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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있는 이 여자 본인이 가장 위협이라면 위협이겠지만, 그 정도의 무장이라면 켈리 역시 하고 있었다.

그래도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이 여자가 자신의 권력을 조금이라도 행사하면, 지상에서 승산은 없다.

켈리는 생각하는 척하면서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런 술래잡기를 해봤자 난 득도 없잖아. 도망쳤다고 해서 뭔가 상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줄까? 뭐가 필요한데?"

"놀리지 마."

여자를 따라 웃으면서도 켈리는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어떻게든 우주공항까지 도망쳐야 한다.

우주까지만 나가면 이쪽의 승리. 아무도 자신들을 쫓아올 수는 없다.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고 있자, 여자가 선수를 쳤다.

"앞으로 25분 뒤면 오전 두 시야. 그때 시작하는 걸로 하지. 어때?"

"그럼 오늘 오전 열 두 시가 게임 오버인 건가?"

"그래. 오전 두 시까지 난 여기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겠어. 아무 데도 연락도 안 할 거고 지시도 안 내려. 우주공항까지는 외길이니까 10분이면 도착할 거야."

"거 고맙구먼."

켈리는 가능한 한 무뚝뚝하게 말했다.

게임 개시까지는 앞으로 25분, 그렇게 말하고 싶은 걸까. 공항으로 도망칠 시간까지 정중하게 주겠다는 말이다.

고지식할 정도로 꽉 막힌 스포츠 정신이지만, 지금은 고맙게 받아들여두기로 하자.

문을 열려던 켈리의 등을 향해 목소리가 날아왔다.

"잊지 마, 해적. 표준시 12시까지 널 붙잡으면......"

"그때는 가명으로든 뭐든 서명해주지. 단, 나하고 내 파트너를 우주에서 붙잡았을 때의 얘기야."

할 수 있으면 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