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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넓은 토지에 여유 있게 지어진 낮은 건물. 잘 정돈된 숲이 깔끔한 인상을 자아내고 있다.

시티는 유명한 관광명소로, 소풍이나 견학 장소로도 자주 이용된다.

행정구의 중심에는 언제나 뉴스에 지겹도록 비치는 연방설립기념비가 당당하게 서 있었다.

여기까지 와서도 그것을 실제 자신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행정구에는 말 그대로 다양한 기관들이 늘어서 있었다.

연방의사당을 필두로 연방최고재판소, 연방경찰 본부, 위원회 본부, 그밖에도 셀 수 없을 정도.

재스민과 켈리가 향한 곳은 그런 딱딱한 관청 사이에서 눈에 띌 정도로 화려한 건물이었다.

연방위원회 주석관저였다.

이쪽 역시 지겹도록 뉴스에서 봤던 건물이다.

흰색 벽이 햇빛을 받아 당당하게 빛나고, 정면현관 앞에는 분수가 쏟아지고 있는 그 못브은 마치 무슨 성 같은 느낌까지 준다.

이곳은 연방의 중추이며 전 우주에서 가장 경비가 삼엄한 곳이다. 그런 곳에 해적인 자신이 초대받은 것이다.

담이 큰 켈리로서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괜찮은 거야?"

그렇게 중얼거렸을 정도였다.

"아버지가 죽고 내가 재벌을 물려받은 뒤로 연방을 방문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니까. 위원들과의 친분을 두텁게 하기 위해 부부동반으로 티 파티에 참석했다는 게 껍데기상의 명분."

"이해 완료."

프리스 일행은 오늘 묵을 호텔에 먼저 가 있다. 그레이엄 중위 역시 별동대의 부하들을 호테로 보내둔 듯했다.

중위 본인은 다섯 명의 부하들과 함께 관저까지 따라왔다.

건물 안까지 따라오려 했지만 재스민은 제지하고 현관 옆에 설치된 대기소에서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중위가 순순히 그 말에 따르자 켈리는 의외라고 느꼈다.

목적지가 어디든 곁을 떠날 수 없다고 고집부릴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곳은 연방의 건물이니 안전하다고 판단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굳이 말하자면 이 시티에서 호위가 필요하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얘기였다.

그때 중위는 "군 장관이..." 하고 말했다.

별 의미 없는 말이었는지도 모르지만 묘하게 걸린다.

재스민의 초대객으로서의 가치를 주목한 거라면 위원회가 지시하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을까.

담당자의 안내로 두 사람은 넓은 홀로 향했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지만, 어디를 둘러봐도 연방과 각국의 요인들 뿐이었다.

국가 관련으로는 정부의 요직을 담당하는 위원이 수십 명, 최고재판소 판사, 사법장관, 연방 제1군에서 12군까지 장관 전원, 연방방위장관과 부장관, 거기에 연방위원회 주석.

켈리는 경악을 넘어서 웃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렇게까지 엄청난 곳에 발을 들여본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지금 여기에서 폭탄이라도 한방 터뜨리면 큰 사건이 되겠지.

공화우주 최고기관의 피라미드, 그 정점이 모조리 사라지는 것이다.

한편 그곳에 있던 사람들도 두 사람을 보고 놀라고 있었다.

켈리는 다른 사람들만 관찰하고 있었지만, 이쪽은 두 사람 모두 신장 190센티미터를 넘는 장신이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다른 이들을 압도해버린다. 덤으로 둘 다 눈에 띄는 미모이니 눈에 띄지 않을 리가 없었다.

"오오, 어서 오십시오, 미즈 쿠어."

활짝 웃으면서 말을 걸어온 것은 공화우주연방의 최고 권력자이며 이 관저의 주인인 연방위원회 주석이었다.

약간 짙은 색 피부에 대머리, 검게 빛나는 눈동자가 인상적인 당당한 체격의 소유자였다.

"오랜만입니다, 각하.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스민도 진지하게 대답하고서 켈리를 소개했다.

곧 시작한다고는 했지만, 실제로는 아직 시간이 있었던 듯하다.

그렇다고는 해도 묘한 분위기의 파티였다. 모여든 사람들이 대단한 것은 둘째 치더라도, 거의 대부분이 침울한 표정이었다.

쿠어 부부를 보면서도 어쩐지 배척하는 분위기였다.

"왜 민간인이 이런 곳에?"

불만스러운 듯이 주석에게 따지는 사람까지 있었다.

그런 한편 쿠어 부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