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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에 잠겨서 그만 구멍이 뚫어져라 남자애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다행히 남자애의 시선은 스케치북으로 돌아가 있었기 때문에 깨닫지 못한 것 같지만.

사야는 난처하다고 생각하며 시선을 떼려고 했다., 그런데 그때,

“좋았어...”

그렇게 작게 말하고 남자애가 작아진 크레용을 손가락으로 튕겨 올렸다.

그림이 완성된 듯 했다.

남자애는 스케치북을 양손으로 들고 팔을 쭉 뻗어 몸에서 멀리 떼었다.

아주 조금 거리가 멀어진 거기를 선명한 온갖 빛깔들이 은은하게 살아 숨 쉬고 있어 흡사 동화 속 세계 같았다.

그림의 기술적인 수준이나 가치 같은 것은 전혀 모르지만 그저 한숨이 나올 뿐이었다.

“굉장해...!”

숨을 삼키는 소리가 말이 되어 나왔다.

“앗!”하고 겸연쩍어져서 입을 손으로 가린 사야를 남자애가 천천히 돌아보았다.

“하하하! 낙서 같은 거라서 부끄러운데.”

“낙서? 이게요?”

무심코 남자애의 얼굴을 말똥말똥 쳐다보고 말았다.

몸을 앞으로 내미는 사야의 박력에 눌린 듯 남자애가 약간 뒷걸음질 쳤다.

“아, 응. 어, 그러니까 낙서라도 열심히 그렸나...”

말하고 남자애는 앞머리를 손가락으로 빗으면서 또 서툴게 웃었다.

“그래도 낙서라니, 전혀 그렇게 안 보이는데요? 아니, 정말로요.”

스스로도 잘 모르지만 사야는 어째서인지 흥분해 있었다.

콧김도 거칠었다. 에헤헤헤헤.

...라고 할까.

이런 근사한 그림을 본 적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