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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어린애라고 대충 하는 건 오히려 실례일 것 같아서….”

소라는 ‘변명하다니 꼴사납기도 하지’라는 말이라도 하고 싶다는 듯이 반쯤 뜬 눈으로 나를 보았다.

패배를 당한 히나가 그런 그녀에게 배꼽을 긁으며 뛰어갔다.

“소라 온니~~~~!”

“그래, 그래, 가엾게도. 철없는 외삼촌이다, 그렇지~?”

좀 너무했나?

소라는 나를 무서운 눈초리로 흘겨보고는 방금 전까지 히나가 휘두르고 있던 컨트롤러를 쥐었다.

“히나의 원수는 언니가 갚아 줄 테니까.”

“윽! 할, 할래?”

소라한테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 나도 컨트롤러를 잡았다.

“이얍!”

시합을 개시한 직후, 느닷없이 소라가 돌진해 왔다.

“으악! 뭐야, 그거?”

컨트롤러를 능숙하게 조종해 가며 맹렬히 공격해 왔다.

이 아이… 수준급이잖아?

“제길! 질 수 없어!”

기껏해야 게임이었지만 여중생에게 진다는 것은 남자로서 체면이 말이 아닐 듯했다. 게임 스승인 니무라한테도 비웃음을 당할지 모른다.

그런 이유로 나는 어른스럽지 않게 전력을 다해 소라를 요격했다.

그러나….

“에에잇!”

“허걱!”

솜씨 좋게 허점을 찌른 소라의 공격이 성공해 나는 깨끗이 패했다.

“후우~. 원수는 갚았어, 히나.”

“우아! 소라 온니, 멋찌다~!”

히나는 산뜻하게 땀을 닦는 소라의 다리에 착 달라붙어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하고 있었다.

반대로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산소 결핍으로 인해 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었다. 힘을 과하게 써 버렸다. 의외로 체력 소모가 크네. 어린애들이란 정말 힘이 넘치는구나.

“어른이면서… 초라하긴.”

“쵸라하긴~.”

으흐흑….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슬펐다.

나는 순순히 패배를 인정하고 히나에게 컨트롤러를 내밀었다.

체력의 한계를 이유로 은퇴 선언을 한 나를 대신해서 소라가 히나의 상대를 하고 있는데, 점심이 완성됐는지 앞치마를 두른 미우가 부르러 왔다.

점심 메뉴는 국수와 생선 조림이었다. 커다란 유리 접시에 듬뿍 담긴 새하얀 면은 보기만 해도 시원했다. 그리고 생선 조림은 개나 좋아하는 달콤 짭짜름한 가자미 조림이었다. 틀림없이 누나가 만들어 놓고 간 거겠지.

식사하는 동안에도 미우는 매우 친근하게 말을 걸었지만, 장녀는 아직도 화가 나 있는지 나와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이상하네. 진심으로 싸운 상대와는 우정 같은 게 싹트기 마련 아닌가?

아니 뭐, 게임으로였지만.

“핑크는 다 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