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그물을 통한 에너지 흐름

육상 생태계에서 에너지는 일차생산자인 육상 식물에서 시작해서 초식자와 육식자와 같은 소비자에게 초식 먹이사슬과 유기물 잔해 먹이사슬을 통해 흐른다. 생태계를 통한 에너지 흐름은 생태계 내의 생물들을 부양할 뿐만 아니라 생물 군집의 구조를 결정한다. 일차생산자로부터 상위단계로의 에너지 전이 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에너지 및 생물량 피라미드와 생태계 먹이 사슬의 길이와 같은 생태계의 구조와 기능 규명에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인간을 포함한 최종섭식자에게 가용한 에너지의 양이나 먹이그물을 통한 독성물질의 전이, 동태 규명 등 인간 사회의 활동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생태계의 먹이그물을 통한 에너지 흐름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는데 가장 필수적인 것은 1차생산성 및 이를 기반으로 하는 2차생산성의 측정이다. 특정 생태계의 1차생산성과 각 영양단계의 2차생산성 측정값이 얻어지면 에너지 전이효율을 생산성의 비를 통해 계산할 수 있다. 여러 단계 중 생산자와 초식자 접경에서의 에너지 전이효율은 식물과 동물의 생화학적 차이로 인하여 매우 변이가 심하다.

2차생산성의 측정은 고전적인 에너지 흐름 연구뿐만 아니라 개체군 단위에서 측정 시, 매우 다양한 분야에 이용할 수 있다. 우선 2차생산성 측정은 생물량과의 비인 생산성:생물량 (P/B) 비를 통해 생물량 회전율 (turnover rate)을 직접 추정할 수 있게 해준다. 특정 생물의 P/B 비를 알면 2차생산성이 측정되지 않은 곳의 생물량만으로도 2차생산성을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 또한 공동 자원을 이용하는 경쟁 생물들의 2차생산성 측정은 상위단계로의 에너지 전이에 있어서 경쟁자들의 상대적인 중요도를 비교할 수 있게 해준다. 이를 확장하여 먹이분석을 병행하면 2차생산성은 먹이그물에서 생물들의 먹이관계를 정량화시킬 수 있다.


* 이와 관련하여 수행된 연구과제

- 남세균 Microcystis aeruginosa 대발생 후 분해과정에서 종속영양미세편모류의 고도불포화지방산 생산 메카니즘과 먹이그물을 통한 독성물질의 전이 동태 [아주대학교 정착연구비, 2005 ~ 2007]

- 한강 하구 버드나무 우점 습지의 먹이그물 구조와 에너지 흐름 [학술진흥재단 신진교수연구지원사업, 2006 ~ 2008]

- 하천 수생태계 현황조사 및 건강성 평가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용역사업, 2007 ~ ]

- 팔당호, 청평호, 충주호, 도암호, 횡성호의 이차생산성 측정 [한강물환경연구소 한강수계 2008/2009년도 환경기초조사사업, 2008 ~ 2009]

- 겨울철 담수가 논 생태계의 먹이그물 구조와 에너지 흐름에 미치는 영향 [교육과학기술부 기초연구사업 신진연구, 2009 ~ 2012]

- 경기-충청지역 농업생태계 생물상 변동 조사 [국립농업과학원, 농업환경자원 변동 평가, 2013 ~ 2017]

- 한강하구 장항습지에서 비침습적 접근을 이용한 포유류의 2차생산성 및 먹이관계 파악을 통한 에너지 흐름 [교육부 일반연구자지원사업, 2013 ~ 2016]

- 북극권 동토층 생태계 특성 규명 (공동연구) [미래창조과학부, 해양극지 기초, 원천기술 개발 사업, 2013 ~ 2016]

- 점봉산 생태계 먹이망 구조 및 에너지 흐름 연구 (공동연구) [국립생태원, 국가장기생태연구, 2015 ~ 2017]

● 분자생물학적 도구를 이용한 개체군 구조 및 먹이 관계 파악

개체군의 크기를 추정하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포획-재포획법 (Captue-Recaptue), 제거법 (Removal), 방형구 및 strap transect, line transect, 공중조사 (Aerial survey), 포획-노력법 (Catch-Effort), 원격 무선 송신 (Radio telemetry) 등 다양한 방법이 적용되어 왔지만 여러 가지 문제점 때문에 최근까지 육식동물이나 멸종위기동물 및 포획이 힘든 동물들의 정확한 개체군 크기 추정이 힘들었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생태학자들은 “비포획”적 방법을 모색해 왔는데 최근 동물 잔존물의 DNA 분석을 통한 비침습적 접근 (Non-invasive approach)이 주목받고 있다.

DNA를 이용한 비침습적 접근은 털, 깃털, 오줌, 배변 등 동물 잔존물의 DNA를 이용하여 개체를 식별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체군 크기를 추정한다. 이런 DNA를 이용한 비침습적 접근은 개체수 추정에 있어서 전통적인 포획-재포획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체 발견 확률이 높고, 표지를 잃을 염려가 없으며, 포획과 표지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동물 잔존물 중 배설물 시료 (Fecal sample)는 종명, 연령, 체중 및 성별 등 다른 정보도 제공할 수 있다. 최근 노르웨이 스발바드 군도의 순록 (Reindeer)에 대한 연구는 배설물의 크기와 연령이 양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였다. 이러한 관계를 대상 동물에 대해 미리 조사해 놓는다면 배설물의 크기를 이용해 배설물 시료 주인에 대한 연령을 추정할 수 있다. 연령이 추정되면 이에 따른 평균 체중을 이미 조사된 성장곡선에 따라 추정할 수 있다. 또한 최근 한국산 고라니에 대한 연구는 배설물 시료에서 성결정유전자 (SRY 유전자) 확인을 통해 배설물 주인의 성별을 결정할 수 있음을 보였다. 또한 최근 들어 다양한 야생동물을 대상으로 배설물의 유전적 분석을 통한 먹이 분석이 활발히 연구되어지고 있다. DNA를 이용한 먹이생물 분석은 직접적 섭식 관찰이나 위성 추적 등의 방법을 이용해서 검출해낼 수 없는 실질적이고 정확한 먹이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배설물이나 위장 내 남아있는 먹이 잔여물의 형태적 동정에 의한 먹이 섭식 분석보다 정확하고 효율적인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



* 이와 관련하여 수행된 연구과제

- 북극권 동토층 생태계 특성 규명 (공동연구) [미래창조과학부, 해양극지 기초, 원천기술 개발 사업, 2013 ~ 2016]

- 한강하구 장항습지에서 비침습적 접근을 이용한 포유류의 2차생산성 및 먹이관계 파악을 통한 에너지 흐름 [교육부 일반연구자지원사업, 2013 ~ 2016]

● 대사체학을 이용한 화학 생태학

식물은 진균류와 함께 생태계 내에서 가장 많은 200,000 가지 이상의 대사물질을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그 중 약 10% 정도만이 동정되어 새로운 천연화합물 발견의 주 대상이다. 고착생활을 하는 식물은 움직일 수 있는 동물보다 훨씬 많은 물질들을 만들어냄으로써 무기 환경과 생물 환경의 변화에 반응한다. 그러므로, 식물이 서식지 환경, 토양 등 비생물적 환경요인 외에 다른 종과의 상호작용에 따라 나타내는 대사체(Metabolome)의 변화에 대한 연구는 식물 기원의 천연물 발굴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생물 간의 상호작용 특히 식물과 다른 생물과의 상호작용에 관계된 생화학적 연구는 Jeffery B. Harbone이 선구적인 업적을 쌓았으며, 생태학적 생화학(Ecological biochemistry), 화학생태학(Chemical ecology), 식물화학적 생태학(Phytochemical ecology) 등으로 불려졌다.

생태학적 조건에 따라 역동적으로 달라지는 식물 대사체의 시공간적 변화에 대해 우리 선조들은 일찍이 인식하고 있었다. 그 예로 약용식물의 계절에 따른 성분 변화를 기록한 세종 13년(1431)에 발간된 향약채취월령(鄕藥採取月令)을 들 수 있다. 향약채취월령은 주요 155개 약재의 채취시기를 음력 1월부터 12월까지 목록화하고 있다. 윤휴가 쓴 향약채취월령의 발문을 보면 “모든 약재를 채취하는 시기가 각각 다른데, 채취 시기가 잘못되면 약에서 어찌 그 약성을 제대로 얻을 수 있겠으며, ...”라는 대목이 나오는데 약용식물 대사체의 계절성을 잘 파악하고 있다. 이러한 생태적 인식은 허준의 동의보감(1613)에 이르러 채취시기뿐만 아니라 약재 산지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고, 현재에 이르러 “약초에 들어 있는 유효 성분의 함량은 식물이 자라나는 단계에 따라 달라질 뿐만 아니라 기후, 토양, 해발 고도와 같은 주변 환경에 따라서도 큰 차이가 난다”는 인식으로 확장되었다.

지금까지 연구결과에 따르면 식물의 대사체는 경쟁자의 존재, 초식동물의 섭식, 고도 등 생물적, 비생물적 환경 변화에 의해 크게 달라진다. 또한 계절에 따라 이러한 무기 환경 및 생물과의 상호작용이 모두 변하며 그로 인해 역동적인 대사체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이러한 생태학적 생화학 연구들은 모두 약용 식물 및 약용 버섯 등의 성분이 생태 조건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화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러한 생태 조건의 고려는 식물이나 버섯으로부터 유효한 약용 성분을 발굴하는 데 새로운 지평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건조나 저/고온, UV 등 다양한 환경 스트레스에 대해 식물은 ROS를 발생시키고 이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대사체 반응을 보이는데, 이러한 비생물적 환경 스트레스에 대한 섬세한 연구는 기후변화에 의한 식물의 스트레스를 모니터링하고 식물의 반응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도구를 제시할 수 있다.



* 이와 관련하여 수행된 연구과제

- 대사산물의 독성유발가능성 및 수생 비표적생물체에 대한 영향 분석기술개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특정연구개발사업 위탁과제, 2006 ~ 2008]

- 담수녹조를 억제하는 수생관속식물의 이차대사물질 탐색 [과학기술부 기초과학연구사업 (특정기초연구), 2006 ~ 2009]

- 식물과 녹조류가 유도방어 과정에서 나타내는 대사물질 profile에 대한 주석과 동정 [교육과학기술부 기초연구사업 기본연구, 2009 ~ 2012]

- 천연 및 환경물질의 효능 및 독성 연구 [아주대학교, 일반연구비 지원사업, 2011 ~ 2013]

- 생태학적 생화학 개념과 생물활성추적-대사체학적 접근 기반의 식물과 버섯 기원 Toll-like receptor (TLR) 작용제(agonist) 리간드 발굴 [교육부, 기초연구사업 중견연구, 2016 ~ 2020]

- 대사체 딥러닝 모델을 통한 신갈나무와 졸참나무의 기후변화 스트레스 종류 판정 및 표지 성분 선별 [교육부, 기초연구사업 중견연구, 2021 ~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