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럽에 최첨단 감시·정찰기 띄워 우크라에 정보 제공"
미국이 러시아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직접적인 군사 개입은 자제하지만, 최첨단 정보·감시·정찰(ISR) 자산을 총동원해 우크라이나를 돕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비영리 뉴스 매체 ‘더 인터셉트’는 18일(현지 시각) 전·현직 미국 당국자들을 취재, 미군이 주요 ISR 자산을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나토 회원국들에 집중 배치해 시시각각 상황을 모니터하며 고급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우크라이나 인접 지역에 투입한 것은 무인공격기 MQ-9 리퍼, 공군 전략 정찰기 RC-135 리벳 조인트,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인 E-3 센트리 등이다. 2020년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암살, 지난해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자폭 테러 배후 기획자 제거 등에 동원된 MQ-9 리퍼는 정밀 타격 능력을 갖추고 있는 ‘킬러 드론’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체공 시간이 길고 정확한 영상 이미지를 제공할 수 있어 정보·감시·정찰 임무 수행에도 탁월하다.
RC-135 리벳 조인트는 미국의 핵심 전략 자산으로 탐지 거리가 550km에 달한다. 신호 정보(SIGINT·시긴트)를 전문적으로 수집·분석하는 정찰기로, 통신 감청과 발신지 추적까지 가능하다.
공중조기경보통제기 E-3 센트리의 기체 상부에는 직경 9.1m, 두께 1.8m의 대형 레이더가 부착돼 있다. 미 공군에 따르면 회전하는 이 레이더로 약 375km 거리를 탐지할 수 있다. 전장의 정확한 실시간 모습을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 ‘시브밀에어’ 등에 따르면 이외에도 첩보위성급 고고도 정찰기인 RQ-4 글로벌호크, 지상 감시 정찰기 E-8C 조인트 스타스, 전술 정찰기 RC-12X 가드레일 등도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와 흑해 상공을 수시로 오가고 있다. 이 같은 미군 정찰기들의 탐지 범위를 합하면 현재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서부와 남부 대부분 지역을 손바닥처럼 들여다볼 수 있다.
자칫 미국이 전쟁에 말려들 수도 있는 상황인 만큼, 미군은 우크라이나 영공에는 진입하지 않고 외부에서만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한다.
미군 정찰기에는 즉각 적을 타격할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아군이나 우방군에게 정보를 전송할 수 있는 기능도 있지만,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이 또한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더 인터셉트’와 인터뷰한 전직 중앙정보국(CIA) 관계자는 “미국이 통상 전장의 미군에게 제공되는 실시간 정보는 (우크라이나에)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시간 영상이나 통신 감청 자료처럼 가공되지 않은 정보 대신, 미국이 분석을 마친 정보만 제공한다는 뜻이다.
미국의 야후뉴스도 16일 “CIA의 기밀 프로그램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공에 대비하는 것을 도왔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 CIA의 준군사 요원들이 우크라이나군을 찾기 위한 러시아의 디지털 위치 추적 기술 회피 방법, 보안 통신 장비를 이용하는 방법 등을 교육시켰다고 한다. 우크라이나군이 전장에서 은밀하게 움직이면서 적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도운 것으로도 알려졌다.
CIA는 또 우크라이나군에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사용법 등과 함께 저격 기술도 전수했다. 이전까지 우크라이나군은 우크라이나 저격수의 조준경에 빛이 반사되는 것을 추적하는 러시아의 기술 탓에 고전했었다. 러시아가 저격수의 위치를 찾아낸 뒤 고출력 레이저를 발사해 시력을 손상시켰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를 회피하는 방법을 전수했고, 이후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고위 장성을 잇따라 저격하는 데 성공했다.
출처: https://news.v.daum.net/v/20220320224415670?x_trkm=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