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작은 카페. 해지는 오후, 창가에 앉은 소영은 오래된 편지 한 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편지는 누렇게 바랬고, 손때가 가득 묻어 있었다. 그것은 그녀의 첫사랑, 준호가 군대에 가기 전 마지막으로 보낸 편지였다.
“소영아, 너와 함께한 순간들은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했어. 다시 돌아오면, 꼭 너와 다시 시작하고 싶어.”
그들은 고등학교 3학년 때 만났다. 같은 문학 동아리에서 시작된 인연은 매일의 일상이 되었고, 서로에게 깊이 빠져들었다. 그러나 대학 입시와 군 입대로 인해 자연스레 멀어졌다. 편지는 그가 군대에 간 지 일주일 만에 도착했지만, 소영은 끝내 답장을 쓰지 못했다.
시간은 흐르고, 소영은 대학을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에디터로 일하게 되었다. 책 속에 묻혀 사는 그녀의 일상은 바쁘고 무미건조했지만, 마음 한켠에는 늘 준호가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소영은 우연히 SNS에서 준호의 이름을 발견했다. 그는 지금 작가로 활동 중이었다. 사진 속 준호는 여전히 따뜻한 눈빛을 지닌 채, 어느 작은 도시에서 책 사인을 하고 있었다.
용기를 낸 소영은 그가 있는 서점으로 향했다. 마음은 두근거리고, 손은 떨렸다. 서점에 도착한 그녀는 조심스레 그의 책을 집어 들고 줄을 섰다. 차례가 다가오자, 준호가 고개를 들었다.
“…소영?”
그의 목소리는 낮고 따뜻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오래된 편지를 조용히 꺼냈다.
“이걸… 아직도 가지고 있어.”
준호는 잠시 말을 잊고, 편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때 너에게 답장을 기다렸지만, 이렇게 직접 만나게 될 줄은 몰랐어.”
두 사람은 그날, 서점 근처의 작은 카페에서 긴 이야기를 나눴다. 지나간 시간과 그리움, 그리고 현재의 삶에 대해.
카페를 나서며, 소영은 다시 말없이 준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속삭였다.
“이번엔… 대답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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