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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 오렌지색 머리카락을 보란 듯이 쓸어 올렸다. 그러고 보니 머리카락 끝이 좀 굽슬굽슬해져 있었다.

요시오카도 나와 반은 다르지만, 코이데와 마찬가지로 학교 안에서도는 비교적 자주 이야기하는 상대였다.

「어때? 갈래, 갈래? 미팅하러 갈래?」

요시오카가 겉모습보다 한층 더 가벼운 말투로 권해왔다.

「미팅… 미팅이라…. 그러고 보니 난 한 번도 한 적이 없어.」

코이데와 요시오카 두 사람이 호흡도 딱 들어맞게 내얼굴을 응시했다.

「세가와 … 진짜냐?」

「아니, 말도 안 되잖아…. 진짜로.」

「왜 놀라는 건데?」

「미팅이라고. 모처럼 대학교에 들어왔는데 미팅을 안 하다니, 말도 안 되잖아!」

「그래, 맞아. 뭐 때문에 대학교에 들어왔는지 모르겠군. 뭐 때문에 2만 엔이나 들여서 염색을 하고 파마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난 미팅하러 대학교에 들어온 게 아니라고.」

그리고 염색도 안 했고, 파마도 한 적이 없었다.

「그럼 더더욱 가야지! 미팅하러!」

「아니, 갑자기 가자고 하면….」

코이데의 말은 과장이라고 쳐도 그런 말을 듣고 보니 모처럼 대학생이 됐는데도 미팅 한 번 경험해보지 못했다는 것은 내가 생각해도 쓸쓸한 청춘인 것 같았다..

신입생 환영회 때는 술도 안 마셨는데 느닷없이 분위기에 취해 버렸고 말이다. 참고로 말하면 나는 아직 스무 살이 되지 않았다. 요즘은 미팅할 때도 미성년자의 음주에 대해서는 꽤 엄격한 모양이다.

그리고 미팅에서 여자애를 만날 수 있게 된다고 해도, 나한테는 라이카 선배라는… 아니 뭐, 현시점에서는 단순히 아무 상관없는 선배이긴 하지만 장래를 꿈꾸는 소중한 사람이….

「역시 안 돼. 세가와는 패스.」

「아니, 어째서 니무라가 정하는 건데?!」

「왜냐면 세가와를 미팅에 데리고 나갔다는 사실으 들통 나면 혼난단 말이야, 소라한테.」

「으….」

니무라의 말은 지당했다. 묘하게 결벽한 데가 있는 소라가 알게 되면….

생각하는 것만으로 두려웠다.

「소라가 누구야? 세가와의 여자 친구?」

「아니야. 음…. 내