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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야는 알고 있었다.

-내가 사실은 사토루를 좋아하니까.

그녀는 죽어버린 자신이 사토루의 마음까지 같이 가져가버렸다고,

어쩌면 사야한테서 사토루를 억지로 떼어놓았는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닌데.

내가 선택했다.

아야가 행복해지는 것을,

아야의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는 것을.

그러니까 나는 괜찮다.

그걸로 충분하다.

“-그런데 너한테는 그녀의 모습이 보여.”

귓가에서 물방울이 터지듯이 목소리는 울렸다.

그리고 사야의 가슴속 깊은 곳에 파고들어, 숨겨져 있던 ‘마음’에 이른다.

희미하게 흔들리는..., 마음.

사야의 오른손 안에 있는 테디 베어는 표정도 바꾸지 않았지만... 그 목소리만은 또렷하게 여기에 있었다.

왼손의 허스키견 인형에게서,

“나 참...”

그런 한숨 같은 말이 작게 들려왔다.

왠지 사야 자신의 한숨과 비슷해서 조금 웃었다.

이렇게 기묘한 상황인데 바람이 잔잔해지듯 평안해져가는 마음이 너무도 신기했다.

테디 베어가 말했다.

“너의 그 마음이 ‘거짓’이라면, 그걸 깨닫지 못했다면-.”

“아마 깨닫고 있었을 거야. 아니..., 난 처음부터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어.”

어른스러우면서도 앳된 목소리를 가로막고 사야는 고개를 푹 숙였다.

인형을 들고 있는 손이 무릎 위로 힘없이 떨어졌다.

어째서 이 목소리는 내 마음을 건드리는 걸까?

역시 이건 꿈이 틀림없어.

그래-.

처음부터 마음속 어딘가에서 목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자신을 부르는 자신의 목소리.

-전부, 모조리 아야한테 빼앗기고 말 거야.

그런 식으로 말을 걸어왔다.

들리지 않도록, 듣지 않도록 했지만 그래도 도달하고 있었다.

억지로 뿌리쳤다, 그런 목소리일랑 처음부터-없었던 것처럼.

“나는..., 나는...”

슬프지도 않은데 눈물이 나왔다.

쓸쓸하지도 않은데 누군가가 곁에 있어주었으면 싶어서 손에 든 두 개의 인형을 꼬옥 끌어안았다.

“그래도 넌 진심으로 ‘그녀’가 행복해질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잖아?”

다정하게 들리는 목소리.

투명하게 스며들어.

슬픈 진실과 행복한 거짓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아니. 떠올리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