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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의 마음속에서 마구 뒤엉켜버린 감정을 뚜렷하게 정리해주었다.

그런 것을 깨달아봤자 괴로워질 뿐인데.

내일도 날씨가 화창하면 좋겠다.

스미카가 마지막으로 찾아갔을 때 그는 그런 말을 했었다.

병원의 창문 위.

창문 밖.

그날따라 드물게도 맑고 화창했던 2월의 하늘.

그때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더깅ㄹ 수가 없어서, 웃는 얼굴의 그에게 등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울면서 겁에 질려 달아날 수밖에 없었다.

내일도 가방 화창하면.

좋은 날이 되면 좋겠다.

깨닫고 보니 어느샌가 울고 있었다.

눈물이 뺨 위로 흘러내려 금세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하지만 느낄 수가 있었다.

아직 느낄 수 있었다.

틀림없이 그도.

똑바로 바라봐야 한다.

스미카는 고개를 들었다.

거기에는 이미 모모의 모습도, 다니엘의 모습도 없었다.

다만 귓전에 남아 있는 것은 따라랑 하고 노래하는 듯한 검은 고양이의 방울 소리뿐이었다.

그녀는 가방에서 루스리프 노트를 하나 꺼냈다.

종이 비행기를 만들기 위해서.

마지막으로 날려 보내자.

금붕어가 헤엄치는 하늘에.

날리자.

마음은 내가 전할 테니까.

직접 전할 테니까.

종이비행기.

빙글빙글 돈다.

잘도 돈다.

떨어지기 시작한다.

나도 ld제 여기에서 내려갈 것이다.

중력에 이끌리면서.

그리고 걸어가자.

그가 있는 곳까지.

지금까지 가지 못하고, 전하지 못했던.

웃고 있는 그.

나도 웃고 싶으니까.

반드시 또 웃을 수 있을 거다.

웃으면서 만날 수 잇을 거다.

그러면 좋겠다.

철탑 위에서 새하얀 소녀가 슬픈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저 여자아이에게 소중한 목숨을 빼앗아버릴 것이기에.

여자아이가 내려간 후 새하얀 소녀는 울고 있었다.

“왜 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