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감시 피하는 ‘위장술’도 진화한다
정찰위성이나 정찰기의 정보수집활동이 확대되면서 위성 감시를 피하는 방법도 발전하고 있다.
가장 널리 쓰이는 방법은 위장진지나 가짜무기를 배치하는 것이다. 합판이나 플라스틱 등으로 실제 무기와 유사한 모형을 곳곳에 설치하면 정찰위성이나 정찰기로는 진위를 파악하기 힘들다. 적외선 카메라를 사용해도 가짜 모형에 소형 난로를 추가 설치하면 쉽게 속일 수 있다. 실제로 1990년 1차 걸프전 당시 사담 후세인의 지휘를 받던 이라크군은 모형 전차에 화로를 설치, 미군의 감시망을 교란한 사례가 있다. 1999년 코소보 전쟁에서 세르비아군은 풍선으로 만들어진 가짜 S-300 대공미사일 포대를 설치한 뒤 군인들을 배치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눈을 속였다. 북한도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 이후 한·미 연합군의 탐지능력을 교란하기 위해 최전방에 가짜 포와 전차, 전투기 등을 배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찰위성과 정찰기를 혼란시키는 위장술이 발전하면서, 이를 뛰어넘는 기술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 결과 등장한 개념이 계기정보(FISINT) 수집이다. 중점 감시대상인 군사 시설이 실제로 사용되고 있다면, 발전기나 레이더를 비롯한 주요 장비를 가동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전자신호가 발신된다. 이를 수집한 뒤 위성이나 정찰기가 찍은 사진과 함께 분석하면 해당 시설의 진위 및 가동 여부를 판단하는 정보를 얻게 된다.
계기정보 수집은 북한 탄도미사일 동향을 탐지하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북한군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면 지휘소와 이동식발사차량(TEL), 관측소에 설치된 전자장비에서 무선신호가 발신된다. 이를 포착하면 북한 지도부가 탄도미사일 발사대에 어떤 명령을 내리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북한군이 발사하려는 탄도미사일의 종류와 발사 시간, 탄착 지점 등을 사전에 알아내는 것도 가능하다. 무선신호에 대한 정보가 축적되면 전파교란 장비를 탑재한 무인기를 침투시켜 탄도미사일 발사에 필요한 무선신호를 발신하지 못하도록 하는 전자전도 가능하다.
우리 군은 북한의 미사일에서 발생하는 기계 신호음과 로켓엔진 화염까지 탐지하는 신형 백두 정찰기 2대를 지난해 말 전력화했다. 2024년까지 1조2214억원을 투입해 군 정찰위성 5대를 확보하는 ‘425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출처 :
http://www.segye.com/newsView/20190520514273?OutUrl=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