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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하면서도 콜트 함장이 아직도 그 남자가 해적들에게 잡혀 있다고 믿게 내버려두며 재스민은 말을 돌렸다.

"'메르쿠리우스'의 상태는 어떻지?"

파손된 '메르쿠리우스'는 현재 쿠어 재벌의 조선국과 무기개발국이 공동으로 수리를 맡고 있었다.

"예. 함은 수리하면 다시 움직일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정말로 안심했습니다. 감응두뇌는 새 것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합니다만 어쩔 수 없지요."

한번 완전히 외부에 조종당해버린 두뇌이다. 아무리 재조정해도 위험해서 사용할 수 없다는 말이겠지.

그러나 감응두뇌만 교체하면 '메르쿠리우스'는 다시 비행할 수 있다. 콜트 함장은 그 사실을 굉장히 기뻐하고 있었다.

감응두뇌만 무사하면 상관없다는 켈리의 태도와는 정반대이지만, 이것이 평범한 뱃사람들의 감각이다.

감응두뇌는 배의 부품 중 일부에 불과하므로 망가지면 갈아끼우면 된다. 매년 기술도 진보하여 점점 우수한 부품이 나오고 있으므로 좋은 물건으로 바꾸는 편이 나았다.

그러나 그들은 배 자체에는 철저하게 집착한다. 고락을 함께 해온 배라면 더욱 그랬다. 아무리 자금에 여유가 있어도 타던 배를 손쉽게 버리는 뱃사람은 거의 없을 터이다.

특히 전투원이라면 더욱 '애기(愛機)'에 집착하게 마련이기에 콜트 함장도 그 예에서 벗어나지 않는 듯했다.

"그러고 보니 '팔라스 아테나'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애드미럴에서 떠났다고 들었습니다만......."

행동을 함께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재스민은 고개를 저었다.

"일단 합류는 했었지만 해적들한테 넘어갔어."

"그럼 더모트 함장도 인질로ㅡ?!"

"아니, 함장은 물론이고 승무원은 아무도 안 타고 있었어. 빈 채로 넘겼다."

"어째서입니까?"

"그것도 조건 중 하나였으니까. 교섭이 원만하게 종결되면 남편을 '팔라스 아테나'에 태워서 돌려보내겠다더군."

재스민은 애써 신경 쓰지 않는 척하며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간절하게 기다리는 부인이라는 역할은 나한테 안 맞지만, 어쩔 수 없지."

"죄송합니다."

콜트 함장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자신의 실수와 무력함을 자책하는 함장에게 재스민은 부드럽게 말을 걸었다.

"함장. 좋은 기회니까 말해두지. 그 사건은 우연히 '메르쿠리우스'에 떨어진 재난에 지나지 않아. 난 당신이 충분히 자신의 의무를 다했을 거라고 믿고, 당신의 경력에도 전혀 흠은 없어. 함의 수리가 끝나면 꼭 다시 호위를 맡아주길 바라네."

"정말로 면목이 없습니다.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만 지금도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콜트 함장은 재스민과 마찬가지로 군인 출신이지만 우주해적이나 어레인지 기술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다.

감응두뇌는 최우선 순위의 사람을 따르는 법이다. 당연히 '메르쿠리우스'의 킥스는 콜트 함장의 명령에 따르도록 설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어째서 그렇게 되어버린 건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듯했다.

"저도 오랫동안 우주에서 살아왔습니다만 그런 경험은 처음입니다. 감응두뇌가 외부의 간섭을 받다니......"

"신경 쓰지 마. 범죄자를 칭찬할 생각은 없지만, 이번은 저쪽이 한 수 위였을 뿐이야. 가동 중인 감응두뇌를 어레인지 했다는 얘기는 나도 처음 들어봤을 정도니까."

"하아...... 하지만 이래서는 위험해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또다시 똑같은 일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 우리 우주선도 이번에는 간단히 어레인지 당하지 않을 감응두뇌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할 테니까. 게다가 그렇게까지 능력이 뛰어난 인간은 그리 흔하지 않아."

실은 그 범인도 현재 '쿠어 킹덤'의 의무실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지만, 물론 그런 소리를 할 수는 없다.

재스민은 정중하게 함장을 위로한 뒤 돌려보냈다.

'팔라스 아테나'로부터 '그쪽으로 간다'는 연락이 온 것은 11일째, 선내 시각으로 심야의 일이었다.

게다가 '미니욘 연성'을 통한 연락이 아니었다.

당직을 서던 통신사가 깜짝 놀라 당황하고 있는 사이에 '팔라스 아테나'는 정말로 탐지기에 나타나 접근해왔다. '미니욘 연성' 이외의 게이트에서 도약했다는 사실은 자명했다.

통신사는 곧바로 배 전체에 알리려고 했지만 '팔라스 아테나'는 이를 저지했다.

"소란 피울 것 없어. 지금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