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고문의주세요 ✔ 여자신발쇼핑몰

를 내려주는 시원한 바람에 머리카락을 날리면서 옥상을 계속 걸어갔다.

그가 있는 쪽을 돌아보지도 않고 말없이.

더 걸어가면 막다른 곳. 2미터 정도 높은 장소에는 저수탱크가 있었다.

이윽고 소녀는 거기에 도착했다. 그리고 손에 들고 있던 카세트 플레이어를 치마 허리춤에 넣더니 거침없이 사다리를 오르기 시작했다.

“왜-.”

저런 곳에 올라가려고 하는 걸까?

옥상.

거기에서 더 높은 장소.

흠칫 하나의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설...마.

“자, 자, 자, 자, 자, 자살-?!”

반사적으로 윗몸을 벌떡 일으켰다.

하지만 동시에 퍼뜩 생각했다.

-잠깐! 그 자살, 기다려어어어어어!

라는 둥 소리치면서 말렸다가 혹시 그런 게 아니면 어떡하지?

그런 자문에 따라 그는 일단 상황을 살펴보기로 했다.

아직 그의 존재를 깨닫지 못한 것 같고.

벽과 한 몸이 되듯이 찰싹 달라붙어 고개만 뻗었다.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주의해서 잘 살펴보았다.

마침내 소녀가 사다리를 끝까지 다 오르려 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소녀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으윽?!”

마코토는 저도 모르게 신음했다.

벌써 뛰어내렸냐?!

자살 지원자냐?!

초조해진 그는 소녀의 눈에 보이지 않던 사각지대에서 뛰쳐나갔다.

그러자 그 시야에 다시 금빛이 비쳤다.

소녀의 머리칼이 바람에 나풀거렸다.

아무래도 탱크가 설치된 상단에 도착하기 직전에 사다리 손잡이에 치맛자락이 걸려서 넘어졌을 뿐인 것 같았다.

이미 소녀는 일어나서 조바심을 내며 허리춤에서 카세트 플레이어를 빼내고 있었다. 그러고 이런저런 버튼을 찰칵찰칵 눌렀다.

넘어진 충격으로 망가지지는 않았다 확인하는 것 같았다. 표정은 보이지 않았으나 안도한 듯이 어깨를 들썩이고 있는 몸짓에서 카세트 플레이어가 무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소녀는 오른손으로 교복의 먼지를 털자 이번에는 양손을 카세트 플레이어에 댔다.

소중하다는 듯이 작은 손바닥이 그것을 감쌌다.

그래도 전부 다 감싸지지 않았기 때문에 소녀의 작고 작은 손에서 대부분 비어져 나와 보였다.

조금 먼 거리가 소녀의 자그마한 느낌을 한층 더 강조했다.

그 금빛은 흡사 가을바람이 불면 어디론가 날아가버릴 듯한 은행나무 잎새 같았다.

문득 소녀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입술이 희미하게 달싹이더니 뭔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으으으응?!”

그는 귀를 기울였다.

뭔가 지금...

들린...

듯한...

상상을 초월한 뭔가가.

소녀의 입에서.

그것은-.

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비빗.

무슨 주문 같았다.

고장난 기계처럼 하늘을 향해 공허하게 말하고 있는.

소녀의 언어.

그것은.

“-채널링인가?!”

설명하겠다. 채널링이란 자기 최면 등에 의한 트랜스폼 상태를 거쳐 잠재적인 의식을 통하여 우주나 다른 차원으로 교신을 하는 대담한 기술이다.

어째서 이런 시골 여고생이 그런 걸?!

“왜 UFO를?! 아니면 전생을 부르는 건가?!”

무심코 나온 그의 마음속 외침은 말이 되고 목소리가 되어 바람을 타고 넘칠 듯한 마음을 실은 채 소녀에게 다다랐다.

아니. 사실은 다다를 리 없었다. 헤드폰으로 귀를 막고 있으니까.

하지만 순간, 하늘로 향해 있던 소녀의 집중력이 풀렸다. 마치 누군가가 이끈 것처럼 그가 있는 쪽으로 향하는 의식-.

휙 뒤도는 소녀.

딱 마주치는 시선.

두 사람 다 그 자리에 못 박힌 듯이 꼼짝하지 못했다.

누가 못 뽑게 장도리 좀 갖다줘~.

소녀의 푸른 눈동자가 휘둥그레지고 기다란 속눈썹이 굳은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방금 전까지 “비비비빗”이라고 수수께끼의 소리를 연발하고 있던 입술을 파들거리며 작은 몸을 더 작게 움츠리고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

그리고-.

“흐윽...!”

그는 ‘설마!’ 하고 생각했다.

“우, 우는 거야?! 우아아-! 아니! 나? 나냐?! 역시 나 때문이냐!”

이쪽도 놀랐지만 저쪽도 꽤나 놀란 모양이었다.

옥상에 누군가가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않았을 테니까...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잘 보이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