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컵보증금제가 뭐야?
💬 일회용 컵보증금제는 일회용 컵에 담긴 음료를 구매할 때 소비자가 300원의 보증금을 내고 , 나중에 컵을 반납하면 고스란히 300원을 돌려주는 제도에요.
❓모든 카페에 다 적용돼?
💬 스타벅스, 이디야커피, 파리바게뜨, 롯데리아 등 점포 100개 이상을 운영하는 105개 브랜드, 전국 3만8000여개 매장에서 적용됩니다.
즉, 점포 100개 미만의 개인 자영업자와 프랜차이즈 가맹점주가 아닌 소상공인은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하지만 동네 카페들도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에 동참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일회용 컵보증금제에 가입할 수 있어요.
❓300원 너무 작지 않아? 천원은 돼야!!
💬 300원의 컵 보증금제는 일회용품 규제를 찬성하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작고 성에 차지 않죠. 하지만 반대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너무 큰 돈입니다. 독일 등에서 시행하는 플라스틱 페트 보증금제도 0.25 유로(약 300원) 입니다. 그래도 효과가 충분해요! 사실 그보다 보증금이 비싸면 업주, 본사, 소비자의 저항이 커서 현실적으로 어려워요.
그렇다고 이보다 싸면, 다들 푼돈이라면서 보증금 상관없이 지금처럼 거리에 버리게 되겠죠. 그러면 보증금제의 효과(쓰레기를 줄이고 일회용품을 쓰는 사람과 카페에 책임을 묻고 재활용률을 높이는)는 없어지게 됩니다.
❓왜 하는 건데?
💬 사실 보증금제는 반대가 많았어요. 2018년 전 국회에서 두번이나 통과되지 않았죠. 하지만 ‘쓰레기 대란’이 터진 와중에 쓰레기 문제에 진심인 ‘쓰레기 덕후’들이 더운 여름 길거리에 버려진 일회용 테이크아웃 컵을 주우며 이 문제를 알립니다. 한 시간에 1,000개도 넘게 주워 빨대 빼고 컵 세척하고 컵홀더 제거했는데도, 어떤 재활용 업체에서도 재활용을 받아주지 않은 거에요.
손은 많이 가고 길거리 쓰레기들과 섞여 들어오니 재활용할수록 오히려 돈이 더 드는 상황이었어요. 실제 일회용 컵 재활용률은 5% 미만이라고 합니다. (한국에서 한 해 버려진 플라스틱 컵으로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를 채워버린다고...)
그래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하다가 일회용 컵 사용자가 다 쓴 컵을 거리에 무단투기하지 않고 카페에 돌려줄 방안을 생각했어요. 카페는 이 컵을 모아 재활용이 가능하게 관리해서 재활용 수거업자에게 보내고요.
❓먹던 컵을 다시 그 카페에 가져다줘야 해? 이동하려고 테이크아웃 컵 쓴 건데?
💬 일회용 컵 보증금제가 적용되는 모든 프랜차이즈나 패스트푸드 카페에 가져다주시면 되어요. 내가 산 카페가 아니라 일회용 컵 보증금제가 실시되는 모든 곳에서 반납 가능해요! 바로 보증금이 돌아옵니다.
❓모든 일회용 컵 다 가능?
💬 일회용 컵에 아래 사진의 보증금제 라벨이 붙은 컵은 모두 가능해요! 종이컵, 플라스틱 컵 모두요. 이 라벨은 무단투기를 맡기 위해 소비자가 이미 300원씩 냈다는 표시에요. 그러니까 이 돈은 일회용 컵을 아무 데나 버린 소비자가 금전적 책임을 지는 거에요. 세금이 아닙니다. 쓰레기를 버린 자가 책임지는 오염자 부담의 원칙, 공평하지 않나요?
❓하루에 얼마나 반납 가능해?
💬 이제 쓰레기 줍깅을 하다가 이렇게 300원의 보증금이 붙은 컵을 발견하면 이제 쓰레기가 아니라 올레! 한 장소에서 30개까지 받는다고 해요. 또 다시 그 옆 카페에서 다시 30개를 반납하실 수 있어요.
서울시의 공공자전거 따릉이도 1~2시간 자전거를 타다 시간이 다 되면 반납하고 다시 빌릴 수 있는 것처럼 30개를 채우면 다른 곳에서 반납하시면 되어요.
단, 바쁜 시간에 너무 많은 컵을 반납하면 매장에서 곤란하겠죠! 그러니까 점심 시간 등 바쁜 시간은 피해서 10개 이하 정도로 끊어주시면 어떨까요? 서로 에티켓을 지켜야 일회용 컵 보증금제가 잘 자리잡을 수 있어요.
❓더러워도 반납 가능해?
💬 일회용 컵 보증금제는 일회용 컵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 하는 거죠! 재활용의 기본 원칙은 ‘비헹분섞(비운다, 헹군다, 분리한다, 섞지 않는다)’ 입니다. 재활용의 기본 원칙을 지켜주세요. 쉬운 재활용은 없습니다.
빨대와 뚜껑, 컵홀더를 제거하시고 안의 음료는 버린 후 한번 헹궈주세요. 더러운 컵은 매장에서 거부할 권리가 있습니다. (재활용이 안 되니까요!) 텀블러를 사용하시면 할인도 받고 더 편리하겠죠! 그러니까 이 제도는 쓰레기를 줄이는 다회용 컵 사용자는 편안하게, 일회용 컵 사용자는 그 책임을 지우게 하는 바람직한 장치에요.
❓카페 가맹점에 너무 한 거 아냐?
💬 프랜차이즈 카페와 패스트푸드 업주들께서 힘들어하시는 점은 크게 아래와 같아요.
일회용 컵보증금제 라벨을 따로 사서 붙여야 하다니!
스티커 붙이고 인건비를 우리가 내야 하다니!!!
일회용 컵 처리비를 내야 하다니!!
반납한 컵을 어디에 보관할 건데!!
계도기간도 없이 갑자기 어떻게 하라고!!!!
갑자기 거리에 내보내면 끝나던 쓰레기가 돌아오니 큰 부담이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죄송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이 모든 비용을 지금까지 20년 간 공짜로 처리해왔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를 내는 다른 식음료 사업체들도 비용을 내고 있고, 개인들도 종량제 봉투를 사서 쓰레기를 버리잖아요.
종량제 봉투가 처음 시행될 때도 아니 돈을 내고 쓰레기를 버리다니! 하고 얼마나 원성이 자자했는데요. 하지만 종량제 봉투 제도가 시행되면서 쓰레기 감소와 분리배출 제도 등 시스템이 자리잡히기 시작했어요.
제가 코라콜라 사장이라면 좀 억울할 거 같아요. 코카콜라 등 음료병들은 모두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하기 때문에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에 따라 재활용 분담금을 내고서 음료를 판매해왔어요. 소비자들은 잘 모르지만 과자봉지같은 포장재에도 생산자 분담금이 매겨져 있어요. 공짜가 아니라 비용을 분담합니다.
이런 제품들은 테이크아웃 커피나 스무디보다 훨씬 싸지만 그런 음료병들도 20여년간 생산자가 제도권에서 통제를 받고 생산자 분담금을 내왔습니다. 바로 오염자 부담 원칙입니다. 이제라도 책임을 지고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면 어떨까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국내 식음료 유통업체 40개사의 재활용 분담금 총합은 2,256억이라고 해요. 같은 일회용 용기와 포장재인데, 공평하지 않잖아요. 이런 문제 때문에 일회용 컵 보증금제가 시민들의 요구로 시작되었어요.
또한 제도 시행을 위해 환경부,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등은 프랜차이즈 본사와는 300여 차례 온오프라인 간담회를 가졌다고 합니다. 후에 점주님들께 아무런 정보 전달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을 알고,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등에서 점주들과 직접 대화하며 설명하고 상의할 수 있도록 프랜차이즈 본사에 요청하였으나 거절당했다고 해요. 그러니까 갑자기 통보를 받게 된 업주님들께서 분노하시게 된 거죠. 준비할 시간이 없었으니까요.
❓프랜차이즈 본사는 어째야 하는데?
💬 일회용 컵 처리비의 경우 현재 카페들에서 쓰레기를 처리하는 비용과 거의 비슷하다고 합니다. 보증금 300원은 소비자가 내는 돈이고요. 카페가 내는 돈이 아니에요. 하지만 라벨비 등이 문제인데요.
이 경우 프랜차이즈 본사가 책임을 져야 하는데 쏙 빠져 있어요. 한 장당 7원이나 하는 라벨을 컵에 사서 붙여야 해요. 그래야 아무 컵이나 300원을 돌려주지 않죠. 이 라벨은 위조를 방지하기 위해 무려 지폐 위조 방지 기술을 적용했어요! 한국조폐공사가 만듭니다. 300원이라는 거금이 붙은 컵이니까요. 실제 보증금제 시행 중인 독일에서는 동유럽에서 라벨을 위조해 컵보증금을 도둑질해가는 일이 발생했다고 해요.
컵에 라벨을 붙이려면 힘들잖아요. 업주님들과 일하시는 분들의 노고가 따르죠. 그런데 왜 도대체 뭐 때문에 프랜차이즈 카페 매장 하나하나가 라벨을 직접 사서 일일이 붙여야 하죠? 가장 큰 패스트푸드인 맥000는 컵보증금제 라벨이 붙은 일회용 컵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프랜차이즈의 브랜드를 달고 있으며 그 프랜차이즈 본사에게서 원두는 물론 브랜드 로고가 박힌 컵, 빨대, 냅킨을 모두 구입합니다. 컵이나 빨대가 더 싸다고 업주 마음대로 중국 알리바바나 이마트에서 직접 일회용 컵을 사서 쓸 수 없어요. 그게 바로 어느 매장이든 한결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 파워니까요.
그런데 본사가 컵보증금제가 국가적으로 시행되는데도 라벨은 업주들이 다 알아서 사서 알아서 붙이라고 합니다. 업주들 입장에서는 화가 날 일이죠!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환경부와 일회용 컵 보증금제 논의는 2년 동안 해 왔어요. 그런데 지금까지 준비 하나 안 하고 시스템 마련도 안 하더니 업주들에게 라벨 알아서 붙이라고 통보를 했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우리는 가맹업주님들과 일하는 사람들의 노고를 줄이기 위해 프랜차이즈 본사가 라벨이 붙은 일회용 컵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본사한테 일회용 컵은 사되 라벨은 모르겠으니까 알아서 붙이세요. 이런 태도라니..... 😡😡😡일부 라벨을 공급하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있어요!! 다만 현재 그 수가 적습니다.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본사는 그저 업주들에게 이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이런 게 바로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 아닌가요?
❓재활용도 안 되고 귀찮고 라벨을 붙여?
💬 처음에 컵보증금제를 인식할 수 있는 레이저 라벨을 준비했다고 해요. 네덜란드에서 농산물 자체에 레인저 각인으로 유기농 마크와 원산지 표시해서 포장을 줄인 사례가 있어요.
그런데 일회용 컵에는 레인저 각인이나 인쇄 등을 할 수가 없었어요. 만약 레인저 각인이나 직접 인쇄를 했다면 매장에서 라벨을 붙일 필요도 없었겠죠.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자기네 브랜드의 일회용 컵을 생산하는 공정을 놓지 않은 거죠. 생산공정을 바꾸지 않으니 레이저 공정이나 인쇄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라벨을 붙여 보증금이 붙은 컵을 알 수 있게 한 거에요. 참고로 이 라벨은 재활용 수분리 공정에서 95% 이상 자동으로 떨어져서 재활용에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 여기서 잠깐, 프랜차이즈 본사 억억, 소리가 날 만큼 돈을 벌어요.
💬 2018년 기준 한국의 카페 시장 규모는 세계 3위(유로 모니터)! 미국 261억 달러, 중국 51억 달러, 한국 43억 달러, 일본 40억 달러 순으로 인구가 한국의 2배인 일본보다 카페 시장이 더 크다고 합니다.
카페 매출액 규모가 10여 년 만에 6배 이상 증가했지만, 덩달아 늘어난 폐기물 처리 비용은 판매자도 소비자도 부담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일회용 컵 폐기물에 대해 대책을 수립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제도 도입을 둘러싼 진통이 심각할 수밖에 없지만, 이 상태로 이대로 쓰레기를 버리고 끝날 수는 없잖아요!!
💬 출처 | 경향신문 정동칼럼 "[정동칼럼] 카페 사장님들, 만나고 싶습니다" 장하나 활동가 글 https://n.news.naver.com/article/032/0003148734
❓보증금제가 과연 효과는 있어?
💬 쓰레기 선별장에서 가장 비싼 포장재는 바로 보증금제가 붙은 맥주, 소주병입니다. 거리에 나오면 누군가 쓰윽 주어가죠. 한국에서 유일하게 병을 씻어 다시 사용하는데요. 새 병을 만드는 대신 세척해 8번 정도 다시 쓴다고 합니다.
음료병에 보증금제가 의무적으로 붙은 독일, 스웨덴, 노르웨이 등의 경우 보증금제가 붙은 음료병의 재활용, 재사용률이 매해 80%가 넘습니다. 저는 독일 공항에서 빈병을 자판기에 넣고 환경과 어린이 단체에 기부를 할지, 아니면 보증금을 받을지 선택하게 한 것을 본 적이 있어요. 일회용품을 쓴 사람이 낸 보증금이 이렇게 재활용과 좋은 일에 사용될 수 있어요.
최근 음료병 보증금제를 시행한 하와이의 경우 해변에 무단투기 된 음료병의 50%가 보증금 시행 일년 만에 사라졌다고 합니다. 모두 반납한 거에요! 보증금이 걸려 있으니까요.
일회용 컵 보증금제가 시행되면 모두 조금씩 노력해야겠죠. 그만큼 미세 플라스틱을 먹지 않게 될 거고 거리에 나뒹구는 쓰레기도 줄어들 수 있어요. 우리의 앞날이 우리 하기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 모두 함께 노력해야 쓰레기를 줄이는 사회가 가능합니다.
❗❗ 국내에서 소주병, 맥주병 보증금제 성공했구나!!
💬 국내에서 유일하게 용기 보증금제가 시행 중인 소주병, 맥주병을 생각해볼까요? 고물상에서도 비싸게 쳐주고요, 개 당 최소 100원이 넘으니 거리에 버려도 폐지 줍는 분들 싹 주워가셔서 재사용이 됩니다. 빈병 보증금제가 적용된 용기는 평균 8회 정도 재사용되며, 반납률 높습니다!
빈병 보증금제의 업소 반환비율은 98% 정도로 원래도 높은 편이었는데, 보증금제가 오르자 소비자가 직접 반환하는 비율이 예전 24%에서 인상 후 63%(2020년)까지 급상승했습니다.
평균 150원 안팎의 보증금 효과도 이 정도인데 일회용 컵 보증금제 300원은 엄청난 효과가 있겠죠?
❓주민센터나 정부, 무인 회수기가 수거하면 편하잖아요?
💬 보증금제는 일회용 컵을 쓰고 거리에 버린 소비자가 보증금을 내도록 합니다. 그리고 일회용 컵에 음료를 담아서 팔고 수익을 내는 프랜차이즈 매장, 업장이 수거 책임을 지도록 해요. 바로 오염자 부담의 원칙입니다.
제가 쓰레기는 적게 버리는데 옆집은 막 버려요. 우리 집 쓰레기 양의 3배를 버리는데 똑같이 돈을 나눠서 내면 기분이 좋을까요? 나쁠까요? 나도 막 버리게 되겠죠. 그래서 쓰레기 종량제가 실시되었습니다. 컵 보증금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오염자들이 우선 비용을 부담해야 합니다.
돈은 카페가 벌고 쓰레기 처리는 주민센터와 정부, 무인회수기처럼 공공세금이 책임져야 할까요? (feat. 디즈이즈 북한??) 일차적으로는 일회용 컵을 쓰는 소비자와 기업이 그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 다음으로 무인 회수기를 공공장소에 보완적으로 놓을 수 있겠죠.
하지만 처음부터 카페와 판매점은 빠지고 주민센터와 정부가 모두 책임지는 방향은 제도의 취지와 맞지 않습니다.
❓근데 모으면 일회용 컵이 재활용 되긴 하는 거야?
💬 네, 잘 버리고 잘 모으고 수거업체에 잘 전달되면 재활용 되는 기반이 마련됩니다.
현재 전주에서 이미 일회용 컵을 모아 다시 일회용 컵으로 만드는 실험이 성공했다고 해요. 그런데 문제는 새 플라스틱 일회용 컵에 비해 가격이 비싸 상용화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해요. 미반환 보증금으로 이런 기술이 상용화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컵을 모아 다시컵을 만드는 거요!
물론 그 전에 컵이 되지 않더라도 다른 용도로 재활용 가능합니다. (섬유, 솜 등)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수거되어야 하는데, 바로 일회용 컵 보증금제가 그 역할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