호화로운 설비의 방이라는 의미로 선장 본인과 재스민, 그리고 켈리의 방이 그 셋이었다.

"들어간다."

일단 말은 걸었지만, 켈리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통신기에 다가가 군에서 들어온 통신을 이쪽으로 돌리라고 선교에 지시했다.

보고 있던 켈리는 목을 움츠렸다.

어차피 이번 얘기도 듣고 싶어할 거라고 생각해서 신경을 써주는 거겠지만, 듣고 있기에는 상당히 심장에 부담이 간다.

도망치는 게 이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