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셰 | 타카야마 마키 | 식탐
@roche_rondo
로셰 | 타카야마 마키 | 식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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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열람 전에 앞서
1. 악식惡食의 연관連關 제출작입니다. 주제는 타카야마 마키 - 식탐 입니다.
2. 짧은 조각글이며, 글 흐름이 상당히 불친절합니다. 타카야마의 독백 정도로 숙지하고 읽어 주세요. 사이트 특성상 폰트가 읽을 때 불편하시면 아래의 링크로 열람해 주세요.
3. 얇은 노파심에 의해 글 수정이 될 수도 있으니, 그럴 때를 고려해 수정본을 확인하실 수 있는 링크입니다. : http://posty.pe/38a6gn
◇
사람들은 누구나 지나치게 정보를 탐한다. 우리들은 모두 이 증상을 앓고 있으며, 이를 정보의 식탐이라고 명명한다.
_unknown
◇
기자라는 직업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를 따져보는 것이 어떤가. 하지만 그 사전적 의미가 현재 보편화되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그건 네가 제일 잘 알지 않아?
◇
타카야마 마키, 25세. 대기업 언론사의 기자.
직업의 특징상 흥미로운 소식이 보이면 재깍 달려가 정보를 얻는다. 목표는 대중을 사로잡는 것.
'대의에 어긋나지 않는가?'
그런 질문을 들을 때에 코웃음만이 나온다. 대의라는 것은 청중을 지배하는 자들이 거머쥐기 마련이다. 그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에, 우리들은 사냥을 하는 것이다.
관심을 향한 계획과 철두절미한 사냥방식. 기자들은 어쩌면 사냥꾼과 다를 바 없을지도 모른다. 사회라는 열대우림에서 우리들은 하이에나 같은 존재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우리의 행동에 의해 생태계는 균형을 유지한다.
정보의 악식.
언론은 게걸스레 손에 닿는 정보라는 정보는 전부 먹어치운다. 야만스럽고 잔인하게도, 사실은 조리되어 입맛에 맞춰져 왜곡된다. 관객은 그러한 요리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우리는 그들에게 맞추어 자극적인 양념을 더한다. 지속되는 식탐의 연계일 수밖에 없다.
그렇게 꼬리를 물고 물어 연명하던 어느 날, 나는 지하철에서 일어난 어느 기괴한 살인사건이라는 식재료를 손에 넣었다. 이번 사건은 굉장히 특이한 재료다. 놓치기 아까울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알맞게 다듬고 적당히 펜 잉크를 스미게 해서 갓 뽑은 인쇄물을 내놓는다. 추가적인 양념을 위해 서슴치 않으며 약자를 더듬어서 정보를 알아내려 했다. 대중들은 일관적이다. 그들은 새롭고, 특별한 것을 원한다. 그렇게 해서 다수의 일시적인 유흥을 위해 소수의 눈물과 피땀은 희생되기 마련이다. 흔히 말하자면 대의를 위한 약자의 희생이다. 이러한 궤변을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는 반면, 모든 정보가 가미된 소식을 보며 일부는 욕을 한다. 그렇지만 이미 맛은 보셨을 터.
약자의 절규 역시 일시적이며, 사건은 금방 잊혀지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이 현상에 익숙하기에 저널리스트들은 지속해서 사회라는 식당에서 정보라는 식재료를 조리하며 서민들을 대접한다.
오늘도 당신들은 새로운 소식의 바다를 들이키며 감성에 빠지는 것을 즐깁니다.
식사는 어떠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