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LTE '시간전쟁'
LTE 진영, 4G 상용화 앞당겨...국내 주파수 배치 일정 주목
와이브로와 LTE가 4세대(G) 이동통신 국제표준화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LTE 진영이 4G 상용화를 앞당기면서 와이브로를 맹추격하고 있다.
당초 2012년 말이 돼야 4G 상용장비로 공급될 전망이었던 'LTE-Advanced(LTE Release10 & Beyond)'가 2011년이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는 800㎒·900㎒대 주파수와 2.1㎓ 주파수 할당을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기술중립성을 해치지 않고 어떤 용도로 할당할 지와도 관련돼 이동통신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방송통신위는 저주파 등의 할당을 두고 기술방식을 3G이상으로 할 것인지, 4G로 할 것인지 고민 중인데, 4G로 하더라도 내년이면 와이브로든 LTE든 본격적인 투자가 가능해 지기 때문이다.
와이브로의 경우 2010년 말이면 삼성전자에서 4G(IEEE802.16m)장비가 나오고, LTE 역시 2011년 중 4G장비(LTE Release10 & Beyond)가 출시된다면, 방송통신위원회가 4G로 기술방식을 해도 국내 이통사들에게 와이브로를 강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얘기다.
방송통신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와이브로와 LTE 진영은 모두 차세대 이동통신 표준 경쟁에서 치열한 시간경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당초 LTE 진영은 올 해 Release 8을, 내년에 Release 9를, 후년에 Release10을 내놓으려 했다가, 시간을 벌기 위해 스펙을 다운시키면서 기술 개발을 앞당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에릭슨이나 퀄컴같은 LTE 진영이 4G 장비 상용화를 앞당기면서, 이르면 내년에 4G LTE장비를 구축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LTE 진영의 4G 상용화 일정이 앞당겨지면서, 치열하게 진행 중인 800㎒·900㎒대 주파수와 2.1㎓ 주파수 할당 논쟁도 기술 방식이나 데이터 과부화가 아닌 공정경쟁 이슈로 옮아가고 있다.
와이브로와 LTE가 모두 조기에 4G장비를 내놓는다면 4G로 용도를 제한해도 와이브로 특혜 논란이 줄어들으나, 3G없이 CDMA20001xEV-DO 리비전A로 '오즈'를 커버하고 있는 LG텔레콤 문제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전문가는 "KT와 SK텔레콤이 3G 망투자를 강화하고 와이파이와 와이브로를 활용하겠다고 하면서, 데이터 용량이 과도해 주파수가 급하다는 논리는 거의 사라졌다"면서도 "그러나 퀄컴의 EVDV 칩 출시 포기로 지난 2006년 동기식 3G(IMT2000) 사업권을 반납한 LG텔레콤은 내년까지 기다리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텔레콤의 경우 연내 주파수를 받아 CDMA리비전B부터 투자하기 시작해 HSPA +를 거치지 않고 LTE Release 3.5에서 LTE Release10으로 갈 예정인데, 주파수 일정이 늦어지면 이 계획을 바꿀 수 밖에 없다.
신규 망 투자가 지연될 경우 LG텔레콤이 겪는 단말기 수급의 어려움 역시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편, 지난 29일 KT 김연학 가치경영실장(전무)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금보다 데이터 트래픽이 20배 늘어도 2~3년 정도는 감당할 여력이 있다"고 말하는 등 통신사들은 현재 쓰고 있는 주파수로도 데이터 과부하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공식화했다.
김연학 전무는 "KT는 연말까지 WCDMA망을 연내까지 4배 정도 늘릴 것이며, 와이파이존도 2배 가량 늘리고 와이브로도 전국 84개 도시에 구축한다"며 "당장 데이터 트래픽이 늘어도 감당할 수 있는 네트워크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