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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어쩌면.

.......................................미안, 적당히 넘어가자.

이렇게 옆에서 새삼 쿠로에를 보고 있자니 교복이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나쁜 뜻이 아니라 혼혈이라는 쿠로에의 용모 탓이었다.

그리고 놀랄 만큼 앳되어 보이는 탓도 있었다.

토이로가 입고 있으면 비주얼적으로 그다지 신통치 않아 보이는 이 학교의 평범한 교복도 꽤 괜찮게 느껴지는데.

기다란 검은 머리칼과 토이로의 청초한 분위기는 교복과 아주 잘 어울렸다. 토이로는 그 외모 때문에 조용한 인상이 강했다.

하지만 실제 성격은 더 활동적이고 붙임성이 있었다.

반에서도 그런 토이로의 매력을 마침내 깨달았는지 아이들도 그녀의 주위에 몰려들기 시작했다. 친구도 많아진 것 같았다. 요즘은 점심도 여자친구들과 같이 먹는 것 같고.

-결국 토이로와 단둘이 지내는 시간은 하교할 때말고는 없어지고 말았지만.

그러나 그렇게 된 원인이 점심시간마다 교실에서 사라져버리는 그 자신에게 있는 줄은 스스로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오히려 이 상황이 나름대로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을 정도였다.

마코토의 입장에서는 토이로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주위 사람들도 마침내 깨닫게 된 것 같아 기쁘기까지 했다.

뭐, 조금은 독점하고 싶은 마음도 없지는 않지만...

그것은 그것대로 내버려두기로 했다.

그녀의 얼굴에 밝은 미소가 떠올라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웃어준다면 그보다 더 행복한 일은 없었다.

누군가의 웃는 얼굴이 누군가의 행복이 된다.

분명 맞는 말이었다.

그러니까-.

“어때? 맛 괜찮아?”

마코토는 도시락과 교환한 삼각김밥의 재료가 ‘명란젓’이라는 사실에 ‘오-. 나이스 초이스!’ 라고 속으로 외치면서 물었다.

사실은 내심 조금 두근두근하고 있었다.

형과 단둘이 살기 때문에 마코토가 만든 음식을 먹는 사람은 집에서는 형뿐.

토이로에게도 조금 맛을 봐달라고 했을 뿐.

두 사람은 ‘맛있다’고 말해줬지만 과연 쿠로에는 어떨까?

오물거리며 천천히 반찬과 밥을 입에 넣는 쿠로에를 보고 있는 한은,

-맛없다.

...는 것은 아닌 듯했다.

하지만 반응이 희박했다.

“뭐, 아무렴 어때.”

감사의 말을 듣고 싶은 건 아니었다.

조금이라도 기뻐해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다시 기억이 불현듯 떠올랐다.

언젠가의 일이었다.

이런 식으로 그도 토이로에게서 도시락을 받았던 것이다.

말도 못 하게 한심한 사연이었다.

그날 배가 너무 고파서 꼼짝도 못하게 된 마코토를 보다못해 그녀가 도시락을 나눠준 것이다.

그러고 나서 한동안은 그녀가 도시락을 싸다주었다.

미칠 듯이 기뻤다.

덧붙여 밝히자면 토이로는 요리를 잘 했다.

하지만 매일 받아먹는다는 것이 뭔가 미안한 기분-토이로의 입장에서는 그가 맛있게 먹어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행복한 일이었는데...-이 들기 시작할 무렵 그는 생각했다.

그는 그녀에게서 요리를 배우면서 식비 절감을 위해 직접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불가능했던 것도 슬슬 할 수 있게 되니 요리가 즐거워졌다.

지금 쿠로에가 그의 도시락을 볼이 미어터지게 입에 넣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왜 토이로가 그의 도시락까지 싸다주었는지 알 것 같았다.

그나저나 역시 언제나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그녀’고 ‘그녀’의 웃는 얼굴이구나. 마코토는 쑥스러워져서 자기도 모르게 “하하하”하고 메마른 웃음을 흘렸다.

옆에서 쿠로에는 뜬금없이 웃음소리를 내는 마코토를 흘낏 곁눈질로 보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러고는 곧 다시 밥을 한입 가득 넣기 시작했다.

#

“굉장히 맛있게 먹었어.”

마코토의 도시락을 다 먹은 쿠로에가 그렇게 말했다.

특히 ‘명란젓’이 맛있었다고.

...그냥 불에 구웠을 뿐인데...

그래도.

덩실거리며 춤을 추고 싶을 만큼 들뜨고 말았다.

맛있대.

굉장히.

“그럼 내일은 뭘로 할까?”

식단을 생각하고 말았다.

앗, 내일은 토요일.

학교에 오지 않는 날이다.

하하하...!

내가 너무 들떴나.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