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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아르바이트 2일 연휴였지? 어디라도 놀러갈까-.

그러고 보니.

히우라가 금요일엔 강습이 없었지?

같이 놀러가자고 해볼까?

그의 자연스런 마음은 ‘그녀’를 불안하게 만들지만 또한 ‘그녀’를 기쁘게 하는 것도 그런 자연스런 감정이었다.

때문에 성가시기 짝이 없었다.

대단히.

선의로 시작한 요리는 ‘그녀’를 번민하게 만들고 그녀를 기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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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박타박 걸었다.

타박타박, 긴 그림자가 따라왔다.

내일을 향해 쫓아왔다.

헤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그것으로 완결하고 거기에서 끝났다.

카세트를 되감았다.

그동안에 생각하는 것.

다정한 목소리와 다정한 손.

온화한 따스함.

그리고 명란젓구이.

-명란젓?

“할망이 만들어준 것도 맛있었지만... 그것도 맛있었어.”

푸른 눈동자는 보랏빛으로 물들어가는 하늘을 담으며 눈앞을 지나가는 고추잠자리를 뒤쫓았다.

그것은 눈동자 속에서 수평선이 되고 내일을 오늘로 보냈다.

또는 오늘을 어제로 물리쳤다.

금빛 곱슬머리는 여름을 잊게 만드는 서늘한 가을바람에 흔들리고,

나풀나풀, 찰랑찰랑.

받은 사탕.

혀 위에 얹고 굴리니 딸기 우유 맛이 났다.

저녁놀.

어린아이가 엄마의 손을 잡고 걷고 있었다.

작은 소녀.

혼자.

길 한복판.

지금 손을 흔들면 내일은 대답해줄까?

손을 흔들면 또 내일

하지만 내일 같은 건 오지 않아도 괜찮았는데.

그랬으면 줄곧 헤어지지 않을 수 있었는데.

정말 좋아하는 것은 어디론가 멀리 가버렸다.

없어졌다.

소중한 존재를 잃어버렸다.

내일이 오지 않았다면...

-그래도 내일이 오지 않으면.

“오지 않으면 줄곧 오늘인 채.”

살며시 말을 건네는 목소리.

어른스러운데 몹시도 앳된 불가사의한 음성.

“내일이 오지 않으면 좋았을 텐데.”

작은 소녀는 마치 그 목소리에 대답하듯이 반복했다.

혀 위에서 굴리는 사탕.

이번에는 포도 맛.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니?”

불가사의한 목소리가 물어왔다.

하늘로 향하는 소녀의 눈동자.

“할망은 왜...”

“미안해. 네가 바란 게 아닌데.”

신비한 목소리는 바람에 휘감겨 사라졌다.

왜냐하면 그 목소리는 소녀에게는 들리지 않으니까.

왜냐하면 불가사의한 목소리는 멀고 머니까.

소녀가 올려다보는 하늘. 그 아득한 저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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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판이 있으면... 거기까지 걸어갈 수 있는데.”

신비한 목소리의 새하얀 여자아이는 말했다.

그 손에 들린 거대한 잿빛 낫.

도무지 걸맞지 않고 어울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없는걸. 있으면 아무도 길을 잃지 않을 텐데.”

귀여운 남자아이의 목소리. 그런데 꽤나 맹랑하게 들렸다. 검은 고양이가 박쥐 같은 날개를 펼치고 있었다.

“표지판이 없으니까 찾아낼 거야. 저 아이가 있는 장소를.”

“그러면... 다행이고. 뭐, 그래서 그 애들로 선택한 거잖아? 모모는 진~짜 오지랖이 넓다니까.”

“아하하. 잘 알고 있잖아, 다니엘!”

Cherish You(Side-A) - fin

손바닥 은하 <후편> (Cherish You, Side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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