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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 오늘 알바 쉬니까 지난번에 얘기했던 영화나 보러 가지 않을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그’는 그렇게 말했다.

그녀는 요 며칠간 엇갈림이 계속된 탓에 1초 전까지 안달복달하고 있었던 사실일랑은 새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응! 나도 강습회가 없으니까! 강습회 같은 건 없으니까!”

무심결에 스스로도 깜짝 놀랄 만큼 들떠 힘껏 외치고 말았다.

그것도 두 번이나 반복해서.

히우라 토이로는 마음이 앞서서 평소보다 조금 빠른 걸음으로 하야마 마코토보다 몇 걸음 앞서 걷고 있었다.

“영화! 영화! 영화~”

덕분에 혼잣말에도 멜로디가 붙었다.

영화라... 도대체 얼마 만에 가져보는 둘만의 시간일까?

여름방학이 끝나고 처음?

아, 맞다!

그때 마코토는 늦잠을 자느라 약속 시간에 늦었다.

기다리다 지치게 만들었다면서,

[내가 오늘 하루 종일 너를 업고 다녀도 좋아.]

농담 같은 말을 진심으로 했었다.

아침잠이 워낙 많으니까 마코토는!

그런가. 그후 처음이구나아.

...그러나저러나.

이건 데이트?

데이트...지?

그쵸? 그쵸? 그쵸?

우후후후-.

아-. 안 되지. 안 돼. 멋대로 웃어버릴 것 같다-.

어째서일까?

거의 매일 함께 하교하는데 고작 ‘극장에 간다’는 옵션이 붙은 것 정도로 데이트 느낌이 나다니.

어이 상실이다.

“마코토, 마코토! 있지, 무슨 영화 볼까? 뭐 보고 싶어?”

춤이라도 추듯이 토이로는 빙그르르 돌아 그를 바라보았다.

“요전에 얘기했던 걸로 볼까 했는데. 싫어? 아, 다른 영화 중에서 보고 싶은 거라도 있어? 지금 상영시간이 맞는게 있다면 난 그쪽도 상관없어.”

“아, 그런가~. 그랬지, 응!”

마코토는 토이로의 마음이 바뀌었다고 생각한 모양이지만 사실은 단지 토이로가 너무 들떠 있다가 깜박 잊어버린 것뿐이었다.

그리고 그냥 공연히 그의 이름을 부르고 싶어졌을 뿐.

나란 애는 뭘 이렇게 들떠 있는 걸까?

아휴, 정말...

그치만.

정말 기쁜걸!

아-! 간지럽다, 간지러워.

지금 나 엄청 히죽거리고 있다.

하하하! 이러면 마코토를 똑바로 쳐다볼 수 없잖아.

뭔가-.

-딸랑.

그것은 홀연 들려왔다.

“어?”

그녀의 귀에도 희미하게.

뭔가 지금...

“......들렸어...”

하지만 또렷하게 듣고 있었던 사람은 그였다.

“어?!”

토이로가 돌아보니 마코토가 멍한 표정으로 허공을 쳐다보고 있었다.

마코토의 시선을 쫓아가봤지만 역시 거기엔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마코토의 시선은 분명하게 ‘뭔가’를 포착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뭐냐고... 왜 하필 지금-.”

“왜 그래, 마코토?”

그의 기색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마코토가 말했다.

“미안! 너 먼저 극장에 가 있을래? 나도 금방 갈 테니까!”

“어, 잠깐! 마, 마코토?!”

무슨 일이냐고 물어볼 사이도 없었다.

“그럼 이따 봐!”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극장과는 정반대쪽 길을 향해 달려가버렸다.

큰길에서 벗어나 사라져가는 그의 구부정한 뒷모습.

“어? 어? 어? 어어어어~~~~?!”

어째서?!

그러나 토이로의 질문에 대답해주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다.

토이로는 그의 등에 손을 뻗었다가 끝내 잡지 못한 자세-남들이 보면 ‘뭐 한 대니, 저 여자. 창피하지도 않나?’ 라고 할 만한-로 굳어버린 채였다.

마코토가 본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