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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가 쿠션으로 과장되게 머리를 감쌌다.

“괜찮아. 우린 잠 쉴 생각이니까.”

“뭐…?”

소라의 말에 귀를 의심했다.

학교를… 쉰다고?

“벌써 학교에 연락해 뒀어. 그런 일이 있은 직후니까 선생님들도 안 된다고 못하시는 것 같아.”

“난 그런 이야기 처음 듣는데?”

“당연하지. 말 안 했으니까.”

“뭐라고…?”

이 역시 굉장히 시원스러운 대답이었다.

“잠깐만! 어째서 그런일을 나한테 의논하지 않은 거지?”

나도 모르게 큰 소리를 질러 버렸다.. 그러자 자고 있던 히나가 시끄럽다는 듯이 칭얼거렸기 때문에 황급히 목소리를 낮춰 다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의논해 봤자 아무런 결론도 나질 않잖아. 결국 누군가가 히나를 돌봐야 하니까.”

“그, 그건 그렇지만….”

“괜찮아요. 히나가 다닐 어린이집을 찾을 때까지 만이에요.”

미우가 달래듯이 내 어개에 손을 댔다.

장본인인 히나는 여전히 자신이 어던 처지에 놓였는지 전혀 모른다는 얼굴로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나는 한심스러운 나 자신에게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당장 내일 수업을 빼먹고 시청과 어린이집을 돌기로 결심했다.

어쩐지 날이 갈수록 문제가 쌓이기만 하는 것 같았다.

며칠 후, 나는 캠퍼스를 걸으며 산더미처럼 늘어나기만 하는 다양한 문제들 때문에 고민하고 있었다.

“오, 세가와. 안뇽~.”

아침부터 상쾌할 정도로 가벼운 니무라의 인사였다. 미간에 모여 있던 주름이 또 한 가닥 늘어난 듯했다.

“뭐야, 결국 학교에 왔네?”

이 말은 즉, 소라와 미우한테 히나를 맡겨 놓고 넌 학교에 수업을 들으러 왔냐 그런 의미였다.

“아니. 2학기 수업을 변경하러 왔어.”

선택 수업을 줄여 아르바이트 할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1학년 때 가능하면 학점을 많이 따 놓는 게 나중에 편해진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러고 있을 때가 아님을 깨달은 것이다.

어린이집은 의외로 금방 발견할 수 있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누나 부부에게 일어난 사고가 요 며칠 동안 가장 큰 뉴스거리였기 때문에 모두들 친근하게 대해 주었다. 시청에서 대충 사정을 이야기했더니, 머지않아 아동상담소 직원들이 상담을 하러 와 줄 기세였다.

그러나 그 가정에서 이것저것 조사해 본 바로는, 의무교육이라고 해서 모든 것이 공짜는 아니었다. 교과서 말고도 필요한 것은 앞으로 산더미처럼 생길 것이고, 초등학생인 미우는 급식비도 필요했다. 그 밖에 수학여행비 같은 것도 적립해야 하는 모양이다.

분명히 말해 아이 하나를 학교에 보낸다는 것은 상당히 고된 일이었다.

그래서 알게 된 것은 우리 누나는 그런 고된 일을 줄곧 혼자서해 왔다는 것이었다.

새삼스러운 말 같지만, 누나한테 제대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지 못했던 것이 후회스러웠다.

“어쨌든 그 아이들을 위해 좀 더 아르바이트를 늘려야해. 어디 돈 많이 주는 데 없냐?”

“돈 많이 주는 데라…. 그런 건 나보다도 저 사람한테 묻는 게 낫지 않을까?”

니무라가 가리킨 곳을 눈으로 좇자, 그곳에는 라이카 선배가 있었다.

“안녕. 잘 있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