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통신시장 `유무선 빅딜`
전 세계적으로 유무선 기업간 통합의 거센 파고가 세계 통신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유럽 및 아시아 통신시장을 주도해온 무선사업자들이 유선사업자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고, 직간접적인 규제정책에 내밀려 유-무선을 분리해야 했던 통신업체들이 잇따라 사업부문을 통합하고 있다.
유무선 기업 빅딜로 촉발된 통신시장 재편은 국내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계기로 KT-KTF간 통합 논의로 이어지고 있고, 이 여파는 향후 LG 통신그룹 3사의 통합행보로 이어질 공산이 커졌다.
◆ 글로벌, 유무선 `통합이 대세'= 세계 유무선 통신업계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합종연횡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AT&T, 버라이존 등이 이동통신 회사인 AT&T와이어리스, 버라이존와이어리스 등과 통합해 일찌감치 유무선 통합구도로 재편됐고, 유럽내에서도 텔레포니카(O2), 도이치텔레콤(T모바일), 프랑스텔레콤(오렌지) 등이 각각 유무선 기업간 빅딜을 통해 과감한 변화를 선택한 바 있다.
가까운 아시아권에서도 일본 NTT그룹(NTT이스트/웨스트+NTT도코모), 싱텔(싱텔+싱텔모바일) 등이 각각 유무선으로 분리됐던 사업부문을 통합하는 일대 변혁기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최근 유럽에서는 보다폰, O2 등이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등지의 초고속인터넷 사업자와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새로 진출하는 등 기존 이동통신 업체들의 유선시장 진입이 붐을 이루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유무선 기업결합을 통해 과거 유선, 무선기업에서는 지원하기 어려웠던 유무선 결합서비스를 지원하고 있고, IPTV를 비롯해 미디어시장에도 새로 명함을 내밀고 있다. 최근에는 WCDMA와 와이맥스/와이파이, 초고속인터넷 등과 같이 유무선 사업영역을 넘나드는 융합형 서비스로의 전환이 뚜렷하다.
전 세계적으로 유무선 전화시장이 성장둔화기로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유무선 기업간 빅딜로 성장동력원을 창출하고, 과감한 구조개편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
◆국내도, 유무선 통합 `가속도' =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계기로 국내 통신업계도 유무선 빅딜시대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SK텔레콤은 하나로텔레콤 지분인수를 위한 신청서를 정보통신부에 제출하고, 유무선, 미디어 사업부문까지 염두에 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LG그룹 통신 3사가 두 기업의 통합을 반대하는 건의서를 준비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유무선 통합이 대세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두 기업간 통합은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SK텔레콤-하나로텔레콤 통합을 계기로 KT그룹, LG 통신그룹의 통합작업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KT그룹은 사업부문 개편, 인원조정 등에 이르는 전방위 동향파악에 돌입한 상태이다. 특히, 구조조정, 사업부문 통폐합 등의 불가피한 조치들에 대해 노조나 직원들의 동향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LG 통신그룹은 SKT-하나로, KT-KTF간 거대 유무선 기업 출연이 부당하다는 논리를 펴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그룹내 통신기업간 통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내부에서는 벌서부터 3사 통합 및 구조개편을 위한 전담반 구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