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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에서 여자아이가 내려왔다.

긴 머리카락과 비칠 듯이 투명한 피부 그리고 원피스까지 새하얀데 유독 구두만 빨간색을 신은 신비한 여자아이였다.

아아, 그때의... 언제였더라? 이젠 기억나지 않는다.

생각나도 의미 없는 일이니까. 나에게는. 여기에는 필요없다.

이렇듯 충만해 있다.

문득 그는 수식으로 꿈을 풀려고 했던 불쌍한 수학자를 떠올렸다.

혹시 그 수학자도 생의 마지막에는 이런 느낌을 받았는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임종까지 혼자였던 것이다. 혼자서도 충분했으니까.

그런데 이상하게도 바로 눈앞에 내려선 여자아이는 얼굴에 어찌할 도리도 없이 슬픈 빛을 띠고 있었다.

새하얀 여자아이를 쫓아온 날개 달린 검은 고양이가 여자아이의 옆을 몇 번인가 선회했다. 그런 검은 고양이를 여자아이가 가녀린 하얀 팔을 살며시 뻗어 품에 끌어안았다.

“왜 그런 표정을 짓고 있어?”

그는 물어보았다.

“이곳이 네가 바란 세계니까.”

여자아이는 조용히 대답했다.

“여기가.. 나의... 세계”

그래서 편안하고 상쾌한 기분이 드는 것일까?

하지만 그가 바란 세계 때문에 왜 여자아이가 슬퍼할 필요가 있는 걸까?

그 대답은-.

“이젠 진짜도 가짜도 없어졌어. 여기는 그 어디도 아니게 되었어.”

슬픔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여자아이는 말했다.

“그러니까 너는 이젠 어디에도 없는 거야. 여기는 아무 데도 아니니까...”

어느샌가 현실도 가상현실도 그에게는 상관없는 것이 되어 있었다.

눈을 감아도. 눈을 뜨고 있어도 자나께나 똑같은 ‘꿈’을 꾸고 있었다.

그것은 꿈속에서 본 꿈이었다.

나만의 세계

삶의 실감. 살아 있다고 하는 것.

처음으로 붙잡은 확실한 감촉이었다.

여기가 돌아올 장소.

“너는 네 안에서만 계속 존재할 수 있는 거야. 앞으로”

여자아이의 어른스러우면서도 아이 같은 불가사의한 목소리가 맑게 사라졌다.

이건 전부 내가 바란 일이었구나. 그랬구나.

(그림 : 여자아이와 그가 서로 바라보고 있다.)

아마도 이 새하얀 여자아이는 뭔가를 하려 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어쨌든 그가 스스로 바란 일. 이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고 말았다.

그저 그뿐인 일.

“그럼 난 괜찮아.”

말하면서 그는 어째서인지 웃고 말았다.

우스워서 죽을 지경이었다.

여자아이는 슬픔이 가득 찬 눈동자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자 ‘계속’을 시작할까.

니이노.

“-왜 그래?”

남자의 성난 듯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모르겠어요! 돌아오지 않습니다!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어요.”

또 한 사람의 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