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학교 생태학 연구실

 Food webs, Arctic and Chemical Ecology Laboratory in Ajou University

 아주대학교 생태학 연구실은 2005년 10월의 어느 날 내가 붙인 유급인턴 모집 공고를 보고 두 학부생(남성진, 주성배)이 찾아오면서 이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한 연구실이란 연구가 일어나는 공간임과 동시에 연구를 함께하는 연구자들의 연구공동체를 의미합니다. 두 학생과 함께 셋이서 시작한 생태학연구실은 4명의 박사와 12명의 석사를 배출하였고 2023년 8월 현재 박사과정 3명, 석사과정 4명 등 총 7명 규모의 연구실로 성장하였습니다.

 처음 우리 연구실이 연구한 내용은 제가 생명공학연구원에서 시작한 유전자변형 작물의 환경위해성을 연구하면서 새롭게 접한 메타게놈을 통한 토양미생물 군집 구조 관련 연구 및 식물 대사체학적 접근을 기존의 지방산분석을 이용한 수생태계 먹이그물 연구에 추가하여 크게 분자생태학적 접근, 식물대사체적 접근, 수생태계 연구 등 3 분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 우리 생태학연구실의 공식명칭은 분자 및 물생태학 연구실 (Molecular & Aquatic Ecology Laboratory)이었습니다. 이 시기의 중요한 연구 성과는 남세균에 대한 이삭물수세미의 유도방어 (2007, 2008), 팔당호 청평호의 2차생산성 (2009), 장항습지 말똥게와 버드나무숲 연구 (2010, 2012), 털모기 유충 먹이그물 (2010), T-RFLP를 이용한 식물플랑크톤 군집 연구 (2010) 등 입니다. 

 연구실에서 하는 일이 다양하여 기존의 명칭에 담아낼 수 없게 되자 공식명칭을 생태학 연구실 (Ecology Laboratory)로 바꾸었습니다. 이 와중에 우리 연구실이 갈고 닦은 연구 접근 방법은 지방산과 안정동위원소 분석, 대사체 분석, T-RFLP 등 분자생태학적 방법입니다. 제가 연구년을 다녀온 2012년 이후 이러한 연구 방법을 단순히 적용하는 것에서 벗어나 생태계의 먹이그물을 통한 에너지 흐름을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것과 대사체 분석을 바탕으로 생물들 간의 화학적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화학생태학적 연구 등 크게 두 가지 연구주제로 집중하게 됩니다. 

 2013년부터는 북극권 툰드라 연구를 수행하는 극지 연구소 과제에 참여하면서 이러한 두 가지 연구 주제를 툰드라 생태계에 적용해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연구 성과로는 스발바르 순록의 배설물을 이용한 먹이원 연구 (2014), 붉나무 벌레혹인 오배자 성분의 계절변화 (2014), 식물 대사체와 토양미생물 군집의 상호작용에 대한 리뷰 (2014), 마을숲에서 찌르레기의 먹이 변화 (2016), 남세균 제어능력이 있는 풍년새우 (2017) 가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실 전체 연구 방향을 담아 현재의 연구실 명칭은 현재의 생태학 연구실 Food webs, Arctic and Chemical Ecology (F.A.C.E.)에 이르렀습니다.

 우리 연구실의 큰 연구 주제는 먹이그물을 통한 에너지 흐름입니다. 호소 및 하천 수생태계, 숲생태계, 툰드라생태계, 연안습지 생태계 등에서 지방산과 안정동위원소, 분자생물학적인 기법을 이용하여 먹이그물 파악연구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먹이그물 파악은 생태계에서 에너지가 어떤 경로로 흘러가는지에 대한 정보를 주고 이는 물질 순환, 부영양화, 독성물질 동태 등 많은 생태계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합니다. 정량적인 먹이그물 파악을 위하여 소비자의 2차생산성 측정 및 지방산/안정동위 원소 분석 등의 접근을 병행합니다. 또한 분자생물학적인 방법을 통하여 식물플랑크톤 군집을 분석하거나 삵, 담비 등 멸종위기 동물의 배설물에 대한 분석을 통해, 개체군 생태학적 연구 및 먹이 관계 파악 기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실에서 관심있는 또 다른 주제는 화학생태학 (Chemical Ecology)입니다. 생존에 필요한 물질 이외에 다양한 이차대사 물질을 생산하는 육상식물을 중심으로 이들이 이러한 이차대사물질을 만들어내는 생태학적 조건이 무엇인지 규명하고자 합니다. 많은 식물들이 건조나 UV, 저온 등 물리적인 환경요인이나 다른 생물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차대사물질의 합성이 유도되는데 이를 잘 연구하면 식물이 언제 어디에서 어떤 상황에서 유효성분들을 만들어내는지 규명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기후변화에 대한 식물의 반응을 모니터링하거나 약용식물들의 유효성분의 변이를 설명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