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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절대로 안 돼.”

“나랑 세가와도 망보고 있을 테니까 괜찮아, 소라.”

“사코 선배님, 꼭 부탁한다고 하셔서 가져 온 거예요. 신용할 수 있게 해 주세요.”

동아리 멤버 세 명이 다그치자 사코 선배의 이마에 축축하게 진땀이 배었다.

“나는 그렇게 신용이 없는가? 남몰래 사진을 가져가는 그런 못된 짓은 생각할 수도 없고말고! …다, 다만 디지털 카메라로 살짝 찍는다든가… 잠깐만 빌려서 스캔을 한다든가 해서… 혹시 모를 재해를 대비해 믿음직한 내가 보관해 두는 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는 건 어떤가, 제군들!!”

“…출입금지합니다? 아니, 그 발언이 철회될 때까지 출입금지예요.”

우리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니무라의 집에 도착한 지 30분 후째야 가까스로 본론에 들어갔다.

그리고 우선 제일 처음 사코 선배가 제안한 것은 앨범을 단서로 삼아 미우와 사샤 씨의 인상적인 추억을 찾을 수 없을까 하는 확인 작업이었다.

“확실히 회장 오빠가 말한 대로일지도 몰라요. 제가 사샤 아줌마에 대해 기억하고 있던 것들은 미우의 기억 속에는 없는 것 같았지만… 사진을 보면 그 외에도 생각나는 것들이 여러 가지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소라가 한 장 한 장 사진을 확인하고는 뭔가를 생각해 내려고 물끄러미 응시한다.

어쨌든 사샤 씨와 미우의 추억이 될 만한 것을 아는 사람은 소라밖에 없었다. 하지만 일은 좀처럼 순조롭지 않았다.

이렇게 우리는 미우가 돌아오기 직전까지 확인 작업과 의논의 시간을 소비했지만 결국 현상을 타파할 수 있는 열쇠를 발견하지 못한 채 집으로 가야 할 시간이 돼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같이 힘을 합쳐 최대한 방법을 생각해 주겠다는 믿음직한 말을 들으며 나와 소라는 귀갓길에 올랐다.

어린 소녀는 거울 앞에서 꼼짝하지 않고 있었다.

등 뒤에 나타날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작은 의자는 그녀 전용이어서 거기에 앉아 기다리고 있으면 둬 에서 부드러운 손이 뻗어 나올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아무리 기다려도 그 손이 나타나지 않았다.

어째서일까.

고개를 갸웃거리자 환하게 빛나는 머리카락이 사르르 흔들리며 어깨에서 떨어졌다.

그러고 있는 사이에 소녀는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시간은 오랫동안 계속되지는 않았다. 소녀의 등 뒤 에는 낯익은 사람의 모습이 나타났다.

〈혹시 머리를 묶어 주길 바라니? 해 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