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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사한 일이구나. ...그런 생각까지 하는 경지.

프라이팬에 불을 얹고 스크램블드 에그를 만들기 시작한 어머니의 옆을 지나쳐 세이나는 찬장에서 평소에는 어머니가 준비해주는 전용 커피잔을 직접 꺼냈다.

"진짜 왠일이라니?"

어머니가 이상하다는 듯이 조금 웃고 있었다.

"뭐가요?"

세이나가 되물었다.

"왜냐면 너 만날 엄마가 커피부터 토스트까지 전부 차려줄 때까지 멍하니 식탁 의자에 앉아 있잖아. 얼빠진 표정으로."

"얼빠진 표정은 누가~. 어쩔 수 없잖아요. 잠에서 막 깼는데. 저혈압이란 말이야."

잔에 완성된 커피를 따랐다.

"네 엄마 노릇을 꽤 오랫동안 해오고 있지만 네가 저혈압이라는 건 처음 알았구나."

그렇게 어머니가 받아쳤다.

"아- 아-, 불량어머님이네에."

세이나는 너스레를 떨고 식탁의 의자에 걸터앉았다.

아직도 뭐가 중얼거리고 있는 어머니를 잠시 내버려두고 텔레비전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오늘은 맑은 하루가 될 것이라고 했다.

"오늘 날씨가 맑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기말고사도 끝났겠다 상쾌한 기분이었다. '모처럼 기분 좋으니까 하늘도 맑아주면 좋을 텐데' 하고 생각하면서 어젯밤 잠이 들었던 것이다.

고마워요, 하늘님.

아침식사를 끝낸 후 교복으로 갈아입고 등교 준비를 끝내고 나서도 평상시 집을 나서는 시각보다 훨씬 일렀다.

그렇다고 '아직 시간이 있다'고 집에서 여유를 부리며 텔레비전의 와이드 쇼를 보는 일도 없이 세이나는 그냥 학교에 가기로 했다.

평소에 그녀였다면 조금이라도 시간이 있으면 빈둥거리다가 결국 평상시와 같이 지각 직전에 집을 나섰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달라. 왜냐하면- 기분이 좋으니까!"

혼잣말을 하고 세이나는 현관에서 루즈삭스의 주름을 펴고 로퍼를 신었다.

"다녀오겠습니다~."

그리고 기분 좋게 콧노래라도 흥얼거릴 듯한 모습으로 집을 나섰다.

밖에 나오니 태풍이 지나간 뒤 같은 맑은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아아-. 눈부셔라."

아직 다 마르지 않은 빗방울과 길 위의 물웅덩이에 아침의 아련한 햇빛이 반사되어 일순 눈을 감았다.

그래도 역시 싫은 기분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좋은 일이 있다는 말이 맞구나아."

묘하게 수줍어졌다.

기분은 마치 물가에서 서로에게 물을 끼얹으며 놀고 있는 닭살 커플의 기분이었다.

"아하하, 아하하, 하지 마! 아하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 나 잡아봐라~."

이런...

늘 다니는 통학로를 걷기 시작하는데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뭔가 낯간지러웠다.

매일 지나가는 통학로는 언제나 그랬듯이 똑같은 풍경이었다.

그런데 뭔가가 달라 보였다.

평상시와 전혀 변함이 없는데.

신기했다.

초봄의 이 시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