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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풀렸다.

“죽고 싶지 않아! 죽고 싶지 않다고! 부탁이야! 조금만이라도 좋으니까 나한테 시간을 줘!”

남자는 무릎을 꿇고 새까만 그림자 같은 소녀에게 목숨을 구걸했다.

“-잔말 말고 죽어.”

그러나 소녀는 거대한 낫을 휘두른다.

살며시 웃으면서.

“...!”

낫은 남자의 몸을 통과하여 육체가 아니라 그 ‘혼’만을 절단했다.

남자는 비명을 지를 틈도 없었다. 전신에서 힘이 빠지고 기역자로 몸이 접히면서 땅바닥에 털썩 쓰러졌다.

혼은 남자의 몸에서 강제적으로 떨어져 나와 다음 순간에는 눈부신 빛 속으로 빨려 들어가 사라졌다.

말 그대로의 소멸.

이 혼은 천상으로 운반된 것이 아니다. 완전히 존재가 지워졌다.

이제 전생-새로운 목숨을 받아 다시 태어나는 일-은 없다.

그런 광경을 니콜은 뒤쪽에서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다.

이미 익숙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