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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그렇게 되면 좋겠다.’거나 ‘그렇게 되지 않으면 좋을 텐데’

하고 바라고야 만다.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쯤은 알고 있는데.

저것을 보라, 종이비행기도 추락했지 않은가.

영원히 날 수는 없다.

그렇게 멀리 갈 수 없다.

알고 있는데.

왜 날았을까?

거기까지.

갈 수 있을 리 없는데.

그리고 또 종이비행기를 접고 있었다.

이번에는 루스리프 노트로.

아직 아무것도 적어 넣지 않은 것

그냥 날리기엔 뭔가 아까운 느낌이 들어서 거기에 말을 써넣었다.

아무도 모르지만, 만약 도착한다면 알 만한 말들. 소원과 똑같이.

아까 그것보다더 더 정성껏 접어 이번에는 더 멀리.

날렸다.

그런 식으로 스미카는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좋이비행기를 접어 날리고 또 접어 날렸다.

눈이 내리기 전에 이 들판을 무스리프 노트로 새하얗게 뒤덮어버릴까 생각했다.

종이비행기는 똑같이 접어도 항상 다르게 날았다.

바람을 잘 타서 빙글빙글 같을 곳을 맴돌거나, 바람에 휩쓸려 버리거나, 전혀 날지 못하고 그냥 추락하기만 하거나.

그래도 결국 가장 멀리 날아간 것은 맨 처음에 던졌던 수학 탑인지.

간신히 낙제점을 면한 것이 제일 멀리 날았다.

낙제점....?

아...!

문득 깨달았다.

“아니... 누군가가 주우면 어떡하지?”

너무 기울였다가는 균형을 잃고 떨어질 것 같았기 때문에 몸을 조금만 구부리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변함없이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날려 보낸 수학 답안지에는 간신히 낙제점을 면한 답안지에 ‘나카츠카 스미카’ 라고 이름까지 적혀 있다.

누군가가 줍는다면 일단은 웃음거리다.

하지만 이런 곳에는 아무도 오지 않으니까 괜찮으려나.

종이비행기가 떨어져도 주우려고 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고,

하물며 흉흉한 소문이 잔뜩 도는 이 ‘도깨비 해골’에 다가오려고 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여기에 있는 사람은 나뿐.

여기에 앉은 지 30분 정도.

길을 지나는 사람 모습조차 없었다.

거울의 흐린 하늘이 황혼을 넘어 서둘러 밤이 될 준비를 시작하려 하고 있었다.

슥, 슥, 슥, 종이 접는 소리와 종이와 가방에 스치는 소리가 동시에 울렸다.

추위와 높이에도 익숙해져서 등을 둥글게 말며 종이비행기를 접는 스미카에게서는 콧노래까지 흘러나오고 있었다.

요전에 반 친구가 “이거 좋아” 하고 들려준 곡.

혀 짧은 여자아이가 서툴게 부른 노래.

가사가 영어로 되어 있어서 외국 사람이 부른 노래인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이 나라의 인지 밴드인 모양이었다.

판매 차트의 상위에 들어 있다는 곡만 듣고, 그것도 누가 CD를 빌려주지 않는 한 일부러 찾아서 듣지 않는 스미카의 귀에도 굉장히 선명히 남아 있었다.

스미카로서는 넘어져도, 물구나무를 서도, 어떻게 만들어도 낼 수 있을 리 없는 놀라울 만큼 순수하고 귀엽고 맑은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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