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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란 얼굴로 프리스틴이 매달렸다.

확실한 답을 알고 싶었던 것이다. 만에 하나 아니라고 말해주면 그걸로 안심할 수 있다. 만일 사실이라면 자신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걸 듣고 싶었다.

그런데도 재스민은 묘하게 흥미진진한 얼굴로 웃으면서 장난스럽게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잘 들어, 프리스. 저 남자의 경력에 대해 '난', '자세한 건', '전혀 몰라'."

"그런!"

여기까지 얘기해놓고서 그러는 법이 어디 있단 말인가.

"충분히 잘 알고 계시잖아요! 지금 얘기는 발표되지 않은 사실이죠?"

"정보부에 있다보면 이 정도는 안 들으려고 해도 귀에 들어와. 절대로 입 밖에 내서는 안 되지만. 단, 그 얘기와 저 남자는 전혀 관계가 없어."

"하지만!"

감정이 격해져서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은 복잡한 표정이다.

재스민은 그런 프리스틴을 달래듯이 웃었다.

"내가 군대에 있을 때 배운 건 여러 가지야. 그 중에서도 상당히 도움이 되었던 건, 몰라도 되는 일이라면 억지로 알려고 할 필요 없다는 거지. 특히 그게 남의 신상에 관여하는 일이라면."

군인이라고 해도 여러 종류가 있다. 엘리트 코스를 걸어가는 우등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실전부대에는 여러모로 사연이 있는 전투원들이 배속되고, 그런 이들에게 무조건 명령만 내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

계급만 높지 실전 경험은 전혀 없는 지휘관의 명령이라면 더욱 그랬다. 아예 코웃음 치며 명령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정보부에 소속되어 있을 때에는 비합법 활동원과 협력해서 임무를 해결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 대부분이 남에게 대놓고 말할 수 없는 과거를 지닌 남자들이었다.

"그런 남자들하고 어울리는 데에는 나름대로의 방식이라는 게 있어. 일반인을 상대할 때에도 마찬가지지만, 상대가 언급하고 싶어하지 않는 부분은 굳이 간섭할 필요가 없지. 그게 최소한의 예의야."

"하지만... 당신은, 당신 남편이 어떤 사람인지 몰라도 괜찮은가요?"

재스민은 더욱 재미있다는 듯이 웃으며 어깨를 으쓱하고 선교의 승무원들에게 했던 얘기를 다시 한 번 되풀이했다.

"알고 있어. 저 남자는 공화우주 제일의 뱃사람이야. 저 남자에 대해 내가 아는 건 그것뿐이고, 그걸로 충분하지. 상대가 말하고 싶지 않다면 그 이상 캐물을 생각은 없어."

"정말로......?"

프리스틴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듯했지만 재스민은 태연한 얼굴이었다.

"이 넓은 우주에서 인연이 닿아 만나게 된 거야. 누군가의 과거를 들춰내는 것보다 만날 수 있었다는 우연에 감사하는 편이 훨씬 건전하지 않아? 게다가 말이야, 프리스."

즐거운 기색을 거두고, 그러면서도 입가에는 웃음을 남긴 채 재스민이 천천히 말했다.

"혹시 그 남자가 정말로 위노아의 망령이라면 더더욱 쓸데없는 탐색은 금물이야. 혹시 그렇다면 자기 정체를 눈치챈 인간을 살려둘 이유가 전혀 없으니까."

"......"

"대학살 이후 7년 동안 대체 몇 명이 그 망령한테 죽었다고 생각해? 게이트 고정화 사건도 있지. 위노아의 망령이 정말로 실존한다면 연방은 총력을 기울여서 그 망령을 체포하려 할 거야. 당연히 망령 쪽에서도 스스로를 보호하려 하겠지. 자신의 흔적을 철저하게 지운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프리스틴은 입술을 부들부들 떨면서 울어버릴 것 같은 자신을 꾹 억누르며 힘껏 재스민을 노려봤다.

"협박하시는 건가요......?"

"아니, 사실을 말했을 뿐이야."

재스민은 큰 덩치를 웅크리며 턱을 짚고 조용히 말했다.

"건드리지 말아야 할 곳을 건드리면 일반 시민은 대부분 불쾌한 표정을 짓거나 화를 내는 정도로 끝나. 그게 선량한 시민이지. 하지만 곤란하게도 그런 종류의 남자들은 그 정도로 끝나질 않아."

그러니까 입 다물라는 말이다. 이 이상 알려고 하지 말라고.

물론 입을 다물고 있는다고 해서 정말로 안전한가 하는 문제가 남지만.

프리스틴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당신은 제 고용주이니 당신이 그렇게 하라면 따르겠습니다. 하지만......"

"또 하.지.만.이야? 뭔데?"

"대학살에 관여한 사람들에게 차례로... 복수한 것은, 그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한 권리겠지요. 하지만 어째서 위노아까지 그 대상이 되어야 했던 거죠? 위노아에는 관계없는 사람들도 수없이 살고 있었을 겁니다. 그 사람들의 생활을 빼앗을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었을 겁니다. 탈출할 때의 혼란으로 희생자도 나왔겠지요. 그건, 그 사람들에게 무슨 죄가 있었다는 겁니까?"

"정론이야. 나도 그렇게 생각해."

"재스민! 웃어넘기지 말고 진지하게 대답해주세요!"

"내가 어떻게 대답할 수 있겠어? 난 위노아의 망령이 아니야. 그 망령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따위 알 수 있을 리가 없지. 게다가 네 말처럼 자기들이 구경거리가 되어서 사투를 벌이는 옆에서 일반 시민들이 태연하게 살고 있었다고 해서, 게다가 그 시민들은 자신들이 어떤 취급을 받는지 뻔히 알면서도 어차피 그걸 위해서 만들어진 놈들이니까 얼마든지 죽어나가도 상관없다고 느긋하게 방관이나 하고 있었다고 해서 그 사람들만 탓할 수는 없어. 분명히 무차별 공격은 잘못이라고 생각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재스민은 묵묵히 고개를 수그리는 프리스틴에게 조금 말투를 바꾸며 말했다.

"알겠어, 프리스틴? 혹시 누군가가 이제부터 그런 짓을 하려고 한다면, 행성 하나를 통째로 멸망시키려고 한다면 난 그 누군가를 말리겠어. 무슨 일이 있어도 그만두게 할 거야. 하지만 지금 얘기한 사건은 모두 이미 예전에 끝나버린 일이야. 이제와서 소란을 피워봤자 아무 일도 할 수 없어."

"끝나버린 일... 이라고요......"

"그래. 난 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