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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린 채.

그녀와 형이 코헤이의 이름을 부른 것 같았지만 기억은 모호했다.

“아. 나 학원... 갔다올게...”

대답 대신에 대본을 읽듯이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책과 필기도구도 챙기지 않은 채 곧장 집을 나섰다.

여기에는 있을 수 없었다.

고통스러울 뿐이다-.

나는 바보다.

얼간이다.

구제불능이다.

비겁한 놈이다.

약하다.

허세만 부린다.

어디야?

진? 장소는 어디야?

어디에 있어?

발견하면 누군가가 주워주지 않을까.

발견하면 누군가가 날 주워줘.

이젠 찾지 못한다.

이미 잃어버렸다.

눈앞에 있는데,

보이지 않는 척하고 말았다.

#

이름을 불리면 가슴이 아파와서 여기에 있는 걸 실감했다.

마음이 여기에 있다고, 누군가가 잊은 때에 드러나니까.

잊지 않는다.

잊어버리니까.

따라랑따라랑, 땅따라랑, 따라랑.

따라랑따라랑, 땅따라랑, 따라랑.

땅따랑따따따따라랑.

따라랑따라랑, 땅따라랑, 따라랑.

따라랑따라랑, 땅따라랑, 따라랑.

땅따땅따따따따라랑.

머릿속.

되풀이되는.

멜로디, 기억과 잔상.

아련하게.

떠올릴 수 없는.

엄마의 모습.

따라랑따라랑, 땅따라랑, 따라랑.

따라랑따라랑, 땅따라랑, 따라랑.

땅따땅따따따따라랑.

그녀의 얼굴이 떠오르는 것을 얼버무리려고 친 멜로디인데.

음표는 이렇듯 선명하게 울려 퍼지고 있는데.

기억이 나지 않았다.

엄마가.

잊어버려야 하는 것은 이것이 아닌데.

소리는 퍼지지 않고 굉장히 작은 이곳에 숨어들어 사라져버린다.

왜냐하면 여기는 머릿속이니까.

어디에도 이어져 있지 않은 세계.

어린 시절 항상 곁에 있으면서 주위를 뛰어 돌아다니던 소리들. 따뜻한 부드러움.

두 손 가득 퍼올린 물은 지금도 흘려버리지 않도록 소중히 하고 있었다.

잃어버릴까봐 두려워하며.

손에 담은 물은 사실은 말라간다.

누구나 마찬가지다.

자신이 갖고 있는 체온으로 말라간다.

살아 있으니까.

열을 갖고 있으니까.

잃어버린 물은 다시 길어올리면 된다.

그 장소는 어디에나 있다.

길가에 뒹구는 아주 작은 돌멩이에도 그것은 있다.

예를 들면 누군가의 마음이나 내 마음...

깨닫고 보면 간단한 것.

찾고 보면 쉬운 것.

시선을 조금 바꾸면 될 뿐.

하지만 그는 아직 작은 세계에 있었다.

하늘로 눈길을 던지니 태양이 머리 바로 위에 있고 학원 수업이 시작될 때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 있었다.

사실은 수업을 들을 마음이 전혀 없었는데도 코헤이는 어째서인지 학원이 있는 역 앞까지 나오고 말았다. 매일의 습관이라고 할까, 거의 매일 다니는 장소를 향해 발이 저절로 움직였다. 학교는 쉬는 날이니까 이쪽밖에 없었다.

“아.., 휴으...”

마치 숨을 쉬듯 절로 한숨이 나왔다.

그 ‘여자애’가 얘기한,

-한숨을 쉬면 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