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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에 내 마음을 전해줘.]

“무슨 말이야. 그러니까 그건-.”

[잔말 말고! 몸에서 나가줬으니까 그 정도는 해줘!]

그런 억지가 어디 있어.

[게다가 단둘이 있을 수 있는 기회잖아. 찬스. 찬스!]

어째서인지 유카는 즐거워 보였다.

코마치는 전혀 즐겁지 않았다.

바람이 차가웠다.

살짝 열을 띤 뺨에 상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사아~.

자전거 바퀴가 지면을 스치는 소리가 듣기 좋았다.

준이,

“꼭 붙잡고 있어.”

하고 말했기 때문에 코마치는 떨어지지 않도록 준의 등에 몸을 바싹 기대고 그의 교복자락을 붙잡았다.

준의 자전거를 타고 교문을 나서는 모습을 반 아이들이 본 것 같기도 했다.

지나치게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원래 사이가 좋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인승은 역시 낯간지러웠다.

게다가 뭔가 유카의 마음을 신경 쓰게 되고 마는 것이다.

분명 “타라”고 거의 명령조로 강요한 것은 유카 본인이지만.

준의 자전거 뒤에 타고 있는 것은 코마치였다.

코마치인 척을 하고 있는 유카가 아니라 코마치 자신.

이런 때야말로 유카가 내 안에 들어와 있다면 좋을 텐데...하고 생각했다.

그러면 이런 쑥스러운 기분을 느끼지 않아도 될 텐데.

하지만 만약 유카가 내 안에 들어와 있다고 하고-,

준에게 마음을 전하면 어떻게 될까?

결과적으로 코마치의 마음이라는 게 되지 않을까?

-그, 그건 곤란하다.

솔직히 말해서.

코마치는 준을 그런 눈으로 본 적이 없었다.

친하기는 했다. 그러나 준을 이성으로 의식할 수는 없었다.

만화와 게임이나 시디를 준에게서 빌리기도 했다.

만약 숙제를 잊어버리고 안 해 왔을 때에는 준의 숙제를 베끼기도 했다. 물론 반대로 베끼게 빌려준 적도 있었다.

오늘처럼 준은 남을 걱정해주었다.

준은 좋은 애였다.

하지만....

사람이 너무 좋아서 어느새 이성으로 느낄 수 없게 되어버렸다....

처음에는 준과의 사이를 놀리던 친구들도 코마치에게 명백하게 ‘그럴 마음’이 없는 것을 알자 아무 말도 하지 않게 되었다.

아-, 어서 집에 도착했으면 좋겠다....

그때였다.

“이노우에, 역시 너 요전부터 이상해.”

페달 밟는 소리가 들리는 중간에 준의 목소리가 날아들었다.

“혼잣말이 많아졌고 가끔 아무도 없는 곳을 빤히 쳐다보고 있기고 하고. 오늘은 애들하고 엄청 친하게 지낸데다 체육 시간에도 좀 대단했고.... 그런가 하면 힘없이 비틀거리고.”

준의 말은 지당했다.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수수하고 눈에 띄지 않는 존재였던 사람이 갑자기 눈에 띄게 되면 누구나 신경을 쓸 것이다.

그런데 모두 코마치를 뛰어넘어- 유카에게 끌리고 있었다.

그런데 준만이 깨닫고 있었다.

“과연 가져야 할 건 친구....”

“어?! 뭐라고 ? 안 들려.”

바람에 날려 사라진 코마치의 말을 준이 되물었다.

“아아니! 아무것도 아냐!”

유카는...

지금 일을 어떻게 생각했을가?

아까부터 모습도 보이지 않고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내가 아오야마에게 제대로 유카의 마음을 전할 수 있을지 어떨지 시험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말할게.

말한다니까.

말하면 될 거 아냐.

“-저기 말이야, 아오야마...!”

“응-?”

천천히 페달을 밟으면서 준이 아주 조금 돌아보았다.

“혹시..., 만약에 말이야. 지금 여기에 엄청나게 미인에다 귀엽고 스타일도 좋고 성격은 자기 중... 이 아니라 밝고 주관이 뚜렷한 매력적인 여자애가 있다고 치면.”

“없는데.”

“그러니까! 만약이라고 했잖아!”

“아-, 만약에....”

“그래서 만약... 그 미인에다 귀여운 연예인... 같은 여자애가 말이야...?”

우와!

뭔가 기, 긴장되네!

남의 마음을 전하는데 왜 내가 이렇게 심장 펌프질을 요란하게 해야만 하는 거냐고.

하지만 말하지 않으면 나중에 유카에게 얼마나 들볶일지 눈에 훤했다.

“그 애가 뭐?”

준이 물었다.

“어, 그러니까 그 애가... 아오야마를 좋아한다고 하면 어떡할래?!”

“...하아?”

어이없다는 듯한 목소리가 바람을 타고 들려왔다.

“그, 그러니까 만약에 말이야! 응!”

“만약이라....”

“어때? 어떻게 할래?”

“으-음....”

두근두근, 두근두근.

왜 가슴이 옥죄는 걸까?

아, 숨 막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