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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무심코 웃음소리가 나와버렸다.

쿠로에가 어리둥절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했다.

역시나 시추 같았다.

옆에 와서도 그녀는 말이 없었고 아까처럼 응시하지는 않지만 가끔씩 곁눈질을 하곤 했다.

그러다가 마코토와 시선이 마주치면 ‘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습니다’ 하는 표정으로 황급히 눈길을 돌렸다.

그럼 아까는 왜 그렇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던 거야?

그렇게 물어보고 싶었지만 마코토는 대신에,

“혹시 늘 그런 것만 먹어?”

하고 물어보았다.

학교 바로 옆에 있는 편의점의 마크가 찍힌 비닐봉투를 가리키면서. 봉투 안에는 삼각김밥과 빵이 몇 개 들어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몸집이 작은 아이가 먹기에는 조금 양이 많아 보였다.

그래서 질문을 덧붙였다.

“전부 혼자 먹을 거야?”

그러자 쿠로에는 지극히 당연하다는 듯이,

“응.”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어린애처럼 귀여운 작은 목소리.

하지만 불가사의하게도 귀에 똑똑히 들려왔다.

“그래? 하지만 그런 것만 계속 먹으면 질리지 않아?”

학교에는 학교 식당도 있었다.

뭐가 아쉬워서 이렇게 멀리 떨어진 옥상까지...

그렇게 생각한 순간 그는 ‘아아, 그런가’ 하고 납득했다.

-식당에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분명 쿠로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가 불편한 것이다.

동급생과 상급생 여자아이들에게 귀엽다는 찬사를 들으며 둘러싸여 있던 쿠로에의 표정을 떠올렸다.

주뼛주뼛하며 당혹스러운 듯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시선으로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곁에 없었고 쿠로에의 눈동자는 흐렸다.

그래서 혼자 있는 건가.

이런 옥상까지 일부러 찾아오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똑같은 상황이라도 기분이 좋아서 옥상을 드나드는 마코토와는 사정이 완전히 달랐다.

다만 그 채널링의 수수께끼는 여전히 미스터리... 오늘은 할까, 안 할까?

모처럼의 기회니까 이 기세를 몰아 힘껏 물어볼까... 도 생각했지만 그냥 관두기로 했다.

도리어 자연스럽게

[금성인이랑 교신하고 있었어]

하고 즐겁게 대답하는 말이라도 듣게 되는 날에는 어떻게 해야 할 바를 몰라 당황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그런 말을 할 것 같았고.

-순간 마코토는 문득 생각이 났다.

“이거 먹을래?”

아직 손대지 않은 도시락을 쿠로에에게 내밀며 물었다.

그녀는 “후아?”하고 뭔가 맥이 빠지는 듯한 목소리를 흘리고 마코토를 올려다보았다.

마코토가 한 말의 의미를 천천히 이해한 그녀.

“그치만...”

주저하듯 말하면서도 쿠로에의 눈동자는 도시락에 담긴 것을 쳐다보며 ‘괜찮아? 괜찮아? 진짜 먹어도 돼? 미니미니 햄버거도?’ 라는 빔을 쏘고 있었다. 엄청나게 먹고 싶은 것 같았다.

역시 편의점 김밥이나 빵 같은 것만 먹어서 이젠 적잖이 물린듯했다. 그리고 햄버거에 못 박혀 있는 시선을 보니 꽤 좋아하는 모양이었다.

“아하하, 괜찮아. 먹어.”

마코토는 웃으면서 들고 있던 젓가락을 그녀에게 건네려고 했다.

“...그치마안...”

그러나 먹고 싶다-특히 햄버거-는 욕구도 있지만 쿠로에는 동시에 미안한 마음 때문에 심한 갈등을 느끼고 있는 듯했다.

“그럼...”

마코토는 쿠로에 옆에 놓인 비닐 봉투를 집어들면서 말했다.

“이거랑 교환하는 건 어때?”

그러자 쿠로에는,

“아, 응! 어~, 괜찮아?”

젓가락을 받아든 시점부터 사양하려는 마음이 그녀의 안에서 마지막 저항하고 있었다.

“오케이, 오케이.”

“메르시(Merci)!"

쿠로에는 환하게 웃고는 드디어 마코토의 도시락을 집어들었다.

그녀는 젓가락을 들고 무슨 말인가 작게 중얼거렸는데 그것은 마코토의 귀에 익지 않은 외국어였다.

아마도 ‘잘 먹겠습니다’ 같은 말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아-, 그런가.

이 아이, 혼혈이었지.

방금 전에 말한 ‘메르시’란 ‘고맙다’는 의미.

...일 것이다.

.........맞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