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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목소리로 아이를 야단치듯이 모모가 말했다.

“하하하핫...”

애네 뭐니이 하고 생각하면서도 무심코 웃고 말았다.

골목을 빠져나가자 다시 큰길이 나왔다.

무의식중에 몸을 도사렸지만 길을 오가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거기는 공원으로 이어지는 은행나무 가로수 길이었다.

-사야, 산책이나 하지 않을래?

아야의 목소리. 추억. 다정한 기억.

비오는 날의 슬픈 아야가 아닌 따뜻한 웃는 얼굴의 아야.

중학교 때, 친했던 반 친구들과 아주 사소한 일로 다툰 적이 있었다. 그때 심하게 풀이 죽어 있던 사야에게 아야가 해준 말.

둘이 손을 잡고 산책을 간 곳은 공원이었다.

언제나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사토루까지 셋이 함께 갔던 공원.

평소에 그냥 태평스럽게 지내다 보면 깨닫기 어려운 계절의 시작과 끝도 거기에 가면 잘 알 수 있었다.

나무들의 색깔. 차츰 변하는 것. 바람의 방향, 햇빛. 계절의 냄새.

하지만 사야는 중학교를 졸업한 뒤로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사야가 함께 다니지 않게 된 뒤에도 아야와 사토루는 학교가 끝나면 거기에서 기다리기로 약속했던 것 같지만.

“가볼까나...”

불현듯 가고 싶어졌다.

거기에는 소중한 추억이 있다.

아야의 모자가 바람에 날아갔던 날.

그가..., 처음으로 미소를 보여준 장소.

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