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성 딜레마
정말로의 가설 공장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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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의 가설 공장 시리즈
인공지능,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폰, 온라인 쇼핑 등 생산성 향상을 높이고 삶과 업무의 효율성 높일 수 있는 방법이 광풍처럼 쏟아지고 있습니다. 조금만 찾아보면 신기하고 편리한 새로운 기술·기계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런 효율성의 시대가 고도화되면서 어떤 일이 있어날까요? 저의 염려가 반영된 가설입니다. #인과순환지도작품
해설 (해설을 보기 전에 혼자 또는 여러 사람과 함께 해석해 보세요)
저는 제 나이 또래는 물론 젊은 세대(^^)와 비교해도 스마트폰, 스마트 기기, 구글 등 소위 IT 기계와 소프트웨어를 잘 다루는 편에 속합니다. 그래서 효율성을 추구하는 세계를 잘 압니다. 기업에서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과연 효율성을 추구하면 행복해지는지, 효율성을 추구하면 기업이 성공하는지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효율성을 추구할수록 효과성과 거리가 멀어진다는 가설을 만들어서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효과성과 효율성의 차이를 정확하게 구분하나요?
효율성은 입력값 대비 출력값을 의미하며 효율성이 높다/좋다는 뜻은 입력값 대비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출력값이 높아지거나 같은 출력값이라면 이전 대비 입력값이 줄어든 변화를 의미합니다. 여러 가지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분모 대비 분자를 키우거나 분모를 줄여도 같은 분모를 만들면 됩니다. 통상 분모는 시간이나 자본 등의 자원(resource)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효율성을 높인다는 뜻은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은 하거나, 같은 업무량이라면 시간을 줄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같은 예산으로 더 많은 일을 하거나 같은 일이라면 예산을 줄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면 효과성은 무엇일까요?
효과성은 방향을 의미합니다. 비전을 의미합니다. 사업가라면 사업을 통해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를 의미합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도 이 문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Breaking the Trade-Off between Efficiency and Service(Frei, 2006)"은 기업이 열심히 효율성을 추구하고 있지만, 결국 고객을 위한 서비스가 목적이 되어야 하는데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하기 어렵고 오히려 충돌하고 있는 상황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앞서 비전, 목표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이 용어들은 소위 계층 구조를 가집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아티클 중에서도 주목 받는 내용 중의 하나인 "Can You Say What Your Strategy Is?(David & Rukstad, 2008)"이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목표보다 상위 개념이 비전입니다. 비전보다 상위 개념도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미션입니다. 미션은 존재 가치를 의미합니다. 왜 존재하느냐는 것이죠. 개인 차원이나 조직 차원에서 미션을 정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학교의 미션이 무엇인가요? 그 미션에 따라 미션을 달성하는 구체적인 지향점인 비전이 만들어집니다. 그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세부적인 목표가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미션-비전-목적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는 상대적입니다. 상대적으로 상위에 있는 개념은 항상 '목적'에 해당합니다. 목표의 목적은 비전을 달성하는 것입니다. 비전의 목적은 미션을 달성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목적의 반대 개념은 수단입니다. 따라서, 미션을 달성하는 수단이 비전이고, 비전을 달성하는 수단이 목적이 되는 것이고, 목적을 달성하는 수단이 목표가 되는 것입니다. 수단과 목적으로 구분하면 삶의 여유가 생깁니다. 비전 A가 자신의 미션을 달성하는 수단이라면 다른 수단, 즉, 비전 B를 통해서 자신의 미션을 달성하면 됩니다. 목표 A가 자신의 비전을 달성하는 수단이라면 다른 수단, 즉, 목표 B를 통해서 자신의 비전을 달성하면 됩니다. 따라서 상위 개념 관점에서 다른 수단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또 그럴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 효율성의 개념이 이상한 역할을 합니다. 효율성은 태생적으로 효과성을 고려하지 않습니다. 입력값과 출력값을 고려할 뿐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접하는 광고는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저는 애플빠라고 할 정도로 애플 기기를 좋아합니다. 애플의 Keynote로 발표 자료를 만들면 그렇게 좋아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꾸 애플 관련 광고와 유투브 영상이 눈에 밟힙니다. 이럴 때 광고는 늘 이런식으로 저를 유혹합니다.
"입력값과 출력값 사이의 관계를 조정하면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더 좋은 애플 기기, 애플의 다양한 앱으로 당신이 원하는 것을 더 손쉽게 달성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논리를 따르면 애플 기기는 수단이고 목적은 내가 원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keynote를 사용하는 목적은 소통을 잘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Keynote의 다양한 기능을 더욱 탐색하게 됩니다. 그렇게 하면 마치 프리젠테이션을 잘 할 수 있다고 자신을 설득하면서 말입니다. 더 심각한 것은 소통을 잘 하는 방법은 다양하게 있기 때문에 다른 수단도 탐색해야 하는데 제가 선택한 도구를 의심하지 않는 것입니다. Keynote 사용 수준 → 소통 수준처럼 인과관계로 받아들이고 이것을 당연시 여기며 절대화시킵니다. 여기에 효율성의 본질적인 면인 비교 성향이 개입합니다. 비교를 통해 상대적으로 더 나은 효율성을 추구하게 되면 왠지 도드라져 보입니다. 주목 효과가 있고 자랑하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만족도가 커집니다. 이제는 원래의 목적은 생각하지 않고 효율성을 추구하는 덫에 갇혀서 남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더 만족하도록 자신을 채찍질합니다.
하지만, 진짜 목적, 진정한 삶의 목적, 또는 조직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은 다른 수단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항상 다른 수단에 문을 열어두고 따져봐야 합니다. 즉, 목적 달성을 위해서 수단을 끊임없이 의심해야 합니다. 어쩌면 지금 눈앞에 보이는 수단을 포기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도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목적 달성을 위한 '학습'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최첨단을 자랑하는 Keynote 대신 이절지 종이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발표를 잘 할 수 있습니다.
효율성을 추구하면 효과성을 의심하지 않게 되는 이상한 현상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이 효과성(목적)을 달성하는 지름길이라는 최면에 걸립니다. 제가 작성한 인과순환지도는 이 구조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구조에서 저는 효율성을 추구할수록 효과성에 덜 관심을 두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효과성을 추구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소위 축 전환(pivotal change)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아니다 싶으면 방향을 바꾸는 것입니다. 목적을 위해서 수단을 과감하게 바꿀 수 있는 용기가 나옵니다. 때로는 구조조정을 통해 핵심 사업을 매각할 수도 있습니다. 핵심 사업을 잘 살려보겠다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노력에 대해 의심을 품고 목적을 다시 생각해서 그 목적을 위해 다른 수단을 찾을 수 있습니다.
효율성과 효과성은 상쇄 효과(Trade-off)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지향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군을 예로 든다면 효율성과 효과성을 더 극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전쟁과 전투를 보면 전쟁은 효과성이고 전투는 효율성의 대상입니다. 전투할 때는 아군의 피해보다 적군의 피해가 더 커야 합니다. 적은 노력으로 적군에게 더 많은 타격을 줘야 합니다. 최첨단 장비, 최첨단 무기가 동원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효과성은 전쟁에서 이기는 것입니다. 즉, 소소한 전투에서 지더라도 전쟁에서 이기면 됩니다. 때로는 소소한 전투를 '전략적 선택'이라는 명분으로 포기 또는 희생하더라도 큰 전쟁에서 이겨야 합니다. 그래야 더 큰 희생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효율성이 떨어지더라도 얼마든지 효과성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효율성을 높이면서 효과성을 달성하면 금상첨화이고 모든 사람이 바라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저는 효율성을 추구하면 추구할수록 효과성과 멀어진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최첨단 무기와 장비를 통해 모든 전투에서 이기려고 하면 과연 전쟁에서 승리하게 될까요? 불가능합니다. 역설적으로 자원 배분의 효율성 때문입니다. 각 부대에서 최첨단 무기를 달라고 아우성칩니다. 최첨단 무기를 이용하면 효율적으로 적에게 타격을 입혀서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모든 부대에 최첨단 무기를 줄 수 있을까요? 그리고 묘하게도 효율적으로 배분하려고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은 관심에서 멀어집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자원(시간, 인력, 예산, 무기 등)은 한계 때문에 자원 배분을 할 때 상쇄 효과가 발생하는데 이 상쇄 효과를 조율하는데 온 정신이 팔리기 때문입니다. 효율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우리의 자원을 배분할 것이냐, 효과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우리의 자원을 배분할 것이냐를 저울질하게 됩니다. 저는 이 논의를 R1의 효율성 개선 노력을 먼저 시작하느냐 R2의 효과성에 대한 문제 제기를 먼저 하느냐로 표현했습니다. 아쉽게도 보통 전자를 먼저 고려해서 구조가 작동합니다. R1과 R2가 마주 대하고 있기 때문에 그 특성이 서로 증폭하도록 자극합니다. 즉, 효율성을 계속 추구하게 되고, 효과성에 대한 의심은 계속 안 하게 됩니다. 여기에 불에 기름을 붓듯이 이 성향을 크게 만드는 것이 R3와 R4입니다. R3는 남과 비교하게 되니 도드라지는 효과 때문에 으쓱해지고 그래서 더 효율성을 추구하는 명분이 강화되는 것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R4는 효과성 즉, (삶 또는 조직의) 목적을 달성했을 때의 만족을 누리지 못한 채 효율성을 통한 만족이라도 누리고자 효율성을 추구하려는 동력이 되는 역설(R5)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효율성 개선 노력을 하게 되면 언젠가는 번아웃(burn-out)이 생겨서 이래도 되나? 뭐가 문제지? 라는 회의가 들게 됩니다. 이런 회의가 바로 나타나지 않고 지연되어 나타납니다. 그래서 나중에 깨닫게 되겠지만 그때는 이미 회복하기 힘든 상황이 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가 표현한 구조의 특징 중 하나는 외생 변수(exogenous variables)를 사용하지 않은 것입니다. 단 9개의 변수는 상호작용하는 내생 변수(endogenous variables)이며 이 구조는 닫힌 시스템(closed system)입니다. 이렇게 닫힌 시스템 구조는 끊임없이 시스템 안에서 상호작용하는 시스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장점이 있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자칫 무기력에 빠지게 만들 수 있습니다. 사람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꼭 그렇게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단점이라고 제가 스스로 지적한 것은 타당한 논리이기는 하지만 기우일 수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기 위해서 이렇게 길게 말을 이었습니다. 단 하나의 균형 피드백만 있고 나머지 6개의 피드백은 모두 강화 피드백입니다. 즉, 이 구조는 한 방향으로 증폭되는 구조입니다. 제목처럼 광풍을 맞이한 것처럼 정신없이 변합니다. 그러다가 균형 피드백이 서서히 작동하게 됩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연되어서 작동되기 때문에 아마 인생의 쓴맛을 다 경험한 뒤에 후회하면서 한 방향으로 증폭하는 구조의 방향을 바꾸려는 노력이 나타날 것이고 아마 R2에서부터 시작할 것입니다. 이런 변화가 안 봐도 비디오처럼 펼쳐질 것이 뻔합니다. 이렇게 자동으로 변하는 구조를 보여주는 이유는 미리 깨닫고 조심하자는 경고를 던지기 위해서입니다. 강화 피드백이 지배하는 구조는 초깃값이 중요합니다. 만일 R2 피드백 구조 안에 있는 변수 중의 하나인 "효과성에 대한 문제의식"을 굉장히 강하게 한다면 남과 비교하면서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에 제동이 걸리면서 비교를 통한 삶의 만족과 행복이 아니라 자신만의 행복/만족을 위해 다양한 삶을 살아갈 여지를 마련할 겁니다.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끊임없이 변하는 구조의 패턴을 보고 뭔가 바꾸려는 노력을 표현하는 말로 "정책 개입(Policy Intervention)"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시스템다이내믹스는 이 시스템이 그대로 흘러가지 않게 인간이 조정할 수 있도록 알려주기 위해서 친절하게 외생 변수를 뽑아내서 그 변숫값을 조정하면서 시스템의 변화를 시뮬레이션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그래서 시뮬레이션을 고려한다면 닫힌 시스템을 보여주는 것은 "그래서 어쩌라는 거야?"라는 질문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이왕이면 외생 변수를 뽑아내서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는 레버리지(leverage)로 삼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꼭 정책적인 시사점을 얻는 것은 이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위 단락에서 설명했듯이 닫힌 시스템의 무서움을 보여주면서 스스로 성찰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시뮬레이션도 주어진 값의 변화 폭에서만 제한된 영향력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정해진 값이 있을 수 없는 정책 개입 또는 정책 의지를 숫자로 다 표현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Ref:
Colllis, D.J., and Rukstad, M.G. (2008) Can You Say What Your Strategy Is? Harvard Business Review, 86. 82-90
Frei, Frances. (2006). Breaking the Trade-off between Efficiency and Service. Harvard Business Review. 84. 93-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