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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지만 이걸로 만족했다. 보호자로서 초등학생 때부터 돈 때문에 고생시키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쓸데없이 낭비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건 아니지만.

“그렇지만 너무 늦지 않도록 해.”

내가 주의를 주자 세 사람은 활기차게 “네~!”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뭘 하러 가는 거지? 영화라도 보러 가는 건가?”

“비~밀~.”

히나가 왠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2백 엔짜리 그냥 우동에 공짜 튀김 부스러기를 산더미처럼 부어 거의 국물이 보이지 않게 만든 것이 오늘 나의 점심이다. 가만 생각해 보니 기름과 밀가루 정도밖에 섭취할 수 없는 메뉴였지만, 지갑이 아주 가벼워지고 있는 나에게는 참으로 고마웠다.

“후우….”

걸쭉해진 국물까지 다 마시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앞으로 한 시간 정도 비어 있었다. 원룸으로 돌아가는 방법도 있긴 했지만, 가끔은 이렇게 혼자이고 싶을 때도 있는 법이다.

“오오, 세가와네?”

사코 선배였다.

그리고 그 손에 들린 쟁반에는 카레라이스 곱빼기와 감자튀김, 닭튀김, 그리고 돼지고기 된장국이라는 참으로 부르주아적인 메뉴들이 얹혀 있었다. 분명히 말해 부러웠다.

“어라, 이거 참 소박한 점심이구먼.”

“말씀 안 하셔도 압니다. 절약하고 있거든요.”

“그 또한 기특한 마음가짐이군.”

사코 선배는 그렇게 말하며 카레라이스를 게걸스럽게 먹었다.

“그렇게 꼼짝 안 하고 쳐다봐도 안 줄 거다.”

“윽ㅍ.”

완전히 들통 났군. 잘하면 감자튀김 하나쯤 얻어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내 야망은 일찌감치 박살나 버렸다.

“다만, 한 가지 조건을 수용한다면 생각해 볼 수는 있지.”

“싫습니다.”

“거절하는 게 왜 이렇게 빠르지? 거기는 좀 더 글어야 할 부분이잖아!”

“아니요, 어차피 저희 조카들을 만나게 해 달라고 하실 거잖아요.”

“어… 어떻게 안 거지?”

뻔할 뻔자잖아.

사코 선배는 가볍게 헛기침을 하더니, 남은 카레라이스를 돼지고기 된장국과 함께 입에 부어 넣고 나서 계속 말했다.

“그건 어쨌든, 어제 말했던 아르바이트 건에 관한 건데, 그쪽에서 당장 다음 주말에 와 달라는 연락이 왔다네.”

“정말요?”

“당일치기 아르바이트지만, 그 대신 아르바이트 비는 그 자리에서 현금으로 준다고 하더군.”

다행이다. 이걸로 한동안은 극복할 수 있겠네.

“상세한 연락처는 여기에 적혀 있으니 나중에 전화해 보도록.”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