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사람 신밧드에게서 일곱 번의 항해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일꾼 신밧드는 모험 이야기에 자극을 받아 바다로 나갔다. 순조롭던 항해 도중 갑작스런 폭풍우을 만나 배가 가라앉았다. 대부분의 선원이 죽었고 겨우 목숨을 구한 신밧드와 몇몇 사람만이 외딴 섬에 닿게 되었다.
그곳은 마신 자하크가 사는 섬이었다. 뱀을 다루는데 능통하고 보석과 여자를 좋아하는 마신은 신밧드 일행이 자신의 보석과 여자를 노리고 온 자들인 줄 알고 뱀을 풀어 그들을 공격하였다. 일행들이 다 죽고 간신히 혼자 살아남아 도망친 신밧드는 길을 잃고 헤매던 중 집을 발견하였다. 그 집으로 들어간 신밧드는 지금까지 자신이 본 여인 중 가장 예쁜 외모를 가진 미녀와 마주치게 되었다. 깜짝 놀란 미녀는 신밧드를 경계하였지만 신밧드가 침착하게 설명을 하자 안심하고 그를 집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그 미녀의 이름은 칼리아이고 원래 외국의 공주였으나 자하크의 눈에 들어 납치당해 이 섬에 감금되어 있는 것이었다.
매주 금요일에만 마신은 칼리아를 찾아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신밧드는 금요일에만 마신의 눈을 피해 창고에 숨어 있고 나머지 시간은 칼리아와 함께 보내며 도망칠 계획을 세웠다. 섬을 빠져 나가기 위해 뗏목을 만들었고 마신을 잠재우기 위한 약을 제조했다. 모든 준비가 끝났고 계획한 날이 다가왔다.
금요일이 되자 마신은 어김없이 칼리아를 찾아왔다. 칼리아는 조금 긴장한 듯 보였지만 들키지 않고 평소처럼 마신의 요구에 따라 유흥을 즐기며 시간을 보냈다. 저녁이 되어 분위기가 무르익자 칼리아는 마신에게 술을 권했다. 마신은 흔쾌히 수락했고 칼리아는 약을 탄 술을 마신에게 따라 주었다. 약효는 빠르게 마신의 몸에 스며들었고 잠시 후 마신은 잠이 들었다.
마신이 깊은 잠에 빠진 것을 확인 한 칼리아는 신밧드에게 달려갔다. 그들은 여행을 위한 물건을 챙긴 후에 준비한 뗏목이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그 때 마신의 뱀이 그들의 눈 앞에 나타났다. 마신의 몸에 있는 두 마리의 뱀 중 한 마리는 잠에 빠지지 않고 그들을 경계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뱀의 추격을 힘들게 뿌리치고 신밧드와 칼리아는 도망을 쳤지만 뗏목에 도달하기 전에 깨어난 마신에 의해 그들은 붙잡혀 감옥으로 끌려갔다.
칼리아는 따로 끌려가고 신밧드는 감옥에서 마신에게 고문을 당하며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다. 뱀의 독에 취해 고통과 환상을 같이 느끼던 어느 날 신밧드는 뱃사람 신밧드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마신이 보석을 좋아한다는 것을 칼리아에게 들어서 알고 있던 신밧드는 마신에게 로크가 있는 섬의 보석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진귀한 보석 이야기에 마신은 관심을 보였고 마신은 신밧드를 끌고 로크가 있는 섬으로 날아갔다.
마신을 본 로크는 경계했고 로크의 보석을 본 마신은 기뻐했다. 보석을 사이에 둔 싸움이 시작되었다. 로크 섬이 다 흔들릴 정도로 강렬한 싸움이었다. 싸움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도망치던 신밧드는 바닷가에서 미끄러져 바다에 빠져버렸다. 파도에 휩쓸려 바다로 떠내려갔고 로크 섬과 점점 멀어졌다.
바다에서 정신을 잃은 신밧드가 눈을 뜬 곳은 마신 자하크의 섬이었다. 다시 섬으로 되돌아 온 것이었다. 죽지 않고 섬으로 돌아온 것을 알라의 가호로 여긴 신밧드는 알라의 은총을 외친 후 칼리아를 찾기 위해 마신의 성을 돌아다녔다. 하지만 칼리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마신이 언제 돌아올지 몰랐기에 신밧드는 점점 초조해졌다.
수색 도중 뱀의 소굴로 잘못 들어간 신밧드는 뱀을 피해 달아나다가 길을 잃게 되었다. 길을 헤매던 신밧드는 신비한 색을 내뿜는 문 앞에 도달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그 안에는 마신이 모아놓은 진귀한 보물들이 가득했다. 그곳은 마신의 보물 창고였다.
생전 처음 보는 진귀한 보물들의 모습에 신밧드는 할 일도 잊은 채 보물들에 정신이 팔려 보물들을 구경했다. 그러다 한 쪽 구석에서 칼리아를 쏙 빼 닮은 금으로 된 동상을 발견했다. 너무도 신기한 그 동상을 바라보던 신밧드는 동상을 만져보았다. 그러자 동상의 모습이 변하기 시작하더니 동상은 사람으로 변했다. 그 동상은 칼리아가 다시는 다른 남자를 만나지 못하도록 마신이 주술을 걸어 놓은 칼리아 본인이었다. 누군가가 그 동상을 만지면 주술이 풀려 동상이 사람으로 변했지만 마신 자하크가 아니면 주술을 푼 사람을 공격하도록 되어 있었다.
칼리아를 다시 만나 기쁜 마음에 신밧드는 칼리아의 손을 잡으려 했다. 그러나 칼리아는 눈을 번뜩이더니 옆에 있는 보석 달린 칼을 들고서는 신밧드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신밧드는 칼을 피하며 자신을 알아 보지 못하냐고 소리쳤지만 칼리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칼을 휘둘렀다.
신밧드가 점점 구석으로 몰리며 위험해지던 그 때, 칼리아는 바닥에 있던 보석을 잘못 밟아서 미끄러져 넘어졌고 그러면서 자신이 들고 있던 칼에 다리를 찔렸다.
그제서야 주술에서 풀린 칼리아는 정신을 차렸고 신밧드를 알아보았다. 응급처치를 한 후 신밧드는 마신의 보석을 챙겨 칼리아와 함께 섬을 떠나려 했다. 그러자 칼리아는 마신의 보석에는 주술이 걸려 있어서 가져가면 마신에게 추적을 당해 죽임을 당한다는 것을 알려줬다. 대신 방 안쪽 깊숙한 곳에 있는 보물 지도에는 주술이 안 걸려 있으니 그것을 가져가 보물을 찾자고 했다.
마신의 무서움을 알고 있는 신밧드는 보석을 전부 포기하고 보물 지도만을 챙겨 칼리아와 함께 마신의 성을 나왔다. 예전에 도망치려고 만들어 둔 뗏목을 이용해 섬을 빠져 나온 그들은 바다를 떠돌아 신밧드의 고향 바그다드로 돌아왔다.
신밧드는 칼리아를 자신의 고향으로 보내주려 했으나 그녀는 아직 돌아갈 때가 아니라며 신밧드와 함께 보물을 찾는 여행을 하기를 원했다.
바그다드에서 신밧드와 칼리아는 다시 모험을 떠날 준비를 마쳤다.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나팔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