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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이었다.

게다가 그 작전대로 되었다.

대성공이었다.

스스로 생각해도 훌륭했다.

실제로 수면 부족 때문에 몸이 조금 좋지 않기도 했다.

책상에 엎드려 있어도 귀를 막지는 않았으니까 주위의 이야기는 싫어도 귀에 들어오지만 하자마 유카의 화제에 끼어드는 사태만은 피할 수 있었다.

그리고 코마치는 정신적으로 녹초가 되었으면서도 그럭저럭 하루를 보내고 귀로에 접어들었다.

“-주, 죽었어....”

“그건 내 얘기?”

“앗...,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뭐랄까, 정신적으로 완전히 지쳐버렸으니까 그 상태를 비유적으로 표현해서....”

‘뭘 그렇게 필사적으로 설명하는 거니? 아하하하하!“

그녀가 웃었다.

코마치가 지금 대화하고 있는 상대는 어제 사고에 휘말려 죽어버린 하자마 유카-의 유령이었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하자마 유카는 숨을 거둔 장소에서 몇백 킬로미터나 떨어진 아무 연고도 없는 코마치의 집에 나타났다.

코마치 말고는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투명한 모습으로.

그녀 때문에 어젯밤에는 거의 한숨도 자지 못했다. 모처럼 꾸벅꾸벅 졸기 시작해도,

“난 안 졸려. 죽었으니까.”

이런 식으로 하자마 유카의 유령이 계속 말을 걸어와서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밤을 새운 덕분에 자기가 지금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지만.

나이가 똑같고 생일이 똑같고 물론 별자리도 띠도 똑같고 혈액형도 똑같다.

만약 점을 친다면 완벽하게 똑같은 운세가 나올 것이다.

“그러니까 이것도 ‘운명’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그렇게 그녀는 -유카는 말했다.

“난 죽어서 코마치하고 만났어. 죽지 않았다면 틀림없이 만날 일도 없었을 거야.”

분명 그럴지도 모른다.

새하얀 여자아이의 말을 빌린다면 생일이 똑같은 코마치와 우연히 파장이 맞아서 유카는 찾아왔다.

그때 텔레비전에서 하자마 유카가 죽었다는 뉴스를 보면서 그녀를 생각하고 있었던 코마치에게.

그리고 그대로 붙어버렸지만.

그런 얘기는 누구한테도 할 수 없었다. 이야기해도 믿어주지 않겠지만.

유카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코마치뿐이었다.

식탁에서 아침밥을 먹고 있을 때에도. 옆자리에서 어머니가 하자마 유카의 죽음을 애석해하고 있을 때에도 유카 본인은 줄 곧 옆에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깨닫지 못했다.

아버지도, 남동생도, 반 아이들도.

당신들이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사람의 유령이 여기에 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어린 시절부터 유령이나 귀신 같은 걸 봐둘 걸 그랬나 싶었다.

그랬다면.

[이노우에 코마치는 영감이 엄청나게 강하니까 여기에 하자마 유카의 유령이 있다는 건 사실인지도 몰라! 아하하! 틀림 없을거야! 와, 신난다! 와, 신난다! 와, 신난...]

그렇게 되어버리면 이렇게 반 아이들에게서 떨어져 혼자 터덜터덜 쓸쓸히 하교할 일도 없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아니다.

미묘하게 틀렸다.

혼자지만 혼자가 아니었다.

“왜 그렇게 풀이 죽어 있는 거니?”

유카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