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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로 돌아오자마자 미우가 기쁜 얼굴로 맞아주었다.

“이런 옷은 잘 안 입어서 왠지 좀 긴장되는데.”

“멋져요!”

멋지다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봐, 언니, 어때”’

'‘옥! 저, 저기, 그게… 으음，잘 어울리는 것… 같아.”

소라가 왠지 얼굴을 붉혔다.

“삼춘, 머찌다~!”

“그래. 고마워, 히나.”

이렇게까지 극찬을 받을 줄이야. 혹시 난 꽤 잘생긴 편인가?

“역시 제 코디네이트네요!”

“아…. 그런 뜻이었구나.”

세상이 그리 만만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즐거운 새해를 맞이한 우리는 가득한 미소와 함께 그날을 보낼 수 있었다.

그날 밤에는 아르바이트가 있었다. 설날이라고 해도 누구나 쉬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편의점 같은 경우는 연중무휴 24시간 영업이 당연했다. 편의점이 열려 있으면 거기에 상품을 반입하는 누군가가 있어야 했다. 게다가 반입하는 상품을 만드는 공장이 있고,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고… 뭐, 그런 식으로 역산해 가면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설날도 상관없이 일한다. 설날이라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더 소수일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세 자매의 아빠이자 고학생인 나도 예외 없이 설 기간 중인 3일부터 아르바이트를 넣어 두었다. 뭐니뭐니 해도 벌이가 짭잘하기 때문이디?.

여느 때처럼 하나무라 제과의 아르바이트였다.

유쾌하게 노는 숲 속 동물들의 모습이 측면에 그려진 매우 동화 같은 분위기가 나는 트럭으로 하치오지 주변의 편의점을 돌고 있 었다. 여전히 추위와의 싸움이었지만 다행이랄까 돌아야 할 가게들이 평소보다 적어서 비교적 편했다.

일찍 할당량을 끝낸 나와 하나무라 선배는 근처에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에 들어가 몸을 녹이기로 했다.

“설날인데 미안하구나:’

“아니요, 오히려 감사합니다. 연말연시라서 지출이 많았거든요.”

드링크 바에서 가져온 카페라테에 입을 댔다. 평소에는 별로 맛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오늘은 따뜻하다는 것만으로 여느 때 보다 3할은 더 맛있게 느껴졌다.

“하나무라 선배님이야말로 고생이 많으시네요.”

듣자하니 매년 정초 사흘은 종업원들이 쉬기 때문에 가족이 총 출동해서 일을 한단다.

지금도 상품 배송을 위해 사장님이 손수 트럭을 운전해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있다나. 그뿐만 아니라 은퇴한 전 사장님. 즉 하나무라 선배의 할아버지도 오늘만큼은 현역으로 복귀할 만큼 바쁜 모양이었다.

힘들 때 가족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은 핑장하다는 생각이들었다.

“참, 그러고 보니 내 여동생이랑 첫 참배를 하러 갔었다던데?”

“아, 네. 소라랑 취미가 맞나 보더라고요.”

“그렇군…. 그 이야기를 들으니 안심이 되는군.”

하나무라 선배가 안도하며 앞에 있는 허브티를 한 모금 마신다.

“왠지 그 녀석은 가족들과도 동떨어져서 학교에서 제대로 친구를 사귀고 있는지 걱정하고 있었거든. 그렇군, 취미가 맞는군…. 그건 좋은 일이야. 그런데 요코의 취미라는 건 도대체 뭐지?”

“네? 하나무라 선배님은 모르세요?”

“음. 요코 녀석, 절대로 우리한테는 가르쳐 주질 않거든. 세가와 는 알고 있나?'’

“아니요, 저도 잘은 모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