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섹회복기간 2016.11월 스마일라식수술ㅣ1년간의 스마일라식후기vs라섹후기 비교 관찰일지


배를 중심으로 두 동강이가 나며 무거운 소리와 함께 바닥에 굴렸다. 그 직후 하반신만이 하얀 불꽃에 휩싸이며 사라졌다.

나는 스고우의 웨이브 진 긴 금발을 왼손으로 움켜쥔 채 들어올렸다. 있는 대로 커진 두 눈으로 줄줄 눈물을 흘리고 일그러진 입을 뻐끔거리며, 스고우는 금속 같은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다.

그 모습은 이미 내게 혐오밖에 주지 않았다. 왼손을 휘둘러 스고우의 상반신을 수직으로 내던졌다.

대검을 두 손으로 쥐고, 몸을 뒤틀어 곧찌르기 자세를 취했다. 귀에 거슬리는 절규를 흩뿌리며 떨어지는 그것에ㅡ.

"......하아아!!"

나는 온 힘을 다해 검을 내질렀다. 퍼억 소리와 함께 검신이 스고우의 오른쪽 눈을 통해 후두부로 뚫고 나갔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수천 개의 녹슨 톱니바퀴를 돌리는 듯 불쾌한 이펙트가 걸린 비명이 어둠의 세계에 울려 퍼졌다. 검에 의해 좌우로 나뉜 오른쪽 눈에서 끈끈한 허연 불꽃이 분출되고, 그것은 금세 상반신 전체로 퍼져갔다.

녹아들며 불타오를 때까지 몇 초 동안, 스고우는 쉬지 않고 비명을 질러댔다. 마침내 그 목소리가 서서히 페이드아웃되며 모습이 사라졌다. 세계의 정적이 돌아오자. 나는 검을 좌우로 털어 하얀 엔드 플레임을 걷어냈다.

가볍게 검을 휘둘렀을 뿐인데도 아스나를 옭아맸던 두 가닥의 사슬은 산산조각으로 터지며 소멸되었다. 역할을 다한 검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나는 힘없이 늘어진 아스나의 몸을 안아들었다.

내 몸을 지탱해주던 에너지도 동시에 바닥이 나, 나는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팔에 안긴 아스나를 보았다.

"......으흑......"

달랠 길 없는 감정의 분류가 눈물로 바뀌어 내 두 눈에서 흘러나왔다. 아스나의 가녀린 몸을 꽉 끌어안은 채, 머리카락에 얼굴을 몯고 나는 울었다.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저 울 뿐이었다.

"ㅡ믿고 있었어."

아스나의 투명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아니, 믿고 있어......, 이제까지도, 앞으로도, 넌 나의 영웅......, 언제라도, 구해주러 올 거라고......"

손이 내 머리카락을 살짝 쓰다듬었다.

ㅡ아니야, 나는...... 내게는, 사실은 아무 힘도 없어......

그러나 나는 크게 한 차례 숨을 쉰 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게...... 되도록, 노력할게. 자...... 돌아가자......"

왼손을 움직이자 통상의 것과는 다른 복잡한 시스템 윈도우가 출연했다. 나는 직감에 따라 커맨드를 조작하고 이동해, 전송 관련 메뉴를 표시시킨 후 손을 멈추었다.

가만히 아스나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현실세계는 아마 이제 밤일 거야. 하지만, 곧바로 네가 있는 병원에 가겠어."

"응, 기다릴께. 처음 만나는 사람이 키리토였으면 좋겠어."

아스나는 생긋 웃었다. 맑은 물처럼 투명한 시선으로, 어딘가 먼 곳을 바라보며 속았였다.

"아아......, 드디어, 끝나는구나. 돌아가는구나...... 그 세계로."

"맞아. ......이것저것 많이 바뀌어서 깜짝 놀랄걸."

"후후.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싶어."

"그래. ㅡ꼭."

나는 크게 고개를 끄덕이곤, 한층 강하게 아스나를 끌어안은후 오른손을 움직였다. 로그아웃 버튼을 터치하고, 타깃 지정을 기다리며 푸르게 발광하는 손가락으로 아스나의 뺨에 흐르는 눈물을 살짝 닦았다.

그 순간 아스나의 하얀 몸을 선명한 푸른색 광채가 에워쌌다. 조금씩, 조금씩, 수정처럼 투명해진다. 빛의 입자가 하늘을 떠돌고, 발끝, 손끝부터 사라져 간다.

완전히 이 세계에서 지워질 때까지 나는 아스나를 꽉 끌어안고 있었다. 마침내 팔 안에서 무게가 사라지고, 나는 어둠속에 혼자 남았다.

한동안 나는 그대로 가만히 있었다.

모든 것이 끝난 것 같기도 했고, 아직 커다란 흐름의 과정 속에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카야바의 몽상과 스고우의 욕망이 만들어낸 이 사건ㅡ이것이 그 엔딩일까? 아니면 이것마저도 보다 거대한 변혁의 일부일까?

나는 에너지가 사라진 몸에 채찍질을 해 간신히 일어났다. 머리 위ㅡ 어둠에 묻힌 세계의 깊은 곳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ㅡ거기 있지. 히스클리프?"

한동안 정적이 이어진 후, 조금 전 내 의식 속에 울려 퍼졌던 것과 같은 녹슨 목소리로 대답이 돌아왔다.

『오랜만이군. 키리토 군. 하기야 내게는ㅡ그날 일도 바로 어제 같네만』

그 목소리는 조금 전과는 달리 어딘가 아득히 먼 곳에서 들려오는 것 같았다.

"ㅡ살아 있었어?"

짧게 묻자, 한순간 침묵이 이어지다 대답이 들렸다.

『그렇다고도 할 수 있고, 그렇지 않다고도 할 수 있지. 나는ㅡ카야바 아키히코라는 의식의 메아리, 잔상일세.』

"여전히 알아먹기 어려운 소리만 하는군. 아무튼 고맙다고 해 두겠지만ㅡ기왕이면 좀 더 일찍 도와주지 그랬어?"

『.............』

쓴웃음을 흘리는 듯한 기척.

『그건 미안하게 됐네. 시스템에 분산 저장 시킨 이 프로그램이 결합되고 각성한 것이 바로 조금 전ㅡ자네의 목소리가 들렸을 때였거든. 게다가 고맙다는 인사는 필요 없네.』

".......왜?"

『자네와 나는 무상의 선의 따위가 통할 사이가 아니지 않나. 물론 대가는 필요하네. 항상.』

이번에는 내가 쓴웃음을 지을 차례였다.

"뭘 하면 돼?"

그러자 아득한 어둠 속에서 무언가ㅡ은색으로 빛나는 것이 떨어졌다. 팔을 뻗자 어렴풋한 소리를 내며 손에 들어왔다. 그것은 조그마한, 계란 모양의 결정이었다. 내부에서는 미약한 빛이흘러나오고 있었다.

"이게 뭐지?"

『그것은 세계의 종자일세.』

"ㅡ응?"

『싹이 트면 어떤 것인지 알게 될 게야. 그 후의 판단은 자네에게 맡기지. 지우고 잊어버려도 좋고...... 하지만 만일 자네가 그 세계에 증오 이외의 감정을 남겨 두었다면.......』

그릭고 말은 끊어졌다. 짧은 침묵에 이어, 무뚝뚝한 인사만이 날아왔다.

『ㅡ그러면 나는 가겠네. 언젠가 또 만나세. 키리토 군.』

그리고 갑작스럽게 기척은 사라졌다.

나는 고개를 갸웃하며, 빛나는 알을 일단 주머니에 넣어 두었다. 한동안 생각에 잠긴 후, 흠칫 고개를 들었다.

"ㅡ유이, 있니? 괜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