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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렸다.

"세가와…."

"그러니까 저한테 불평하지 마시라고요. 그런데 소라, 선배님은 상관하지 말고 좀 해 줬으면 좋겠는데. 좋아하는 캐릭터라도 괜찮으니까."

"싫어."

그러자, 보다 못한 미우가 도와줬다.

"이렇게 부탁하는 데 해 주는 게 어때?"

"그래, 소라도 이렇게 예쁘니까 틀림없이 인기폭발일 거라고."

곧바로 니무라가 거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라는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난 평생 코스프레를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어."

한층 더 쐐기를 박았다.

이렇게까지 거부하는 것을 보니 부끄럽다는 이유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설득할 돌파구를 잃은 선배들이 다음 수단을 찾기 위해 입을 꾹 다물고 있을 때였다.

"있짜나~, 히나가 코슈프레 할 꼬야! 삼춘, 히나가 욜심히 할게~!"

자기 혼자만 고립됐다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놀라울 정도로 눈치가 빠른 그 사랑스러운 성격으로 불온한 분위기를 알아챘는지, 기특한 세 살짜리가 소리를 질렀다.

히나, 너는 착한 아이구나. 눈물이 날 것 같아.

"오오, 히나 님의 코스프레는 지상에 있는 백성들에게 최상의 치유와….어흡?"

쓸데없는 소리를 해서 모처럼 좋아진 분위기를 헛되게 하려는 사코 선배의 미간에 하리센의 손잡이 부분이 정통으로 날아갔다. 던진 것은 물론 라이카 선배였다. 사코 선배는 다 먹어 치운 접시 위에 푹 엎어졌다.

"히나, 고마워."

나와 라이카 선배는 히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히나는 얼굴 가득 기쁜 표정을 지었다.

"히나는 있짜나, 히나는 있짜나~! 코슈프레 할 슈 이써! 언니! 언니도 하자~!"

히나는 의자에서 내려와 소라의 발밑으로 다가갔다.

"히나…. 언니는 그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

소라는 히나의 얼굴을 보지 않았다.

역시 불가능한 걸까. 이렇게 싫어하는 걸 보니… 억지로 권하고 싶지 않기도 했다.

"고~짓~말~! 히나는 알고 있~찌!"

하지만 밝은 히나의 목소리가 소라의 무거운 공기를 날려 버렸다.

"히나, 언니랑 코슈프레 할 꼬와~!"

할 거야랑 와아~! 라는 소리가 동시에 나온 모양이다.

히나는 거실 밖으로 마구 달려갔다.

"앗, 히나!"

"내가 갈게."

라이카 선배가 히나를 따라갔다. 하긴, 집 안에서 움직이는 거니까 괜찮겠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히나가 침체된 공기를 밀어내고 있었다.

소라도 멍해져서 그 등 뒤를 바라보았다.

계단을 올라가는 소리, 그리고 달가닥달가닥 소리가 나더니 잠시 후.

노래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토~끼~, 토~끼~, 깡~츙깡츙♪"

"깡충깡충."

긴장감을 무너뜨리는 듯한 깜찍한 히나의 노래 소리였다.

노래 사이사이에 효과음을 넣고 있는 것은 물론 라이카 선배였다.

"토끼, 토끼♪"

"토끼, 토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