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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던 여자애가 대답했다.

“아, 정신이 드니? 여기가 어딘지 알겠어? 병원이야.”

“으음, 응...”

죽지 않았다.

살아 있다.

“...살아 있어.”

코헤이가 중얼거림에 여자애가 미소를 짓고는 의자에서 일어났다.

“응. 살아 있네. 하하! 그나저나 넌 ‘심한 꼴’ 이라고 말하지만 차에 살짝 스쳤을 뿐이잖아.”

“뭐?”

하지만 그때 차도로 나가버린 나는 달려오던 차에-

팔다리를 비롯해 온몸의 여기저기가 구부러질 수 없는 방향으로 구부러져서.

치이고 날려가 엉망진창이......,

되지 않았네.

전혀 아니잖아.

움직인다. 움직인다. 팔도 다리도 머리도 목도...

주위를 둘러보니 좁고 평범한 1인 병실이었다.

그때 차에 부딪치기 직전. 마침 코헤이가 두고 간 돈이 모자란다고 불평을 하러 카페 밖으로 나왔던 여자애가 코헤이를 인도 쪽으로 확 잡아당겼던 것이다.

부딪쳤다기보다 가볍게 닿았을 뿐.

그럼 그 기억은?

차에 치이고 날아가 엉망진창이...

“아까 검사했는데 아주 말짱하고 긁힌 상처뿐이래. 아니, 그보다 오히려 내 쪽이 심하다, 너?”

말하며 여자애는 침대 가장자리에 다리를 얹었다.

그 무릎에 큼직한 반창고가 붙어 있었다.

코헤이를 잡아당길 때 그 기세를 이기지 못하고 나동그라진 모양이었다.

“너도 그까짓 일로 기절하지 마. 의사 선생님도 말하더라. 수면 부독 아니냐고. 정말 어이 상실이라니까.”

“미안...”

사과밖에는 할 수가 없었다.

전부 내 잘못이었다.

그렇다면 그 기억은 착각이었을까?

차에 치여 날아가고 엉망진창이 되는.

아니, 그래도 엄청 선명했다.

아니, 하지만-, 으음.

뭔가 점점 내 기억력에 자신이 없어진다...

도대체 팔다리뿐이라면 몰라도 물리적으로 내 온몸이 심하게 뒤틀린 모습을 내 눈으로 볼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유체 이탈이라도 했다면 몰라도...

창 밖. 젖혀놓은 커튼 저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벌써 해가 저물어 캄캄했다.

유리창이 병실의 형광등 불빛을 반사해서 침대 옆에 걸터앉은 여자애의 모습을 비추어내고 있었다.

“아, 참. 다들 와 있어, 네가 사고를 당했다는 연락을 받고 네 아버지랑 형이랑 그리고 ‘그녀’ 도 날아왔어.”

“...그래. 고마워...”

“나한테 그런 말해서 뭐하니? 너네 아버지는 의사 선생님한테 가셨어. 그리고 아까까지 ‘그녀’ 가 계속 울고 있었는데 지금 네 형이 밖에서 진정시키고 있어. 줄곧 울면서 말하더라. 너하고 모처럼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뻤는데 오늘 화나게 해버린 것 같다고. 게다가 하필 그럴 때에 사고를 당할 건 또 뭐라니? 그야 놀랄 만도 하지. 화나게 하고 친해지지도 못한 채 죽어버리면. 너, 집에서 같이 있다가 불쑥 나와버렸다며?“

여자애는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무지막지한 경상으로 끝난 지금 그것은 완전한 우스갯거리로 변해 있었다.

듣고 보니 그랬다.

형과 그녀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다 못해 집을 뛰쳐나왔다.

“정말 어린애라니까~!”

여자애가 배꼽을 쥐고 웃어댔다.

“실제로 어리니까 할 수 없잖아.”

코헤이는 작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살아 있어서 다행이었다.

이렇게 숨을 쉴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팔과 다리와 몸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살아 있는 것이다.

“아..., 그러고 보니 엄청 새삼스럽지만 물어봐도 돼?”

코헤이는 여자애에게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뭘?”

여자애는 코헤이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네 이름.”

‘풋!’ 하고 여자애가 웃음을 터뜨렸다.

웃음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하지만 왠지 듣기 좋았다.

“듣고 보니 그러네. 우리 둘 다 자기소개를 하지 않았구나. 그럼 먼저 남한테 묻기 전에 자

신부터 밝히시지요~.“

“아, 그렇지!”

그것도 그런가 하고 고개를 끄덕인 코헤이는 제대로 움직이는 몸을 일으켰다.

“나는 에나미 코헤이. 알고 있겠지만 중3.”

다음은 여자애의 차례.

“알고 있겠지만 나도 중3. 그리고- 카가와 리코코. 잘 부탁해.”

그렇게 말하고 리코코는 웃었다.

예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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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헤이 자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