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에어컨디셔너(air conditioner, AC)는 온·습도 등 공기(air)의 상태(condition)를 조절하는 기계이다. 원래 에어컨은 냉난방기를 뜻하는 단어이나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에어컨은 '냉방기'만을 뜻한다. 한국의 표준국어대사전에서도 '여름에 실내 공기의 온도, 습도를 조절하는 장치'라고 등재되어있다. 본 문서에서는 냉방기로서의 에어컨을 설명한다.
냉방기는 한국 뿐만 아니라 고온 또는 다습한 여름 날씨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지 수요가 있으며, 지구온난화 등으로 폭염이 잦아지고 있기 때문에 수명이 짧지 않은 백색 가전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은 여름철 습도가 높고 특히 장마철과 그 이후 며칠은 습도가 하늘을 찌를 정도가 되어 생활에 필수적인 생활가전으로 자리매김했다.
명칭
한국에서 흔히 쓰이는 줄임말인 '에어컨'은 일본식 영어 표현인 재플리시 '에아콘(エアコン)'이 수입된 것#으로, 일본에서도 엄밀하게 정의할 때는 '에아콘디쇼나(エア・コンディショナー)'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영어로는 '에어 컨디셔너'의 약칭인 'AC(에이씨)' 또는 슬래시를 사용하여 'A/C'라 쓰며, '에어컨으로 온, 습도를 조절하다', '냉방하다'라는 동사 표현은 'air-condition(에어 컨디션)'이라고 한다. 영어에서도 비격식체에서 'air conditioning'을 줄여 'air-con'이라고 표현하기는 하나#, 이는 특정 가전, 또는 냉방 기능에 국한되지 않고 '공기조화' 자체를 가리키는 약어이다.
한국을 포함한 습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제습기와 냉방기의 역할을 동시에 해주는 여름 가전의 이미지가 있는 만큼 더욱 그런 경향이 크다. 미국에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개 냉방 전용이며, 난방은 별도의 난방기(히터)를 사용한다. 중앙 냉난방 방식 건물의 경우 공조 덕트는 하나지만(냉방, 난방 모두 같은 구멍으로 공급) 대개 에어컨과 히터가 별개이다. 2010년 이후에야 일본식 열교환기(냉난방 겸용)가 유행하고 있는 정도. 일본에서는 에어컨은 냉난방 겸용 기기로 인식한다. 바닥난방(유카단보)의 보급률이 낮은 곳이라 겨울에도 에어컨으로 실내온도를 조절하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냉방기만 가리킬 때는 쿨러(クーラー)라고 하는데 이 쿨러도 에어콘처럼 재플리시이다. 영어 cooler는 아이스박스를 의미한다.
역사
고대 페르시아만 일대에서 사용되었던 냉방기구인 굴뚝 형태의 벨롬가마트.
공간을 서늘하게 만드는 기술만 따지자면 공기 조화 기술의 역사는 깊다. 서양의 경우 수메르 시대, 동양의 경우 고대 중국에서 이미 공기의 대류현상을 활용하여 열기를 식히려는 공학적 시도가 진행되었다. 한국사에서도 삼국시대 신라에서 제작되었던 석빙고가 대표적인 공간냉각의 사례다. 이러한 시설은 대부분 특별한 필요에 의하여 외부의 열을 차단하고 물품을 장기간 보관하기 위함이었지 사람을 위한 시설은 아니었다.
근대적인 냉각기계는 18세기경 등장하였다. 1758년 벤자민 프랭클린과 그의 동료이자 케임브리지 대학 화학과 교수이던 존 해들리가 에테르를 뿌린 수은 온도계를 통해 온도를 실온에서 영하 7도까지 냉각시켰고, 몇 년 뒤인 1820년에 마이클 패러데이가 압축-냉각된 암모니아의 기화를 통해 공기 냉각의 원리를 발견했다. 이 발견 자체는 당시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1] 20년 뒤인 1840년, 인류가 최초로 인공적으로 얼음을 만들 수 있게 하는 데 큰 영향을 주었고 후술할 최초의 전기식 에어컨에도 큰 영향을 줬다.
1850년에는 '미아즈마[2]'를 없앨 방법을 궁리하던 존 고리(John Gorrie) 박사는 마침내 이 미아즈마를 없앨 방법으로서 새 발명품을 만들어낸다. 고리 박사가 발명한 말라리아 퇴치 장치는 '말라리아 병동에 찬 공기를 주입하는 것'이었다. 이 발명은 당대 지식의 부족으로 원인을 모기가 아닌 공기로 잘못 잡았으므로 이미 말라리아에 걸린 사람들을 낫게 해 주지는 못했지만, 이 장치 덕분에 사람들이 더운 날에도 창문을 열지 않게 되어서 모기가 집 안에 더 적게 들어오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말라리아의 발생을 감소시켰다. 소 뒷걸음치다 쥐 잡은 격이다.
최초의 전기식 에어컨은 1902년 7월경, 코넬대학교 전기공학 석사 출신의 엔지니어로 당시 제철소에서 근무하고 있었던 윌리스 캐리어에 의해 개발되었다. 당시 캐리어는 바닷바람으로 인한 높은 습도 때문에 인쇄 품질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3] 뉴욕 항 인근 인쇄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장비를 고안했다. 최초의 에어컨은 의외로 사람이 아니라 인쇄기를 위한 보조 설비의 일종으로 활용되었던 것이다. 당시에는 냉방 장치라기보다는 항온항습 장치의 개념이었는데, 기술적인 원리나 효과 등은 현재와 동일하다. 당시 히터는 뜨거운 열 코일 사이로 공기를 불어넣어 덥히는 개념이었는데, 이를 거꾸로 적용해 전기식 열 코일 대신 냉매가 코일형 관 속에서 움직이며 열을 빼앗아가고 코일 사이를 흐르는 공기가 차가워져 튀어나오는 방식이었다.
캐리어는 이후 이 기술을 기반으로 1915년에 캐리어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생산과 판매에 돌입했다. 당시의 정식 명칭은 The Carrier Air Conditioning Company of America. 이 기업은 100년이 조금 넘어간 지금까지 존속하고 있으며, 한국에도 진출하여 자주 보이는 상표명이다.
이후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인쇄 보조 설비만이 아닌 여러 용도로 쓰일수 있게 되었으며 이는 곧 여름철에서도 쾌적한 실내 유지가 가능하다라는 이전엔 생각도 못했을 사고 방식을 만들어냈다. 이 전까지만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밀폐된 공간에 모인다는 특성상 여름 영화관은 비수기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힐 정도였지만 에어컨의 존재 하나만으로 이전까지 성수기 자리를 차지하던 겨울을 밀어내고 영화관의 성수기인 계절로 안착했다. 더불어 여름만이 아닌, 봄이나 가을중에서도 특히 더운 날씨에도 사람들이 별 고민 없이 영화관을 찾아오도록 하는데 영향을 끼쳤다. 이를 시작으로 식당, 마트, 호텔 등 유동인구가 많은 시설에서 에어컨 설치 붐이 일었으며 의외로 이 '설치 붐' 중에선 회사도 있었다. 이유는 다름아닌 회사원들의 야근 선호도와 능률이 올랐다라는 심플한 이유(...).[4]
대한민국 도입
대한민국에서 에어컨이 최초로 설치된 곳 중 하나는 다름아닌 경주의 석굴암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는 관련 업계에 꽤 알려진 일화인지 전 문화재청장 유홍준도 무릎팍 도사에 출연해서 언급하기도 했다. 이 에어컨은 1960년대에 범양상선(현 팬오션)-범양냉방(현 귀뚜라미범양냉방)이 일본에서 수입한 것으로, 과거 일제시대에 일제가 석굴암을 해체, 재조립 하는 과정에서 당시에는 최신 건축 자재였던 시멘트를 사용하여 공사를 단행하였으나, 오히려 이로 인해 결로현상이 발생하게 되어 석굴암이 지속적으로 훼손되는 상태가 되었고, 1960년대에 다시 복원공사를 시도하면서 이슬 맺힘을 해결하기 위해 당시 청와대(현.대통령실)에도 없던 에어컨을 수입하여 석굴암에 설치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팟캐스트 파토의 과학하고 앉아있네의 "격동 500년! S7E07 더위를 물리치고 인류를 구하다, 윌리스 캐리어" 편(2시간 부근)에서 곽재식 작가에 따르면, 그 이전 1950년대에 국회나 극장에 도입되었었다는 얘기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 아래 대한극장 광고를 보면 1958년 개관 당시 이미 “완전한 '에어콘듸숀'의 냉난방 장치”가 완비되었다고 써 있다. 즉 1960년대에 한국에 최초로 에어컨이 설치되었다는 설은 신빙성이 낮다. 더군다나 석굴암에 에어컨이 처음 설치된건 1966년 8월인데, 그보다 이른 1963년 1월경에 장충체육관에 에어컨이 설치된 사진 자료가 있는 만큼 석굴암이 최초가 아닐 가능성도 높다.[5]
이후 1960년대 말에 이르러 한국 최초의 에어컨 브랜드인 센츄리 에어컨(당시 사명은 경원세기)[6]이 나타났으며, 이어 1970년대에는 금성사(지금의 LG전자) 등 한국 가전 회사들이 한국산 에어컨을 개발해 출시하였다.
그러나 한국산 에어컨이 출시되었다고는 해도 1970년대~1980년대 중반까진 에어컨 자체의 가격이 너무나 비쌌다. 국산(금성사) 가정용 에어컨의 최초 출시 가격은 약 27만원이었으며 이는 당시 대기업 사원의 석 달 월급에 맞먹는 거금이었다. 즉 현재(2020년대) 기준으로는 천만원이 넘는 물건이었던 것이다. 때문에 서민 가정에는 대개 에어컨이 없었으며 선풍기 한 대로[7] 여름을 났다. 게다가 당시 가정집은 에어컨같은 전력 소모량이 큰 전기제품을 사용할 것을 염두에 두고 지어지지 않았기에, 에어컨을 한 대만 가동해도 두꺼비집의 퓨즈가 나가거나 차단기가 떨어져 집이 정전되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당시 개인주택이나 공동주택(아파트)은 에어컨 설치를 고려하지 않은 설계라 에어컨을 달려면 벽에 큰 구멍을 뚫거나 창문을 개조해야 했다. 지금 에어컨은 실내기와 실외기 사이를 냉매 파이프로 연결해주기만 하면 되지만, 당시 가정용 에어컨은 일체형이라 거대한 에어컨 본체를[8] 벽이나 창문으로 관통시켜(...) 정면은 실내, 후면은 실외에 위치하도록 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이 방식의 에어컨을 오늘날엔 창문형 에어컨이라 부르지만, 당시엔 창문 뿐 아니라 건물 외벽(!)에 구멍을 내고 설치하기도 헸다.[9] 당시 스탠드형 에어컨은 크기와 용량이 크고 업소용이었으며, 벽걸이형 에어컨은 1980년대부터 판매되었다.
이렇게 벽체/창호 공사까지 해가며 에어컨을 설치했어도 전기료 때문에 마음대로 틀지도 못하는 것이 당시의 에어컨이었으며, 한여름에 더워서 에어컨을 틀자고 자녀가 졸라대면 "우리가 이병철네 집인 줄 아니?"라고 핀잔을 듣기 일쑤였다. 지금도 에어컨은 전기 먹는 하마지만 당시 에어컨은 효율이 나빠 전력 소모가 어마어마했다. 당시 가정에서 전력 사용을 측정하는 전기 계량기(전력량계)는 요즘같은 전자식이 아니라 유도형 전력량계로 전력 사용을 바퀴의 회전으로 나타냈는데, 평소에는 10분을 쳐다보고 있어도 한 바퀴 도는 것을 보기가 힘든 바퀴가 에어컨을 켜면 수초만에 한 바퀴 도는 무서운 광경을 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당시 중산층을 중심으로 에어컨의 사용은 점차 늘어났고, 여름철에 일반 가정의 전력 소모가 급증한데다 오일 쇼크까지 겹쳐 전력 공급이 어려워지자 1973년에는 전기료 누진세가 도입되기에 이른다. 허나 이 전기료 누진세 덕분에 에어컨은 서민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는 물건이 되었고, 1980년대까지도 부유층 집안이 주로 사용하던 사치품이었다. 관광호라는 그야말로 금수저도 범접하지 못할 수준[10]의 기차에나 겨우 에어컨이 달려 나오던 시절이였다.
당시(1970년대~1980년대 중반)에는 일반 가정 뿐 아니라 공공 시설이나 업장에도 에어컨은 호사스런 물건이었다. 1970년 7월에 서울 어린이회관[11]에 에어컨을 설치하자, 이 찬바람 나오는 기계를 구경하고 피서를 하겠다고 전국에서 수십만 인파가 몰려왔을 정도다.[12] 1970년대 중반까지는 서울 도심의 최고급 백화점에조차 에어컨이 없었으며 천장에 매달린 여러 대의 대형 선풍기로 실내 온도를 관리했다.[13] 소형 업장에서는 스탠드식 선풍기나 벽걸이 선풍기가 그 역할을 담당했다. 당시 에어컨을 마련한 업소들은 은행과 극장 정도였다. 특히 극장은 창문을 열 수 없어 여름엔 에어컨이 필수품이었기에, 대한민국에서 대형 에어컨이 가장 먼저 널리 보급된 업종이 극장업이었다. 특히 당시 극장들은 신문에 영화 광고를 낼 때 반드시 자기네 극장에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음을 자랑하며(주로 "냉방 완비"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여름철에는 시원한 극장에서 에어컨으로 피서하며 영화를 관람할 것을 권유하곤 했다. 당시 업장 안에 에어컨을 설치한 가게들은 흔히 에어컨의 송풍구에 짧은 리본들을 매달아놓고, 에어컨에서 나오는 바람에 리본이 휘날리는 것을 보여주며 ‘우리 가게는 이렇게 에어컨이 켜져 있다’고 보여주곤 했다.
'완전한 에어콘듸숀의 냉난방 장치' 광고
당시 은행이나 극장에 설치된 에어컨은 지금같은 중앙 냉방식이 아니라, 거대한 에어컨 한 대(대부분의 은행) 또는 두 대(대형 극장)가 실내 전체의 냉방을 담당하는 방식이었다.[14] 그걸로는 어림도 없었겠다 싶겠지만 의외로 충분한 냉방이 가능했다. 우선 에어컨 자체가 덩치가 엄청나게 컸으며(킹사이즈 침대를 수직으로 세워둔 정도의 크기), 냉방 성능이 현대식 에어컨보다 오히려 더 강력했기 때문이다. 당시엔 냉방병이란 개념 자체가 없었으며 에어컨은 무조건 추울수록 좋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다. 당시 에어컨의 냉기는 광고 문구 등에서 “북극의 찬바람”에 비교되곤 했는데, 실제로 당시의 에어컨은 오늘날의 에어컨보다 훨씬 추운 바람이 나왔으며 정면으로 맞으면 뼈가 시릴 정도였다. 당시 에어컨은 오늘날엔 금지된 물질인 프레온(염화플루오린화탄소)을 냉매로 사용해, 오늘날의 미적지근한 에어컨과는 냉방 능력의 차원이 달랐기 때문이다.[15]
차량용 에어컨 역시 당시에는 매우 드물었으며, 여름에 차내 냉방은 창문을 열고 달리는 방법 뿐이었다.[16] 현대 포니, 기아 브리사 모두 에어컨이 기본 장착되지 않았으며 고가의 옵션이었다. 택시에 에어컨이 장착된 것이 당시(1978년) 신문에 실릴 정도로 화제가 되었다.[17]
대구에 『에어콘 택시』 등장
버스의 경우 창문 외에도 천장에 외부 공기를 받아들이는 수동식 해치가 설치되어 있어, 추울 때는 닫고 더울 때는 여는 방법으로 외부 공기를 유입시켰다. 원시적인 방법이지만 제법 시원했다. 경부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외국에서 들여온 고속버스[18]는 에어컨이 장착되어 있었고, 그 당시 일반 시내버스나 시외버스에는 에어컨이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열차의 경우 천장 해치는 없지만 내부에 소형 선풍기들이 설치되어 있어 창문과 함께 냉방 역할을 했다. 허나 오늘날의 에어컨에 비하면 냉방 효과는 미미했으며, 한여름에는 만원 버스나 열차 안에서 젊은 여성이 열사병으로 기절하는 일도 종종 발생했다. 지하철의 경우도 1호선 초저항 전동차까지만 해도 선풍기+창문개방이 냉방의 전부였으나 2호선 개통과 동시에 도입된 2호선 전동차부터 에어컨 냉방화가 시작되었다. 1호선 초저항 전동차들도 1987년부터 에어컨 냉방화 개조를 받았다.
물론 2020년 기준으로도 에어컨은 결코 싼 가격은 아니지만 소득 향상과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특히 1994년 폭염 이후로는 언론에서도 에어컨의 필요성을 많이 다루며 에어컨 보급율이 크게 늘었고, 2010년 이후에는 2016년 폭염, 2018년 폭염 등 매년 계속되는 폭염으로 인해 이제는 비싸도 이것만은 사는 준 필수품 비슷하게 되어 버렸다. 다만 덕분에 후술되어 있듯 전력을 위한 화석 연료 사용 등으로 인해 에어컨 사용이 지구 온난화에 일부 간접적 영향을 미치는 점도 있으니 아이러니. 또 에어컨을 가지고 있는 가정이 많아졌다고 해도 누진세 등 전기요금의 부담 때문에 펑펑 틀지 못하는 혹은 안하는 가정은 여전히 많은 편이다.[19]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대한민국 가정용 에어컨 보급율은 1980년대를 기점으로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해 1990년대 들어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추산된다. '벽걸이 에어컨' 등 이른바 1인용 가구의 영향도 있을듯.
에어컨이 사회에 끼친 영향
에어컨이 실제적으로 점차 쓰이기 시작한 1920년대를 기점으로 지구상에서 인류가 살 수 있는 실내 공간이 압도적으로 넓어졌다. 물론 그 이전에도 더운 곳에 사람이 살았지만 인구 수는 미미했다. 에어컨이 있고 나서부터 더운 지방에서도 소위 말하는 '대도시'라는 것이 생기는 게 가능해졌다. 미국으로만 보면, 남부와 서부 지역, 예를 들면 휴스턴, 댈러스, 뉴올리언스, 피닉스, 라스베이거스 같은 여름 폭염과 서부 사막지대는 초강력 자외선이 일상적인 선벨트 지역에 업무지구가 생겨서 미국의 대기업이 설립되고, 프로 스포츠 팀이 생기는 등 광역권으로 수백만 인구를 낀 대도시로 발전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된다. 특히 고온다습한 기후가 문제인 남아시아, 서아시아 지역은 에어컨이 아니었으면 현대국가다운 도시 발전은 아마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한대 기후의 지방에선 에어컨의 발명이 은근히 저평가되는데, 열대 지역에선 에어컨이 없으면 현대적인 기업 업무는 물론 최첨단 사회의 기반을 갖춰놓고 돌리는 게 불가능하다 싶을만큼 에어컨의 역할은 지대했다고 봐도 된다.[20] 게다가 남아시아나 아프리카 열대 우림의 고온다습한 환경은 전염병이 번지기 딱 좋은 환경이었으나 이도 에어컨이 어느 정도 막았다. 싱가포르 환경부 장관도 에어컨 냉방이야말로 싱가포르 경제의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에어컨 냉방이 없었다면 아마도 많은 우리 근로자들이 최첨단 공장이 아니라, 열기와 습도를 피해 코코넛 나무 밑에 앉아 있었을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만약 에어컨이 없었다면 싱가포르는 지금의 업무, 관광지구가 아닌 단순한 무역항 정도로밖에 기능하지 못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미국 외 지역에서 에어컨의 덕을 가장 먼저 본 나라는 다름아닌 일본이다. 도쿄나 오사카 같은 대도시들은 연평균 기온이 높고 여름이 긴 아열대기후라 에어컨이 없으면 살기가 힘든 곳이다. 여기에 아시아에서 가장 일찍 근대화와 경제성장을 경험하면서 에어컨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도 가장 먼저 발전했다. 1960년대 고도경제성장 시기 일본에서 중산층의 필수품인 신 삼신기로 자동차, 컬러TV와 함께 에어컨이 언급될 정도였다.[21] 에어컨을 발명한 국가는 미국이지만, 지금과 같은 형태의 가정용 에어컨 기술들을 발명한 국가는 일본이다. 1961년 도시바에서 세계 최초의 가정용 실외기 분리형 에어컨인 CLU-7I(실내기), CLU-7H(실외기)을 출시했다. 벽걸이 에어컨도 1968년 미쓰비시전기에서 출시한 MS-22RA 모델이 세계 최초이며, 가정용 인버터 에어컨도 1981년 도시바에서 출시한 RAS-225PKHV 모델이 세계 최초이다.
대만, 홍콩, 마카오, 동남아를 비롯해 아프리카 여러 지역 등 고온 다습한 지역에서 현대적인 문명을 가질 수 있게 한 1등 공신 중 하나인 셈. 온도와 습도는 불쾌지수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이고, 이 불쾌지수에 따라 노동력의 생산성 그리고 개인이 느끼는 편안함이 크게 좌우된다. 현대적인 에어컨은 온도와 습도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잡아주는 혁신적인 장비로서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중동, 남아시아, 중국 남부 남유럽 등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안정화시켜준다. 심지어 사람이 없는 곳이라 할지라도, 반도체 공장의 클린룸, 전산&서버실, 기계실, 변전소와 같이 열기가 많이 발생하는 장비를 안정적으로 24시간 내내 가동할 수 있게 해준다.
자세한 내용은 에어컨/원리와 구조 문서를 참고하십시오.
용어
에어컨을 사게 될 경우, 성능 이외의 기타 여러 가지를 비교할 필요가 있다.
냉방 면적
일반 가정집을 기준으로 한 해당 에어컨을 설치하기 가장 적합한 면적. 냉방능력이 커질수록 면적도 넓어진다. 만약 에어컨의 냉방 면적이 20㎡면 이 에어컨은 창문이 없는 1m 높이인 20㎡ 넓이의 폐쇄공간에 제 성능이 나온다는 것을 의미한다.[22] 물론 냉방면적이 큰 에어컨은 실내외기 둘 다 커지며, 가격과 소비 전력도 올라간다. 16㎡ (약 5평)급의 벽걸이 에어컨 하나로 거실+주방+방만 한 넓이를 전부 시원하게 할 수는 없다는 의미. 이 면적은 사실상 가정집 기준이라 사람이 많이 드나들고 출입문이 자주 열리는 공공시설에 적용하기는 어렵다. 특히 전산실(서버,네트워크 장비), 주방, 고깃집(불판), PC방(컴퓨터), 기계실등 열이 많이 생기는 시설은 냉방 면적이 최소 1.5배 이상인 걸 설치해야 한다. 이 중 서버실과 기계실은 겨울에도 에어컨을 틀어야 할 정도로 열이 심각하기 때문에 가정용 에어컨 따위는 못 쓴다. 서버실과 기계실은 워낙 열기가 뜨거워서 겨울에 창문을 열어놔도 충분히 쾌적할 정도. 그래서인지 서버실과 기계실에서 근무하는 기술자 및 개발자들은 겨울에도 반팔을 입고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23]
소비 전력
단위 시간당 에어컨 작동 시 소비되는 전력. 단위는 W.
냉방 능력
단위 시간당 실내에서 실외로 이동시킬 수 있는 열의 양. 값이 크면 클수록 빨리 시원해지지만, 보통 이런 경우는 소비 전력도 커진다. 단위는 W, HP, RT, USRT, BTU/h나 kcal/h을 쓴다.
성능계수(Coefficient Of Performance, COP)
에어컨의 효율을 나타내는 값으로 냉난방 능력을 소비 전력으로 나눈값. 이 값이 높을수록 전력대 성능비가 높은 고효율 에어컨이다. 가정용 에어컨은 주로 3~4 정도의 값을 가지지만 일부 저가 에어컨은 2.X 정도의 값을 가진다. 효율의 경우 시험 환경의 온도에 따라 달라질수 있다.
통합 성능 계수(IPLV)
인버터가 장착된 에어컨의 경우 처음 시동시를 제외하고는 항상 최대의 냉방출력을 내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므로 최대 출력을 기준으로 측정된 COP를 실생활에 적용하기에 부적절하다. 그래서 가변하는 냉방출력에 따라 각각 COP를 측정하고, 각각의 출력 비율에 따른 COP에 사용시간에 따라 가중치[24]를 적용해 COP의 평균값을 낸 것이 IPLV(통합 성능 계수)이다.
실내기
에어컨 중에서 실내에 놔두는 부분을 의미한다. 스탠드 에어컨이니 벽걸이 에어컨이니 말하는 것들이 전부 실내기에 해당된다. 종류는 바로 밑 문단 참고.
실외기
본 문서의 실외기 문단 참고.
에어컨 설치 관련 용어
매년 사람들이 에어컨을 사놓고 에어컨 설치 비용 때문에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잦다. 돈을 더 내더라도 뭐 때문에 더 내는지는 알고 내자. 에어컨 본체를 싸게 파는 대신 설치비에 바가지 잔뜩 씌우는 업체도 있으니 에어컨이 너무 싸다 싶으면 주의하자[25]. 하지만 설치비는 집집마다 여러 요인들로 인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저쪽 집은 얼만데 나는 왜 이 가격이냐며 따지는 행위도 삼가자. 관련글도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설치 영수증을 달라고 하면 어느 부위로 어떤 비용이 추가되었는지 나오므로 구매 시에 확인했던 설치비 단가표와 비교하여 바가지가 없는지 확인하고, 필요없는 추가 작업을 하지는 않았는지 확인하면 합리적으로 설치할 수 있다.
배관 연장: 에어컨과 실외기 사이의 거리가 기준(업체마다 다르나, 5m 이내)보다 먼 경우 배관을 연장해야 하는데, 1m 단위로 추가비용을 받는다. 배관 소재는 구리와 알루미늄 중에서 선택 가능하며, 대체로 매립형 배관을 가진 아파트에서는 배관 길이가 짧으므로 가격 차이가 얼마 나지 않기 때문에 기분상 (혹은 메이커에 따라 필수적으로) 구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배관을 길게 연장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미터당 비용이 저렴한 알루미늄을 시공하는 경우도 많지만 설치할 때부터 동 배관을 사용을 요청하고 내구성이 떨어지는 알루미늄 배관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배관이 외부에 노출되는 경우에 알루미늄 배관은 햇빛(자외선), 염분, 빗물 등에 의한 부식이 심각하게 일어난다.
냉매(가스)충전: 배관 연장 시 추가로 냉매(가스)를 충전해줘야 하기 때문에 추가비용을 받는다. 프레온 가스를 쓰던 시절의 냉매(R-22)와 그 이후에 새로 출시된 냉매(R-410, R-410A)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에어컨이 어느 냉매를 사용하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냉매 섞이면 답 없다[26] 특히 신형 /구형으로 두 개 이상의 실외기를 사용할 경우에는 주의하자.[27]
실내기 및 배관 진공 작업: 실내기와 배관을 진공으로 맞추는 작업. 에어컨을 새로 구매했을 때에도, 중고나 이전 설치할 때에도 필수 작업이다. 이 작업을 하지 않으면 실외기에서의 냉매 흐름이 방해를 받으면서 냉방 능력 저하+실외기 수명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28] 일반적으로 인버터 에어컨에서 이 작업을 강조하고 있지만 사실 정속형 에어컨에서도 하는 것이 좋다. 2015년 들어 설치비에서 실내기 진공 작업은 무료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기사가 이 작업을 안 해주고 넘어가려고 하면 꼭 클레임을 걸어주자. 설치 가이드에는 진공 상태를 0.5torr 까지 낮추도록 명시하고 있으며, 이 값을 모니터링 하기 위해서는 테스토 사 등에서 출시되는 디지털 진공 게이지가 꼭 필요하다. 아날로그 게이지로는 진공 상태를 "얼추" 파악할 수는 있어도 0.5torr 라는 값을 확인할 수는 없으니 주의하자.[29][30] 간혹 에어 퍼지 등으로 진공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역시 정확한 진공 수치를 잡는 방법은 아닐뿐더러 에어컨 매뉴얼에는 분명히 에어 퍼지를 하지 말고 진공 작업을 하라고 명시되어 있다. 보통 설치 전날이나 당일 기사에게 전화가 오는데, 그때 디지털 진공 게이지가 있는지 꼭 물어보고 만약 없다면 구해서 오든지 다른 기사를 오라고 해라. 에어컨은 설치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자동차 한 대를 사는데, 반은 공장에서 조립해 오고 반은 우리집 주차장에서 조립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며칠 설치가 늦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제대로 설치하자.
질소 블로워(블로잉): 매립 배관 안의 가루 등 이물질을 날리는 작업. 매립 배관일 경우 위 진공작업과 병행 진행한다.(*보통 질소블로워 라는것은 동배관의 경우 동 용접시 내부 이물질인 검은 슬러지가 생기는데 이는 추후 찌꺼기가 되어 모세관이나 필터를 막을수 있음으로 질소를 0.3kg/cm2 정도의 압력으로 블로워시킨 상태에서 용접하는것을 질소블로워 라고 한다.) 질소 블로잉을 안 할 시 진공 작업과 마찬가지로 냉방 능력 저하+실외기 수명 저하[31]로 이어지므로 거의 필수 과정이다.[32] 특히 아파트를 매매로 이사를 왔는데 전 주인이 어떤 냉매를 쓰는 에어컨을 썼는지 알 수가 없을 경우엔 반드시 해야 한다.[33]신축 아파트는 시공사가 배관 청소를 잘 했을 거라 믿고 안 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기사가 동의서를 받으므로 신중하게 생각하자. 에어컨 배관이 매립된 아파트에서 설치할 때에는 이 작업에도 따로 설치비를 받는다.
앵글(금속제 선반) 설치: 건물 밖에 실외기를 놔둘 앵글이 없을 경우 달아줘야 한다. 에어컨 구매자가 앵글을 가지고 있을 경우/앵글이 설치되어 있는 경우에는 설치비를 덜 받는다. 언젠가부터 신축 아파트는 법적으로 실외기를 밖에 설치하려면 관리주체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34] 만약 발코니 내부에 실외기를 놓는 자리가 있는 경우[35]에는 2014년 11월부터 아예 법으로 실외기를 바깥에 설치하지 못하도록[36] 하였으므로 이 경우에는 앵글 설치를 하지 말고 비용을 아끼자. 만약 오래된 아파트나 신축인데 실외기를 놓을 공간이 없는 경우 관리주체 측에서 실외기 설치대(앵글)를 공동구매/설치하는 경우도 있으니 이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타공: 실외기~실내기를 연결하는 관이 지나갈 구멍 뚫기. 기본적으로 1, 2회 정도는 무료인 경우가 있으나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확인해야 한다. 그 밖에 타공작업이 난해한 벽일 경우 추가로 더 받기도 한다.[37] 매립형 배관을 가진 아파트는 매립 배관 터미널이 곳곳에 있으므로 타공이 필요가 없는데, 가끔 이 터미널을 도배로 덮어놓은 경우가 있으므로 자기 집이 2000년 이후에 지어진 아파트이면 관리사무소에 전화해서 매립형 배관이 있는지 확인하자. 그리고 전에 살던 사람이 이미 타공해 놓았는데 도배로 덮어버려서 안 보이는 경우도 있으니 거실 구석이나 침실 안쪽 벽 등 왠지 과거에 에어컨이 설치되었을 것만 같은 곳에는 손으로 살살 두들겨서 구멍이 있는지 확인하자. 잘못하면 쓸데없이 집 곳곳에 구멍을 뚫는 참사가 생길 수도 있다. 거기에 추가되는 경비는 덤.
위험수당: 설치하다가 추락 위험이 있는 곳에서 작업하는 경우 받는 수당. 특히 요새는 실외기를 전용 공간에 설치하면서 앵글 설치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영수증을 확인하여 과다 청구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다만 자신의 거주지에 에어컨 실외기 전용 공간이 있더라도 이곳처럼 전용 공간에 실외기를 들여놓고 설치하는 작업 자체가 굉장히 위험한 경우가 있어서 "왜 사다리 타고 작업하는 것도 아닌데 위험수당을 받아가느냐?"라고 물으며 위험수당을 주지 않으려는 행동은 그냥 진상짓이다.
사다리차/크레인: 실외기 설치 작업이 사다리차나 크레인 없이 진행하는 게 불가능한 경우에는 불러서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로 비용을 받는다. 당연히 집 안에 실외기 설치 장소가 따로 마련된 경우에는 필요 없으므로 기사가 사다리차가 필요한지 물어볼 때 잘 대답하여 쓸데없는 비용을 늘리지 말자.
전기공사: 에어컨은 많은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에어컨에 대한 고려가 없었던 시절에 지어진 집은 추가로 배전반에서 전용선을 따야 할 경우가 있다. 아깝다고 에어컨 플러그를 멀티 탭에다가 연결하면 과전류로 멀티탭이 불타는 수가 있으니 웬만하면 전기공사를 하는 게 좋다.[38] 대체로 15A~30A 정도의 단일 라인이면 안전하나, 에어컨 용량과 에너지 효율에 따라 그 이상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39] 현관문 근처의 서킷브레이커를 보면 에어컨이라고 적힌 차단기가 따로 존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에어컨 전용 전원이므로 따로 딸 필요 없다. 콘센트는 보통 에어컨을 설치할 만한 장소에 일반 가정용과는 다른 1개짜리로 존재하니 잘 찾아보자.[40][41]
배수 펌프: 실내기의 배수 노즐이 실내기의 설치 위치보다 높은 곳을 지나는 경우, 혹은 배수 노즐을 길게 연장해야 할 경우에는 물이 실내기에서 빠지지 않고 고여서 곰팡이가 발생, 악취와 실내 환경 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 주로 매립 배관의 위치가 벽걸이용인데 스탠드형 에어컨을 설치하는 경우 발생할 수 있으며, 낮은 위치의 타공이 난해하여 배관이 우회할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비교적 비싼 단가에 비해 진동 및 소음이 꽤 있고 자주 고장나는 등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으므로 가급적 배수 펌프 설치가 필요한 위치는 피하는 것이 좋고, 꼭 그 위치에 설치해야 할 때에는 에어컨 사용 빈도를 보고 차라리 물통 등으로 물을 따로 받아서 버리는 쪽이 낫지는 않은지도 고려하는 것이 좋다.[42] 타공비가 조금 더 들어도 배수 노즐을 냉매 배관과 별도로 배설하는 것도 고려해보자. 배수 펌프를 2~3만 원 이내로 쉽게 구입 가능하다.[43] 설치도 간편.
철거/이전 비용: 에어컨을 버리거나 이사할 때 옮기는 경우 옮기는 비용. 판매 조건에 따라 기본 설치비가 무료인 구입 때와는 달리, 철거 후 재설치 시에는 기본 설치비를 내야 하는데, 이 돈이 꽤 만만치 않다. 공식 서비스 센터를 통해 진행하면 몇 십만 원 수준의 기본 설치비에 배관, 질소 블로잉 등의 추가 비용까지 포함해서 상당한 금액이 지출된다. 사설 설치자들과 진행하면 저렴한 기본 설치비로 진행할 수 있으나 차후 A/S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양쪽을 판단하여 신중하게 선택하자.[44]
에어 가이드 (Air guide): 주로 가게에서 실외기를 가게 앞에다가 설치하는데, 보행자가 열풍을 맞을 수 있으면 에어가이드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가게에서는 이를 지키지 않고 그대로 배치하는 경우도 있다. '건축물의 설비기준 등에 관한 규칙' 23조 3항 참고
실내기
냉매방식
히트펌프에 사용하는 냉매를 직접 전달하여 열을 운반하는 방식. 배관이 물에 의해 부식되거나 동파되는 일이 없고, 오염에 취약한 덕트가 않음으로 관리가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경우에 따라 룸 쿨러 방식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창문형 에어컨
가정용 에어컨으로는 최초로 개발되고 보급도 가장 먼저 이루어진 종류이다. 대한민국에서도 마찬가지로 1960~1970년대 에어컨 보급 태동기에는 가정용으로 널리 쓰였고, 북미나 동남아에서는 가정용 에어컨으로 매우 흔하게 볼 수 있는 형식이다. 대한민국에서는 2017년 이전까지는 거의 사장된 제품군이었지만 1인 가구가 늘어나고 2018년의 기록적인 더위 덕분인지 실내에 에어컨 설치를 하기 힘든 사람들의 수요가 많이 늘어나서 2019년 이후로는 한국에서도 창문형 에어컨 신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가로로 널찍한 형태(가로형)의 창문형 에어컨은 서구권의 위아래로 여닫는 형태의 창문에 최적화된 형태이다. 가로형 창문형 에어컨의 경우 위아래로 여닫는 창문 환경에서는 받침대를 설치하고, 에어컨을 창틀에 걸친 뒤 그냥 창문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서 닫으면 설치가 끝난다. 하지만 한국이나 일본의 가로 미닫이형 창문에 가로형 창문형 에어컨을 설치하면 창문의 위아래로 공간이 많이 남게 되며, 스티로폴이나 아이소핑크 등의 단열재로 남는 공간을 메꿔야 하기 때문에 미관상 좋지 않고 설치하는 데 품이 많이 든다.
한편, 동아시아의 가로 미서기 창문에 최적화된 세로형(세로로 널찍한 형태) 창문형 에어컨은 1974년 일본에서 제너럴 일렉트릭 브랜드로 출시된 스키니(スキニー)가 최초이다[48]. 한국의 경우 1990년 삼성전자가 세로형 창문형 에어컨("수직형 에어컨")을 출시하였으나, 몇 년 가지 못하고 단종되면서 명맥이 끊겼다. 이후 2010년 중반 들어 일본의 세로형 창문형 에어컨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일본 토요토미(トヨトミ)와 코로나(コロナ)사의 세로형 에어컨을 해외직구로 들여오는 수요가 있었으며, 토요토미 제품의 경우 총판을 통해 정식 수입되기도 했다.
한국 소비자들이 직구 등을 통해 LG전자의 북미형 가로형 제품이나, 일제 세로형 제품 등 창문형 에어컨을 구매하는 수요가 늘어나자, 2019년에 파세코가 세로형 창문형 에어컨 PWA-2100W을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2020년에는 캐리어, 위니아딤채, 신일전자, 한일전기, 귀뚜라미그룹, 21센추리 등의 기업에서 세로형 창문형 에어컨을 발매하고 있다. 2021년부터 삼성전자도 한국에 창문형 에어컨을 출시했으며, # 2022년 LG전자도 창문형 에어컨을 오브제 브랜드로 출시하였다. # 가격도 20만원대에서 8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20만원대 제품은 대부분 TCL, Midea, Chigo 등의 중국제 OEM으로 신일전자, 위니아딤채 및 기타 중소 업체 등에서 수입하는 물건들인데[49] 이들은 정속형이라 전력효율이 낮고 소음도 꽤 크지만 60~80만원대의 제품은 인버터 방식이라 전력효율이 좋고 BLDC 모터를 사용해 소음이 많이 줄어들어서 선풍기 강풍보다 조금 더 큰 정도의 소음이 난다. 다만 물배출이 제대로 안 될 경우 생기는 결로 문제는 여전.
장점은 실외기를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되어 설치가 간편해서 개인이 설치할 수 있고, 배관이 내부에 고정되어 있어 내구성이 좋으며, 가격이 저렴하다. 단순한 구조로 인하여 청소도 용이하다. 대한민국의 경우 500~1200W 정도의 전력을 쓰는 소형이 주를 이루며, 성능 계수는 3 근처로 4에 근접하는 대형 스탠드 에어컨에 못 미친다. 가스는 반 영구적으로 밀봉되어 있으므로[50] 충전할 필요가 없으며, 혹시 가스를 충전해야 한다면 고장난 것이니 가스 충전이 아니라 수리를 받아야 한다.[51] 게다가 에어컨 본체와 앵글만 덜렁 떼서 들고 갈 수 있는 구조상 이사할 때는 편하며 소형 에어컨 가운데는 그나마 전력효율이 좋으므로 신품 수요가 있고 중고 거래도 활발한 편이다.[52]
단점은 컴프레서가 내장된 본체에서 나오는 끔찍한 소음과 진동 블로워팬의 풍절음인데 실제로 동작되는 소음을 들어보면 6평 벽걸이 에어컨 실외기 소음 + 일반 중형 승용차 블로워팬을 최대 속도로 틀었을 때 나는 풍절음이 합쳐져서 잠귀 밝은 사람일 경우 틀고 자기 힘들 정도다. 하필이면 설치 위치도 창틀인지라 잘못하면 창과 벽이 함께 울려서 소음이 더욱 심해진다. 그리고 대부분의 창문형 에어컨의 구조 자체가 사실 한국에서 쓰라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도 문제다. 좌우로 넓은 모양을 가진 창문형 에어컨은 북미의 오르내리창을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다.[53] 그래서 오르내리창에 설치할 경우 본체에 레일을 설치한 다음 그대로 창틀에 끼운 뒤 창문만 내리면 설치가 끝난다. 반면 대한민국에서 흔한 미서기창에 설치할 경우 어떤 방법으로 설치하더라도 손이 많이 간다는 문제가 있다.[54] 게다가 창문형 에어컨의 자체 소음뿐만 아니라 벽걸이형과는 달리 창문을 밀폐시킬 수 없기 때문에 외부 소음이 그대로 들어온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또한 대부분 설치 가능한 창문 최소크기가 85cm~90cm이므로 85cm 미만의 작은 창문은 설치할 수 없다.[55] 2021년엔 파세코에서 작은 창문용인 mini제품이 나와, 77cm부터 가능해졌다.
2023년 현재는 창문형 에어컨의 소음 문제 때문에 여전히 벽걸이 에어컨이 대세이긴 하지만 실외기를 둘 공간이 없거나, 벽에 구멍을 뚫을 수 없거나, 빨리 설치하고 싶거나,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사고 싶거나, 이사를 자주 가는 등 탈부착할 일이 많은 경우에는 벽걸이형 에어컨보다 창문형 에어컨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설치 및 이동의 간편함 덕분에 창문형 에어컨의 수요가 매우 늘어나며 기업에서도 창문형 에어컨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창문형 에어컨 특유의 튀어나온 구조가 개선되거나 소음을 극히 감소시킨 제품 등이 출시되고 있다.
창문형 에어컨은 구조가 단순하기 때문에 고장이 잘 안나는 편이며, 에어컨 고장의 흔한 원인인 냉매가스 누출도 냉장고처럼 기기 안에 완전 밀봉 되어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어디 세게 부딪히지 않는 이상은 냉장고급으로 누출되기 어렵다. 또한 유럽식 창문이 있다는 가정 하에 설치가 매우 간편하기 때문에 탈착도 쉽지만, 대한민국에선 더운 여름 날씨 때문에 유럽식 창문이 아닌 집[56]이 많고, 비상용으로 구매하기 보단 에어컨을 미리 점검해 두는 쪽이 가격부담도 적고, 휠씬 효율적이다.
한국에 정식출시된 네임드 제품들 기준으로 중고시세가 평상시엔 10만원대, 신품이 30만원대가량 하는데 가격이 한여름엔 거진 2~3배는 우습게 뛰어버리는 흉악한 바가지가 판을 친다. 수리나 보증을 신경 안쓰고 싼맛에 쓰려는 용도로 구매하려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10만원 후반가량이면 신품을 구매할 수 있다. 다만 해외직구라 배송이 한국에 비하면 느리고 혹서기 품귀현상은 동일하니 본격적인 여름철이 오기 전에 구매해두는 게 좋다.
스탠드형 에어컨
산업용 에어컨과 가정용 에어컨의 중간 형태로서 중소규모 점포나 소형 강의실에 사용되는 종류이다. 한국과 중국에서는 가정용으로도 많이 쓰인다. 대한민국에서는 1994년 폭염 이전까지는 주로 업소용으로 판매되었으며, 1994년 이후 현재까지 가정용 주력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이 유형의 에어컨이 가장 다채로운 기능, 디자인, 가격대를 가지고 있어 가정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다. 또한 송풍기와 실외기가 분리되어 있어 내부 구조가 단순하며 분해가 쉽고 물청소를 할 수 있는 등 유지 관리에 용이하다. 크기가 워낙 큰 만큼 다른 에어컨보다 비싸다는 인식이 있지만 20~30만원대로 벽걸이급으로 저렴한 제품에 인버터형식인 제품도 많다.
그러나 실외기와 멀리 떨어져 설치될수록 냉방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57] 펌프 돌리는 것도 있지만, 기껏 식혀놓은 냉매가 파이프 타고 오면서 실내온도로 데워지기 때문. 면적이 일정 이상 되는 건물에는 개별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고 중앙집중공조설비(냉동기와 에어컨 따로, 급수 펌프 및 난방용 보일러까지)를 두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58]
벽걸이 에어컨
1968년 일본의 미쓰비시전기에서 '키리가미네(霧ヶ峰)' 브랜드로 세계 최초로 출시하였다. # 한국에서는 1980년대부터 발매되기 시작했고, 1994년 폭염 이전까지 가정용 주력 제품으로 판매되었다.[60] 일본에서는 지금도 가정용 주력 제품이며, 한국에서도 2000년대 이후 가장 많이 쓰이고 보급이 활발한 종류이다. 원룸이나 고시원 등 1인 주거 문화가 발달하면서 더욱 더 시장이 확대될 여지가 많다. 실내기를 액자 모양으로 만든 액자형 에어컨도 있다.
창문형 에어컨과 스탠드형 에어컨의 장점만을 조합한 것이라 좁은 공간에도 설치하기도 쉽고 특히 실외기를 옥상이나 건물 외부로 떼어놓을 수 있어서 소음 문제에서도 강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바람의 흡입구와 냉풍의 배출구가 아래 위로 나 있고, 고장의 우려가 있는 전기회로가 바람의 방향과 관계 없는 좌측이나 우측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따로 분해하지 않고서도 바람 흡입구에 물을 비산시키는 것만으로도 물 청소가 가능하다. 따라서 에어컨 청소업자들이 스탠드형 에어컨과 함께 청소 작업에서 가장 선호하는 종류. 그러나 상대적으로 적은 냉방 용량에도 불구하고 실외기를 각자 설치해야 하므로 건물 전체로 따졌을 때 전력 낭비, 실외기의 난립으로 인한 외부 소음과 배출 열 문제의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스탠드형 에어컨과 마찬가지로 실외기와 멀리 떨어져 설치될수록 냉방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으나, 설치되는 건물 규모 자체가 대개 냉방 효율에 영향을 줄 정도로 실외기와 지나치게 떨어지는 경우가 없으므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석고보드에 달 때는 주의를 요한다. 특수한 나사[61]를 이용하여 고정시켜야 하며, 무게에 따라선 나무에 고정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사가 뽑혀서 지나가는 행인이 사고를 당할 수 있고, 나사가 중력에 의해 질질 내려오면서 벽이 뚫리는 끔찍한 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 리모컨이 망가지면, 신형 모델의 경우 에어컨에 버튼이 보이지 않아 야밤에 고통받을 수 있다. 이 때 임시방편으로 에어컨 송풍구를 손으로 열어보거나 몸체 커버를 열어보면 전원 버튼이 숨겨져 있다. 이 버튼을 누르면 일단 작동을 시킬 수 있으니 너무 덥거나 습해 괴롭다면 사용해보자. 물론 온도조절과 모드 설정이 안되는 것은 감수해야한다. 만약 에어컨에 빅스비나 다른 AI가 탑재 되었을때는 음성조작으로 에어컨을 켤 수 있으니 걱정말자.
모든 에어컨 공통으로 상태 디스플레이(온도 등이 표시되는)가 없는 실내기인 경우 리모컨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따라서 리모컨으로 설정된 온도에 따라 에어컨이 작동되도록 설계되어 있으므로, 리모컨이 망가졌거나 분실한 경우 사용 가능한 다른 리모컨을 이용하면 된다. 그마저도 없다면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호환 리모컨을 마트 등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으니 그걸 활용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