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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나베의) 비디오 카메라를 몰래 원래 자리에 돌려놓은 세이나는 하굣길에 공원에 찾아온 참이었다.

미하일의 모습도, 신나게 노는 아이들도, 수다에 여념이 없는 마담들의 모습도 없었다.

“비가 내리는 걸...”

모두들 비를 싫어한다.

젖는데다 차가우니까.

하지만 세이나는 싫지 않았다.

빗방울이 허공에 그리는 선과 비 오는 날의 공기와 창문을 때리는 빗소리.

꽤 좋아했다.

어릴 때에는 마음에 드는 우산을 쓰고 마음에 드는 장화를 신고 나가기를 좋아했다.

비가 갠 뒤의 냄새와 하늘 색깔이 좋았다.

때문에 비가 싫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도 비와 사이좋게 지내면 좋은데.

“...미휘도 싫어하나... 비...”

할 수 없나.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테고.

있다면 상당히 비뚤어진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만 돌아가자.

그렇게 생각했을 때.

공원 입고에서 덩실덩실 춤추는 빨강과 노랑과 하양과 초록의 다채로운 우산을 발견했다.

“미휘!”

미하일이 타박타박 이쪽으로 걸어왔다.

“왔구나.”

그렇게 말하는 세이나는 억지웃음이 아니라 진심에서 나오는 미소를 짓고

기분은 완전히 텔레비전의 교육 송에 나오는 누나를 넘어서고 있었다.

그러나 미하일은 환한 웃음을 짓는 세이나 누나의 옆을 스윽 지나쳐 일직선으로 벚나무 앞에 다가가더니,

퍽!

갑자기 발길질을 하기 시작했다.

‘잠깐! 미휘?!“

놀라서 승천하는 줄 알았다.

“무슨 짓이야?!”

“킥하고 있어.”

삼박하게 미하일은 대답했다.

그건 보면 안다.

세이나가 묻고 싶은 것은,

“왜 ‘킥’을 하고 있는 건데?!”

라는 것.

“요전에 텔레비전이 이상해졌을 때 유리가 두드려서 고쳤어.”

그게 이유냐.

걷어차서 충격을 주면 벚나무가 꽃을 피울 거라고 생각한 거냐.

잠깐만요, 아버지틱한 할아버지.

아이 앞에서 뭐 그런 고전적인 의식을 행해주신 겁니까아.

그동안에도 미하일은 계속 발길질을 했다.

그냥 두었다가는 벚나무의 껍질이 벗겨질 것 같았기 때문에 세이나는 황급히 말렸다.

“미, 미휘?! 그렇게 차면 반대로 벚나무가 기분 나빠져서 ‘그럼 역시 안 피울 거야’하고 맛이 가버릴 수도 있어!”

세이나가 그렇게 말하자 미하일이 발길질을 우뚝 멈추었다.

그리고 그대로 잠깐 생각하더니,

“그럴지도 모르겠군. 가끔은 좋은 말을 하는구나, 세이나도.”

하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