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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랐던 미소가 굳었다. 이유없는 불안 같은 것이, 섬뜩하게 등골을 타고 올라오는 기분이 들었다.

“에또... 로그아웃을 하려면...”

중얼거리며 생각한다.

이 가상세계에서 이탈하여 현실세계의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메인 윈도우를 열어 로그아웃 버튼을 누르고, 우측에 뜨는 확인창의 yes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실로 간단하다. 하지만- 동시에 그 이외의 방법을 나는 알지 못한다.

자신보다 제법 높은 곳에 있는 클라인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나는 고개를 느긋히 좌우로 흔들었다.

“아니...없어. 자발적으로 로그아웃을 하려면 메뉴를 조작하는 이외의 방법은 없어”

“그런 바보같은... 절대로 뭔가 있을거라고!!”

나의 대답을 거부하는듯이 클라인은 돌연 큰소리를 질렀다.

“돌아가! 로그아웃! 이탈!”

하지만 당연히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SAO에 그런 보이스커맨드는 설비되어있지 않다.

여전히 이것저것 소리치다가 결국에는 방방 뛰기까지 시작한 클라인에게 나는 억누른 목소리로 불렀다.

“클라인, 헛수고야. 매뉴얼에도 그런식의 긴급절달방법은 일절 나와있지 않았어”

“하지만...그게, 바보같잖아! 아무리 버그라고 해도 자신의 방에.. 자신의 몸에 자신의 의지로 돌아갈 수 없다라는게 말이나 돼!”

돌아보며 어찌할 바를 모르는 얼굴로 클라인이 소리쳤다. 거기엔 나도 완전히 동의한다. 바보같아. 넌센스다. 그러나 그것은 확실한 진실이다.

“어이어이... 거짓말이지, 믿을 수 없어. 지금, 게임으로부터 나갈 수 없다고, 우리들!”

와하하하, 하고 절박한 웃음소리를 높이며 클라인은 빠른 말로 계속했다.

“맞다. 기계의 전원을 끊어버리면 돼. 아니면, 머리로부터 《기어》를 빼던가.”

보이지 않는 모자를 벗으려는 듯이 손을 대는 클라인에게, 나는 다시 확연한 불안이 돌아오는 것을 느끼며, 조용히 말했다.

“불가능해, 어느쪽도. 우리들은 지금, 현실의 몸을 움직일 수 없어. 《너브기어》가 우리들의 뇌로부터 몸에 향해 출력되는 명령을, 전부 여기로...”

손끝으로 후두부의 밑, 연수를 가리켜 두드린다.

“..인터럽트해서, 이 아바타를 움직이는 신호로 변환해버리니까”

클라인은 말이 막혀 양손을 천천히 내렸다.

우리들은 둘 다 조용히 서있는 채로 각자의 사고를 돌렸다.

너브기어는, 풀다이브환경을 실현하기 위해, 뇌로부터 척추에 전해 몸을 움직이는 명령신호를 완전히 캔슬하여, 대신에 이 세계의 아바타을 움직이는 신호로 변환한다. 여기서 얼마나 훌륭하게 손을 흔든다 해도, 현실세계에 자기 방의 침대에 누워 있는 내 몸의 진짜 뇌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아 움직이다가 책상의 모서리 등에 부딪혀 머리를 다치지 않는다는 안전을 보장한다.

하지만, 정말로 이 기능으로 인해, 지금 우리들은 자발적으로 풀다이브 해제를 하지 못한다.

“..그럼, 결국, 이 버그가 고쳐지던가, 저쪽의 누군가가 머리에서 기어를 빼 줄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거냐고”

변함없이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듯이 클라인이 중얼거렸다.

나는 무언의 끄덕임으로 동의를 표시했다.

“하지만, 나 독거인데. 너는?”

잠시 망셜였지만 솔직히 대답한다.

“..엄마랑 여동생까지 해서 3명. 그러니까 저녁식사때가 되도 내려오지 않으면 강제적으로 다이브 해제를 당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오오!? 키,키리토의 여동생은 몇살?”

돌연히 눈을 반짝이며 다가오는 클라인의 머리를 밀어냈다.

“이 상황에서 제법 여유있네 너. 그녀석, 운동부이고 게임을 굉장히 싫어해서, 우리들같은 인종과는 접점이 전무하다고. ..그런 것보다 말야”

무리해서 화제를 돌리기 위해 나는 왼손을 크게 폈다.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거야 이상하지, 버그까지 걸렸잖아”

“단순한 버그가 아니야, 《로그아웃 불능》이라니 이후의 게임 운영에도 관계될 대형사고라고. 현재 이러고 있는 동안에도, 너가 주문한 피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식어가고 있을테고, 그건 현실세계에서의 금전적 손실이잖아?”

“...차가운 피자라니 굳어버린 낫토 이하야...”

클라인의 의미불명한 신음소리를 묵살하고 나는 말을 계속했다.

“이 상황이라면 운영자측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일단 서버를 정지시켜, 플레이어를 전원 강제 로그아웃시키는것이 당연한 조치야. 그런데... 우리들이 버그를 눈치챈 지 벌써 15분은 지났는데, 접속이 끊기기는커녕, 시스템 메시지조차 없다니 너무 기묘해”

“음, 듣고 보니 확실히 그렇네”

드디어 뭔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