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광주 성인문해교육 시화 공모전 수상작 원본과
광주 디지털리터러시 코치단이 AI를 활용하여 만든 시화입니다.
깜밥 코로나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깜밥
군불을 때던 어머니 옆에 쪼그리고 앉아
조금씩 떼먹으면 참말로 맛있었다
그런데 나이를 먹고 공부하니
가장 무서운 말이 깜밥이다
선생님이 뭘 물어봐도 모르고
항암치료 날도 깜박깜박하고
마스크, 장갑, 손 스프레이 등
깜밥을 많이 먹으서 그런 것 같다
장사 걱정하면서도 깜밥을 늘 준다
난 공부해야 하는데 안 되는데
또 금세 까먹고 입에 넣는다 맛있다
친구를 힘들게 하는 코로나에 남은 깜밥 튀겨 설탕 뿌려줄까
맛있는 깜밥의 맛에 빠져
착한 좋은 바이러스가 되지 않을까
친구야, 곧 떠날 거야 우리 파이팅하자
다 지나가더라
앞날이 캄캄하기만 할 때
다시 일어나 새벽밥을 지었다.
자식들 밥먹는 모습을 보니 힘이 나더라
엄마 라고 부르던 아들
그것이 나의 힘이었다
나를 살린 말이었다
하루 지나고
이틀 지나고
사흘 지나고
그렇게 살아지더라
어린시절 가난도 지나가고
남편 떠나고 힘든 시간도 지나가고
다 지나가더라
코로나도 그렇게 갈 것이다
나의 꿈 한글
나는 어릴 적에 시골에서 큰녀으로
태어났네. 학교가 없고 시골이라
학교는 생각은 못하였네
크면서 한글도 배우고 싶고
공부도 하고 싶었지만 결혼하여
가정을 꾸렸네
지금이라도 한글을 배워
꿈을 이루고 싶네
한글아! 어디 있니
별난 추석
추석 날이다.
먼데 산 아들네는
나라에서 멈추라고 해
전화만 왔다.
자식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아무도 오지 않아
할 일이 없다.
심심해서
사랑의 배움터 학교 공부책을 펴고
숙제를 했다.
이만치라도 건강해서 학교에 다니고
집에서 공부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시간이 뽈딱 지나갔다.
올 추석은 참말로 별나다.
나의 한을 풀었네
나는 시골 가난한 집 태었다네.
공부 한는 것은 생각도 못하였다네.
철들어 공부 할려고 할 때는 가정을 꾸려
아들 딸 학교 보내기가 바빴네.
매일 생활 하면서 배우지 못한
한이 마음 깊히 있었지만 형편이
허락하지 안 했다네. 어느 날
딸의 도움으로 나의 소원이
이러어졌네. 송정 문해교실엥서
공부하게 되어 매일 신바람 나는
공부 시간이 기다려 진다네.. ㄱ.ㄴ.ㄷ.
글 배우고 행복한 나
글을 배우게 되어 좋다.
자식들에게 문자매세지를 보낼 수 있어 좋다.
손주들에게 편지를 써서 줄 수 있어 좋다.
시인이 된 것 처럼 내 속마음을 글로 쓸 수 있어 좋다.
방금 전에 읽고 쓴 것을 바로 잊어버려도
기쁜 마음으로 또 읽고 쓴다.
칠십 평생 한 맺힌 못배운 설움을
다 풀어준 성인 문해학교에 감사하고
자상하게 잘 가르쳐주시는 배평심 담임선생님께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나의 꿈을 향해
내 이름 석자도 쓸 줄 몰랐다.
지금은 영어로 이름도 쓰고
산수를 배워 계산도 척척
빛나는 졸업장이 책장에서
환하게 웃는다.
코로나19가 발목을 잡고
크고 작은 풍파가 일어나도
사그라 들지 않는 나의 꿈
또 다시 꿈의 깃발을
높이 올린다.
앞으로 나아가다
절망의 밑바닥에 바짝 엎드려 있다
방바닥을 치고 일어났다
야학을 알아보다 푸른학당을 보았다
푸른학당에서 산수를 배운다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인생을 다시 배운다
나는 인생의 저울대 위에 도망 다녔다
내 영혼은 아무것도 채워있지 않고
내 인생은 길을 잃고 낙오 되었다
나는 넘어지고, 넘어지면
학당 선생님들이 일으켜 세워 주신다
나는 넘어지기를 반복한다
선생님들은 힘들어 한다
지금의 나는 미완성이고,
내가 넘어지는 것은
완성이 되어가는 과정일 것이다
나는 부자 할머니다
코로나를 물리치고
모처럼 아들 딸 손자 손녀가
마스크를 쓰고 한자리에 모였다
조무락 조무락 내 솜씨 자랑으로
온 가족이 맛있게 냠냠
먹을 때야 손자들 눈 코 입이 다 보였다
쓰으윽 둘러보니 어깨촘이 덩실 덩실
내마음은
안 먹어도 배부르다
나는 부자다
내 인생은 불씨
내 인생은 불씨
내 인생은 불씨
내 인생을 따라다니는 불씨
내가 하고 싶은 것 한번 못하고
한번 편하게 쉬지도 못하고
온갖 궂은일을 다하는 내인생
내 인생을 따라다니는 불씨는
기가 죽어 꺼져 버렸다
자식의 제안으로 공부를 시작했더니
다시 기가 살아난 불씨는
활활 타오른다
풀잎 사랑
바람에 실려 오네
이 나무처럼 자연속에 묵묵히
서로를 바라보며 성큼 자라네
너를 보면 따라 살고파
너를 보고 나는 배우네
네 몸이 아파도 그저 그자리
아프다고 말 한마디 안하네
강인함과 꿋꿋한 그 힘은 어디에
그 자체 그 힘이라네
공부의 소중함
코로나 19가 나를 슬프게 한다
가고싶은 학당에도 못 가고
보고 싶은 친구들도 못 만나고
다시 까막눈이 되었다
기계나 연장도 쓰다가
안쓰면 녹이 슬 듯이
내 머릿 속에도 녹이 슨다
놀고 싶은 유혹 뿌리치고
안경을 집어든다
나의 첫 시
내 나이 72세
나는 이제서야 공부한다.
잠을 자다가도 눈을 뜨면
책이 보고 싶다.
이렇게 재미있는 공부가
공부라는 말만 나와도
눈물이 난다.
나와 같은 친구들하고
이야기하고 공부하며
웃음꽃이 넘치는데
공부라는 말만 나와도
눈물이 난다.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하라는 아이들의 말에도
눈물이 난다.
책을 읽을 때마다
즐겁고
나도 글을 쓴다는 게
너무 감격스러워
눈물이 난다.
마음이 고와야재
너는 어찌하여 나의 인생에 끼어드냐
설레는 맘으로 학교 갈 생각이었는데
가난으로 학교복이 없는 사람인데
또 코로나 니가 학교복을 없애
나의 공부를 방해해
이 몹쓸 놈
다른 분들께 민폐를 끼쳐서 좋으냐
마음을 곱게 써야 사랑을 받재
너 때문에 난 친구들 웃는 눈만 봤다
친구들 웃는 입도 보고 싶다
그러니 얼른 썩 물러가거라
니가 아무리 우리 옆에 끼어도
악착같이 붙어 있어도
나는 친구들이랑 굿굿하게 이겨나갈 것이다
공부도 열심히 장사도 열심히 끄덕없다
마음이 고와야 사랑받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