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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오 형이 지금 베이스 치지 않는 건 사토루 형 때문이죠?

왜냐면 나가오 형이 전에 말했잖아요. ‘사토루가 만드는 곡이 좋아서 나의 가장 훌륭한 베이스를 이끌어 내준다’고. ‘그러니까 그 녀석이 아니면 베이스를 하는 의미가 없다’고.“

“...아, 열혈이네-. 그 녀석...”

“나가오 형이 한 말이잖아요!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엄청 감동해서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걸요. 사토루 형이 만드는 곡이 제일 좋은 드럼을 치게 해주고, 사토루 형이 노래해주니까 드럼을 칠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부모님께서 뭐라고 하시든 평생 드러머로 살기로 결심한 거라고요!”

“말 되네-. 뭐, 평생 드러머가 만든 곡으로는 노래도 늘지 않겠지.”

요시노가 윗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몸을 틀어 나가오 쪽을 쳐다보았다.

나가오도 상체를 일으켰다.

“나는 곡을 만들고 싶은 게 아니라 베이스를 치고 싶어.”

“나도 그렇습니다! 드럼을 치고 싶습니다!”

“너는 치고 있잖아.”

“사토루 형의 뒤에서-치고 싶다고요!”

“...말 되네.”

다시 나가오는 마루에 털썩 드러누웠다.

“...나도.”

“네?”

“나도 베이스가 제일 재미있고... 베이스를 하고 싶어... 사토루하고 같이...”

점점 거세지는 빗소리도 여기까지는 도달하지 않았다.

두 사람의 말은 지워지지 않는다.

그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