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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공식적으로는 이 태양계에 찾아올 수 없다.

다행히 '미니욘 연성'의 직원들은 제7행성 부근에서 벌어진 전투에 대해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태양계 내의 각 장소에 탐지기기가 설치되어 있다고는 해도 이 태양계의 넓이는 반경 약 10억 킬로미터. 인간이 그 전부를 감시할 수는 없었다.

재스민은 '미니욘 연성'과 통신을 끊고 조금 미안한 듯이 중얼거렸다.

"나 같은 인간의 눈물에도 속아주다니, 거 참 기특한 사람이네. 고마워."

재스민의 친구이자 여배우인 진저가 들었다면 기가 막혀서 '그걸 더 유용하게 활용해야지!' 하고 소리쳤을지도 모른다.

이후 '쿠어 킹덤'은 조용히 때를 기다렸다.

거대한 도시나 다름없는 배인 만큼 어디에 있어도 직원들의 생활에 큰 불편은 없었다. 단지 모든 창이 차단되어 자유롭게 바깥을 볼 수 없는 것과 외부와 연락이 금지당한 것만이 지금이 비상사태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모르는 일반 직원들은 식사 중에도 목소리를 낮추며 조심스럽게 얘기를 나누었다.

사실을 알고 있는 선교의 승무원들은 일반 직원들에게 곤란한 질문을 받는 것을 피하기 위해 거리를 두고 있었다.

그동안 '미니욘 연성'을 통해 연방경찰이나 연방군이 몇 번이고 연락해왔다.

켈리 쿠어 납치 사건에 대해 수사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설명하고 조속히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가능한 한 빨리 그쪽과 합류해 해적과 교섭하고 싶다는 연락이었지만 재스민은 완고하게 이를 거부했다.

"해적은 몸값만 지불하면 남편을 무사히 놔주겠다고 했습니다. 쓸데없이 자극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연방경찰도 끈질겼다.

우주해적이라는 놈들은 악독하고 잔인한 놈들이며 몸값을 낸다고 해서 인질이 살아서 돌아올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고 열렬하게 설득했다.

부디 수사에 협력해달라고 요쳥했지만 재스민은 남편이 돌아오고 나면 얼마든지 수사에 협력하겠다는 대답으로 대화를 끊었다.

궤도상에 정박한 지 닷새 째, '미니욘 연성'으로부터 조금 다른 종류의 연락이 들어왔다.

'메르쿠리우스'의 콜트 함장이 도약 허가를 요청해온 것이다.

재스민은 살짝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책임감이 강한 콜트 함장이 켈리의 납치에 대해 괴로워할 거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메르쿠리우스'는 아직 수리 중일 텐데.

배가 없는 함장이 여기에 와봤자 할 수 있는 것은 전혀 없었다. 콜트 함장도 그쯤을 모를 리가 없을 텐데.

'미니욘 연성'이 연락을 받은 재스민은 처음에는 연방경찰에 얘기한 것과 똑같은 설명으로 함장을 설득했다. 그러나 통신화면에 비친 콜트 함장은 꼭 만나 뵙고 싶다면서 물러나려 들지 않았다.

"방해를 할 생각은 없습니다. 5분이면 바로 떠날 수 있습니다. 단지 당신을 만나 꼭 전해드리고 싶은 물건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함장은 묘하게 침착한 표정으로, 그럼에도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결국에는 재스민도 도약을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

함장은 쿠어 재벌 소속의 비무장선 '웬스'를 타고 '미니욘 연성'으로 들어왔다. 비무장선이라면 '쿠어 킹덤'에 접근하는 모습이 보여도 해적들을 자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콜트 함장의 배려였다.

'쿠어 킹덤'에 승선한 것도 함장 한 명뿐이었다.

군인 출신인 함장은 긴 인사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곧바로 용건에 들어갔다.

"이것을 전해드리러 왔습니다."

함장이 내민 것은 40세제곱센티미터 정도 크기의 손잡이가 달린 은색 상자였다.

"미스터 쿠어는 이것을 구하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납치당하셨습니다."

상자에는 자물쇠가 걸려 있었다.

번호를 맞추는 형식의, 비교적 간단히 열 수 있는 종류였지만 재스민은 내용물을 확인하려 하지 않았다.

물건을 전달해준 데에 감사를 표하며 상자를 받아들었다.

콜트 함장은 비통한 얼굴로 말했다.

"미스터 쿠어는 반드시 무사히 돌아오실 거라고 믿습니다. 그때 부디 당신 손으로 이것을 건네주셨으면 해서, 안 좋은 때라는 걸 알면서도 왔습니다."

"미안, 신경 쓰게 해서."

재스민도 침통하게 대답했다.

이 고지식한 사람을 속여야 한다는 게 미안했지만 비밀을 아는 사람의 숫자는 적을수록 좋았다.

안됐다고는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