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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에 침투해서 위기관리 시스템을 '회유'하는 것쯤 다이애나에게는 식은 죽 먹기였다.

긴급정지 시스템은 관제센터가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낸 명령을 완전히 무시했다. 하늘 전체를 일그러뜨리며 나타났어야 할 거대한 '매미채'는 침묵을 지켰고, 하늘에는 변함 없이 별들이 빛나고 있었다.

절대로 존재할 수 없는 일이었다. 원인불명의 고장에 관제센터도 완전히 뒤지혔을 터였다.

그 사이 켈리는 관제센터의 손에서 벗어나 유유하게 우주로 날아갔다.

성계국가 지고바는 가장 가까운 행성까지 20광년 이상 떨어져 있다.

최신형 우주선이라고 해도 그 최고 속도는 광속의 1064퍼센트 정도이므로, 통상적인 항행으로는 살아 있는 동안에 '옆집'에 가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사람들의 왕래가 끊이지 않는 것은 '게이트'의 존재 덕분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발전시킨 것이 '스테이션'.

'게이트'라는 것은 우주에 무수하게 점재하는 시공의 왜곡을 가리킨다.

몇백 광년 떨어져 있든 간에 그 거리를 무효화하는, 우주에 뚫린 보이지 않는 문.

인류가 최초로 그 존재를 발견한 것은 이미 수백 년 전이었지만 교통 수단으로 사용하게 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었다.

게이트를 이용하면 가까우면 수십 억 킬로미터, 멀 경우에는 수백 광년 저편의 시공까지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다.

요약하자면 우주공간에 무수하게 뚫린 터널 같은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A점에서 B점으로, B점에서 A점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것이 지나지 않는다. C라는 게이트가 존재한다고 해도 A에서 C로 직접 도약할 수는 없다. C로 가기 위해서는 그 짝이 되는 D점에서 도약해야 한다.

우주개척 초기의 몇 세기는 그 게이트를 한 개라도 더 찾아내기 위해 소비되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렇게 발견된 '게이트'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설치한 것이 '스테이션'이다.

지고바를 예로 들자면 이곳은 누구나 인정하는 시골로, 우주공항을 떠나서 가장 가까운 스테이션까지 통상 항행으로는 여섯 시간이 걸린다.

이 스테이션의 플랫폼은 한 개밖에 없다. 508광년 떨어진 브롱가로밖에 통하지 않는 시골 스테이션이기 때문에 20광년 떨어진 이웃 행성으로 가려면 훨씬 더 고생을 해야 한다. 브롱가에서 다른 게이트로 갈아타고 통상 항행으로 여덟 시간 이동한 후 다시 한번 게이트를 타야 도착할 수 있다.

연방본부가 있는 센트럴에 가려면 계속해서 게이트를 갈아타는 데에만 닷새가 걸리는, 상당히 거창한 여행이 되는 것이다.

한편 센트럴의 경우 태양계 내에만 세 개의 스테이션이 있다.

가장 가까운 스테이션까지 순항 속도로 겨우 20분이라는 편리한 환경에, 어느 스테이션에도 다섯 개 이상의 플랫폼이 존재하고 잇어 공화우주 어디로라도 눈 깜짝할 사이에 이동할 수 있다.

어느 행성으로 가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