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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노골적으로 흥미를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런 데서까지 가십 정신을 보이는가 싶어 기가 막혔지만, 그것과는 미묘하게 달랐다.

주로 게이트에 대해서ㅡ지금까지 얼마나 발견했느냐, 우주의 어느 지역을 주로 다녔느냐, 묘하게 집요할 정도로 질문이 쏟아졌다.

질문 공세를 받은 것은 재스민 역시 마찬가지였다.

"왜 굳이 '게이트 헌터'와 결혼했나" 라는 것이 주 요지였다.

그것만이라면 넘어갈 수 있지만, 한 의원이 꺼낸 질문에 주위가 완전히 뒤집혀버렸다.

"남편께서는 문제의 행성을 알고 있는 게 아닙니까? 어쩌면 거기에 착륙하는 방법까지."

"정말인가, 자네?!"

"그들과 접촉한 건가!"

"아, 미스터 쿠어. 혹시 그런 거라면 꼭 자세하게 얘기해주셔야겠습니다."

겉으로는 웃고 있어도, 호의적이라고 말하기는 힘든 말투였다.

열심히 얘기하는 뒤로 뭔가 험악한 감정을 숨기고 있다.

'너희들만 독점하게 내버려두지는 않겠어.'

켈리는 씁쓸하게 웃고, 그 키로 사람들을 압도하면서 말했다.

"여러분들은 외계인의 존재를 믿고 계시는 겁니까? 전 안 믿습니다. 최소한 제 눈으로 확인할 때까지는 말이죠."

심술을 듬뿍 담은 말투였다.

이쪽은 원래 해적이다. 우아한 화술 따위는 알 턱도 없으니 적당히 대답해주었다.

어차피 재스민의 지인들이지 자신과는 상관없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저쪽이 눈썹을 치켜올려도 상관없이 냉정하게 관찰할 수가 있었다.

재스민은 적극적으로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특히 7군단장에게는 웃는 얼굴로 호위에 대해 감사 인사를 했지만 훈장의 무게로 쓰러질 것 같은 인물은 의외라는 듯한 표정이었다. 짚이는 것이 없는 모양이다. 애매하게 웃으면서, 부하들이 신경을 쓴 것 같다고 대답했다.

사실 아래의 인간들이 하는 일에 대해 윗사람이 전혀 모르는 경우도 드물지는 않다.

"여러분, 곧 시작할 시간입니다. 자리에 앉아주십시오."

주석이 말하자, 사람들 사이에 긴장감이 퍼졌다.

눈에 띄게 굳은 표정으로 식은땀을 흘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불안과 기대가 뒤섞인 복잡한 미소를 짓는 사람도 있다.

예전에 본 적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아닐까.

재스민은 자리에 앉기 전에 켈리에게 조그맣게 속삭였다.

"말하는 걸 잊었는데, 그놈들은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것 같으니까 쓸데없는 생각은 안 하는 편이 좋아."

켈리는 눈을 부릅뜨고서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런 말은 미리 하라구."

재스민한테 들은 맥스의 이야기를 전부 믿는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의 요인들이 모여서 긴장하고 있을 정도면 상상도 할 수 없는 뭔가가 나타날 것이 틀림없다.

이 회장의 한 면에는 연단이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연설대는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앞에 서서 말하는 사람이 양손을 올려놓기 위한 물건이다. 그것이 없으면 상당히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된다. 보통은 준비하는 게 당연할 텐데.

그 연단 앞에 둥근 테이블 여럿이 준비되어 있고, 자리에 앉은 사람들은 조용히 뭔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연단 위에 사람이 나타난 것은, 시계가 오후 4시를 가리키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재스민도 켈리도,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저도 모르게 눈을 치떴다.

입구에서 들어온 것이아니다. 그 사람은 갑자기 연단 위에 출현했다. 그렇게밖에 보이지 않았다.

연단 위에 나타난 것은 여자.

나이를 예측하기가 힘들다.

깨끗하고 고운 피부는 20대, 어쩌면 10대로까지 보이며, 의연하고 위엄 있는 태도는 초로의 귀부인이 갖는 기품과도 비슷했다.

차분한 갈색 머리를 부드럽게 틀어 올려 머리장식으로 고정하고, 비칠 듯이 얇은 옷을 걸쳤다. 다리 전체는 옷 아래에 가려져 있지만 양팔은 전부 드러낸 채, 조금 특이한 롱 드레스처럼 보이는 의상이었다.

켈리는 옛날 어디에선가 보았던 그림, 혹은 조각상을 떠올렸다. 아마도 옛날 얘기에 나오는 미의 여신인가 전쟁의 여신인가 하는 게 이런 옷을 입고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무례한 행동이라는 것은 뻔히 알면서도 오른쪽 눈으로 몸 속을 들여다보자, 골격도 내장도 완벽하게 갖춰져 있었다. 심장이 없는 것도, 처음 보는 장기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이게 어디가 외계인이라는 걸까 생각하며 고개를 갸웃하는 순간이었다. 여자가 켈리를 바라보며 웃음을 지었다.

오싹할 수밖에 없었다. 뭔가 차가운 것이 등골을 타고 흐르는 듯한 느낌이었다.

몸 속을 훔쳐보고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