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도구 명기의증명 영호천문은 묻다 말고 입을 다물었다. 확실히 이 자리에 있는 아홉 명의 인물들은 친구이면서 친구가 아닌 인물들이었다.
그것은 그들이 동일한 목적으로 길러졌고,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단지 영호천문 자신이 거기서 떠나 있다 보니 잠시 그 사실을 잊었을 따름이었다.
그는 문득 한 가닥의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히며 자신도 모르게 손목에 채워져 있는 태을쌍옥환을 응시했다. 옥환에는 처음 발견했을 때보다 더 많은 균열이 일어나 있었다.
'설마......!'
영호천문은 심중에서 일어나는 의혹을 애써 부인하며 한 사람의 거인(巨人)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사마운의 옆에 앉아 있는 자는 구척이 넘는 거구였다. 얼굴에는 나이답지 않게 구레나룻이 가득 뒤덮여 있었다.
일신에는 그저 수수한 갈포장삼을 걸치고 있었는데, 손바닥 하나의 크기가 솥뚜껑만 했다.
"반갑다! 천문."
웅웅.......
그 자의 음성은 흡사 종(鐘)이 울리듯 진동이 컸다.
그러나 영호천문은 그가 고함을 내지른 것이 아니라 자위도구 명기의증명 다정하게 속삭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씩 웃어 보였다.
"방천(方天), 내 귀가 건재한 것을 실감한다. 적어도 네 음성의 파동을 멀쩡히 견딜 정도면 그리 말해도 될 테니까."
그 자는 거령신장(巨靈神將) 방천(方天)이라 불리웠다.
무림에서 제일 가는 역사(力士)다. 정신이 나가지 않고는 감히 그와 힘을 겨루고자 하는 자가 없다.
게다가 그는 전신 어느 곳에도 도검(刀劍)이 박혀 들지 않고, 가벼운 일장(一掌)으로 철(鐵)을 가루로 만들어 버리는 위인이다. 그의 철사자후(鐵獅子吼)는 산사태를 일으킬 정도다.
영호천문은 이내 방천에게서 시선을 옮겨 그와 너무도 대조적인 한 인물을 바라보았다.
키라야 겨우 사척이나 자위도구 명기의증명 될까? 난장이에 속하는 그 자는 고개를 발딱 젖힌 채 만월과 그 주변의 별을 관측하고 있었다.
"쯧쯧! 아깝군, 아까워. 천문성(天文星)이 점점 빛을 잃어가고 있으니. 천문, 너는 저 현상을 어떻게 생각하지?"
난장이의 느닷없는 질문은 영호천문을 아연하게 했다. 하지만 그는 내심을 드러낼 필요를 느끼지 못했는지라 지금까지와 똑같이 담담한 어투로 대답했다.
"글쎄다. 공야중(公冶仲), 네 귀신같은 신복술(神卜術)에 내가 뭐라고 토를 달겠느냐? 내가 할 수 있는 거라야 말없이 감탄하고 있는 게 고작이겠지."
"크흣! 천문, 역시 너는 나를 인정해 주는구나. 문제는 네가 그 방면에서 나보다 무식하지 않다는 사실이지. 너는 어쩌면 내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도 자위도구 명기의증명 알고 있을지 모르겠다."
영호천문은 눈살을 가볍게 찌푸렸다.
"공야중, 네 그 뛰어난 지혜를 모조리 행도(行道)에 투자했더라면 천중일정의 자리도 그리 멀다할 수 없었을 텐데. 너야말로 그것을 알고 있었느냐?"
"클클... 그런 건 관심없어."
"정말로 그럴까? 후후후......."
영호천문의 입가에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가 떠오르게 한 인물, 그 자는 천뇌토군(千腦土君) 공야중이라 했다.
천(千)의 뇌(腦)를 가지고 있으며 천기(天機)를 헤아릴 줄 안다고 자부하는 또다른 일정(一鼎)이 바로 그였다.
그런만치 그는 항상 점(占) 치기를 자위도구 명기의증명 즐겨했으며 그의 점이 예고하는 것은 바로 상대의 죽음이었다.
천뇌토군의 점궤는 틀린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그 이유는 천기를 지킨다는 명목하에 그가 상대의 혼(魂)을 걷어가 버렸기 때문이다. 그는 무인(武人)이기보다는 괴인(怪人)이었다.
그 곁에는 화복(華服)을 입은 한 인물이 침묵하고 있었다.
그 자는 뚱뚱했다. 마치 작은 산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다고나 할까? 전신이 금시라도 흘러내릴 듯한 거대한 비곗덩이로 이루어져 있었다.
양뺨의 살만 해도 턱 밑까지 늘어져 있다. 눈은 아예 살 속에 푹 파묻혀 존재하고 있는지조차 의문이 일 지경이다.
그는 둘레를 짐작할 수 없는 허리에 금으로 만든 띠를 두르고 있었으며 머리에 금관을, 그리고 손에는 열 개 이상의 이름도 알 수 없는 보석반지를, 팔뚝에는 보옥을 정교하게 깎아 만든 팔찌까지 차고 있었다.
손에 잡고 있는 단장도 자위도구 명기의증명 황금으로 만든 것으로서 그는 몸 전체를 황금과 보석으로 치장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심지어는 신발에도 최소한 백 개 이상의 보석이 박혀 있었다.
영호천문은 그에게도 말을 건넸다.
"금백만(金百萬), 너는 그 동안 더 부자가 된 것 같군?"
뚱보 금백만은 실눈을 휘며 웃었다.
"흘흘... 아직 멀었어. 지금까지 고작해야 황금 팔천만 냥밖에 는 모으지 못했으니까."
영호천문은 빙긋 웃으며 물었다.
"대체 그 많은 재물은 모아다 어디에 쓸 참이지?"
금백만은 정색을 지으며 자위도구 명기의증명 엄숙하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